지난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체들이 휴대폰 공기계 판매와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알뜰폰(MVN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약정이나 조건 없는 공기계를 구입 후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서 가입할 수 있는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시작된 데 맞춘 업체들의 대응전략이다.
SK텔레콤과 손잡고 10만여 대의 중고폰을 판매하는 ‘에코폰 전문관’을 연 11번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중고폰 매출이 상반기보다 무려 1.6배 늘었다.
피처폰의 경우 최저 1만원대에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싼 데다 갤럭시S3 등 스마트폰 신제품도 별도의 약정 없이 따로 구입 가능해 11번가의 중고거래 전문관인 중고스트리트에서 중고폰 판매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3~7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옥션도 지난해 말 알뜰폰 전문관을 론칭한 이후 월평균 50%씩 판매량이 늘어나는 데 맞춰 최근에는 10만원대 아이리버 스마트폰을 오픈마켓에서 단독 판매 중이다. 지난달 말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알뜰폰용 공기계 ‘세컨드(2nd)’는 최근까지 총 3500여대가 팔려나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현재 전국 2500개 취급점을 향후 전점으로 확대하고 판매품목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려는 알뜰폰(MVNO) 서비스는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는 서비스인데 1만6천원이나 2만3천원 등 기존 통신사 요금제의 절반 아래 가격이라는 점에서 불황기에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알뜰폰 업체인 SK텔링크의 ‘반값요금제’ 등을 판매하는 11번가뿐 아니라 G마켓도 이달 초 이통3사의 망이 모두 포함된 MVNO 요금제를 한데 모은 ‘알뜰요금제 할인마트’를 오픈하고 관련 서비스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GS25는 최근 인천공항 매장 2곳에서 아예 휴대폰 구입부터 개통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실상 대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공기계에 꽂으면 충전한 금액만큼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유심칩을 취급하는 것인데, 현재 외국인 고객이 타깃이지만 향후 반응에 따라 국내 소비자용 후불식 사용 모델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사 제품을 대리판매하는 개념에서 더 나아가 아예 통신사업자로 나서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의 자체 브랜드 알뜰폰 서비스는 이르면 오는 3월 선보일 계획이다. 일반 통신사보다 최대 30% 저렴한 가격이 장점으로, 5년 내 가입자 100만명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