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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조, 인본경영, 일자리창출의 진원지로

판교테크노밸리 육성, 구태의연한 방식으론 안 된다


한국경제는 지금 절체절명의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반세기 이상 구조조정을 못하고 묵은 찌꺼기와 독이 쌓여왔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서 그나마 새싹의 기운들로 자라고 있는 젊은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이 판교테크노밸리다. 판교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곳을 살려내지 못하면 어쩌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정말 생기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것 같다. 여전히 산업시대의 사고에 젖어 있는 것 같은 정부에 판교테크노밸리의 육성을 온전히 맡겨놓아도 되는 것인가. 총체적 진단과 방안을 제시해본다.

    

우울한 한국경제 자화상

 

한국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어떻게 되겠지’, ‘설마 또 지난 번 외환위기 상황이야 오겠는가하는 근거 없는 낙관론이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 해법을 얘기하기 전에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는 게 먼저다. 한국 경제의 위기는 세 가지 원인으로 집약된다. 물론 각 원인은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상호 연결돼 있다.

 

첫째, 구조개혁이 너무 지체됐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부문 구조개혁 노동, 교육, 공공, 금융이 한없이 지체되고 있다.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몸이 비만해지면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듯 세상이 바뀌면 그에 따라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부가 부문별로 강제하면 나아질 걸 그대로 미루면 환경이 한국경제 공동체 전체를 송두리째 바꾸게 될 것이다. 혹독한 매를 맞고 나서야 아는 이는 어리석은 자다 

인간 사회에서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다. 구조 개혁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하면 가장 좋고, 차선으로는 10, 혹은 20년 만에 몰아서라도 하는 것이 경제의 생존법칙이다. 구조개혁을 영영 안 하겠다는 건 생명이란 존재 조건을 거부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둘째, 대기업 지배구조가 너무 오래되고 강고해서 중소기업이 잘 자라지 못하고 새싹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생태계는 비유컨대 숲 속에 몇 그루의 거목들만 우람하게 버티며 주요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잡목처럼 움츠리며 겨우 생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는 내수가 바닥으로 자꾸 내려가 생태계의 재생력을 잃어버릴 지경이다. 그런 까닭에 거목들도 힘든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갈 때까지 갔다고 나 할까.

 

셋째, 협소한 한국시장이다. 흔히 이 부분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협소한 한국시장이란 조건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근원적 배경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협소한 시장은 로컬 시장의 강자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기득권 세력이 된다. 그 기득권 세력에 불리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뿌리내리게 만든다.  외부의 환경 변화와 개혁에 강하게 저항 하고 온갖 논리로 회피하려고 든다. 한국의 권력과 부의 카르텔이 갈수록 굳어지고 거기에 기생하는 지식 엘리트 계층들이 패거리화 되는 토양을 협소한 국내시장이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이 지금 한국경제를 도저히 견뎌내기 힘 든 무게로 짓누르고 있어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풍경

 

판교테크노밸리는 경기도 성남시 삼평동 일대 66 1천 평방미터(20만평) 정도다. 서울구로구와 금천구에 있는 서울디지털단지에 비해 규모가 3분의 1 크기다. ICT 기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BT, 나노 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계획된 단지인 만큼 사통팔달 반듯하게 구획돼 있고 입주 기업들이 주로 연구 개발인 까닭에 타업종의 입주를 억제하고 상가들의 난립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낮에 거리에는 이동 인구가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식사는 건물 내 구내식당에서 이뤄지고 있어 조용한 분위기가 잘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정부는 판교테크노밸리가 그런 대로 안착되고 있는 것에 고무돼 제2판교밸리 건설 계획을 지난 달 발표 했다. 43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750여 개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벤처캐피털과 외국 엑셀러레이터들도 밸리 내에 끌어들여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판교테크노밸리의 발전 방향은?

 

정부든 기업이든 판교테크노밸리를 만드는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 발표를 보면 또 하나의 산업단지를 세운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판교는 처음부터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고려한다. 앞서 한국경제의 세 가지 위기 요인 중에 하나로든 협소한 국내 시장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하고자 한다. 더욱이 기술 제품과 서비스라면 국내 시장의 수요 가 얼마나 크겠는가. 혹자는 그래도 국내 시장에서 먼저 기반을 잡은 후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것을 권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다가 한국시장 특유의 불공정 환경, 즉 제값을 못 받는 납품가와 M&A 황 무지, 과도한 저가 경쟁 아래서 성장하지 못하거나 망해갔다.

 

최근에 우리 IT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에 진출해 괄목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게 좋은 사례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훔치기가 관행처럼 굳어진 우리나라에도 희미하나마 청신호가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626억원을 주고 김기사를 인수한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새로운 사고를 가진 뉴 세대의 기업이기 때문에 M&A에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지만 굴지의 기존 대기업들이 이를 보고 전향적인 자세로 바뀔지 두고 볼 일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선진국의 기술 기업들에 대해서 드물지만 M&A를 하면서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M&A는 이상할 정도로 외면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인력을 빼내 그냥 기술을 가져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국내 M&A의 활성화를 위해선 대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권위적 독단 경영을 일삼는 대기업에서는 창조적 파괴 와 같은 혁신은 애초부터 나오기 어렵다. 대기업이 스스로 살기 위해서도 벤처기업의 인수합병은 필 수다.

 

M&A가 전무하다 보니 국내 벤처기업들은 IPO에 목을 매는데 IPO에 도달하기까지 단계별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사라진다. 창업에서 IPO까지 미국에서는 대체로 12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그 기간에 창업자가 자금수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M&A로 제값 받고 팔 데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 벤처기업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답은 해외진출이다. 시장과 자금, M&A 등 모든 면에서 해외와의 연결 고리를 갖지 못하면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나라에서 창업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창조경제센터를 전국적으로 설립하면서 창업을 권장하는 건 좋으나 성장단계별 자금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진출을 돕는 것이 더 시급하다. 정책의 순서가 잘못됐다. 성공해서 돈을 버는 벤처기업들이 속속 나오면 창업 하지 말라고 해도 창업을 하게 돼 있다. 지금의 창업 붐이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사례

 

현재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해 있는 마이다스아이 티라는 기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본받을 만한 벤처 성공모델이다. 2000년 창립해서 7년 만에 건축과 토목, 지반 분야 구조 해석과 설계 SW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 회사는 창립 그 다음 해부터 SW를 해외로 수출했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싱가폴 등 7개 현지 법인과 35개 해 외대리점을 통해 110여 개국에 SW를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13년 만에 매출이 52배가 증가했다는 마이다 스아이티의 성공 요인은 일단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가 과감한 해외진출이고 둘째가 직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본경영이다.

 

설립 당시 100% 외국산이 점령하고 있던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내 점유율 확대에 안주하지 않고 이듬해부터 해외로 나갔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UAE의 버즈칼리파 160층 건물과 베이징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세계 최장 사장교 블라디보스톡 러스키아일랜드 대교 등의 구조설계를 맡음으로써 해외에서 성과를 높여 왔다설립자인 이 회사의 이형우 대표는 국내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인본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가 독창적으로 창안한 자연주의 인본경영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과 세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확신에 차 있어 흔들림 없이 실천해왔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놀라운 경영실적과 직원들의 만족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을 넘어서 행복한 세상과 행복한 인간 만들기라는 마이다스아이티 의 기업 철학은 무척 인상적이며 글로벌 최강 기업의 기준에 맞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사람이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기에 상대평가도 없고 징계도 없고 정년도 없다고 한다. 전략적 사고를 중시해 신입사원 때부터 전략적 사고 함양을 위한 워크숍을 일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개최한다. 전략적 사고 역량이 갖추어졌다면 입사 2년차에게도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팀장에 게 전적으로 책임을 맡긴다.


 팀장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부문장의 감독을 받으면 사장은 팀장들의 각 프로젝트에 대해 코치로서 조언하는 위치에 선다. 프로젝트의 결제 라인은 팀장과 부문장, 사장의 3단계뿐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말로만 인재경영이지 사람을 뽑고 나서는 배터리 방전 아웃 될 때까지 써먹고는 40대 이후 쓸모가 없다 싶으면 여러 형태의 은근한 혹은 노골적 압력으로 구조조정 해버린다. 자율적 업무수행은커녕 상명하복식 일 관행이 여전하고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도 기존의 불합리한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시간을 질질 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창업이 충분히 가능하다. 엔젤투자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엔젤투자자들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이상, 여유 있는 직장인과 중산층들도 엔젤 투자에 눈을 뜰 때다. 앞서 창업기업이 IPO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 걸리는데, 보통 투자회수 기간이 7년인 벤처 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는다스타트업 기업들은 정부 정책금융자금과 엔젤 투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책금융이 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창업 증가에 비교해서 정책금융의 확대가 더디기만 하다. 특히 모태펀드가 지금보다 더 스타트업과 벤처초기 기업에게 유리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엔젤투자가 정책금융보다 더 효과적인 만큼 엔젤투자자의 획기적 확대 방안이 시급하다.

 

엔젤투자는 주인 있는 돈이다. 미국의 경우 엔젤투자자와 엔젤투자자의 그룹 리더는 전문성도 있고 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들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컨설팅은 자금 못지않게 소중하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8일 민간창업보육센터인 마루180’을 방문한 자리에서 엑 말셀러레이터(창업 초기기업 육성기관)에 대한 법적,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한 바 있다. 엑셀러레이터는 창업이 활성화된 선진국에서는 발달돼 있는 조직으로 우리나라에도 실력 있는 엑셀러레이터의 등장과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와의 연계 필요성이 점 차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크라우드펀딩법도 조속한 시행이 절실하다. 크라우드펀딩은 기존의 대출 위주의 은행 중심 자금공급 시스템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혁신의 의미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금 수혈에서 지금은 주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 털리스트들로부터 받는데, 중국과 일본, 유럽, 중동 등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가 갈수록 다핵화 되고 있는 시대에 맞춰 투자선을 전 세계 기술 거점도시로 확장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좀 더 넓고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그들과 유기적 관계를 맺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산업별 사고에서 개별 제품과 서비스 사고로 전환해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얘기할 때 R&D 투자의 비효율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규모면에서 세계 5번째 이내로 꼽힐 정도로 막대한 연구 자금이 투입되는데도 성과는 오리무중이다. 그나마 목적이 뚜렷한 기업 연구소는 나은 편이다. 정부 연구기관 은 도대체 뭐 하는지 모를 정도다. 기자는 그 원인이 미래 성장동력 산업이란 용어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부 기관의 장을 맡고 있는 모 교수는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미래 신성장산업을 ‘MESIA’라고 해서 의료, 환경에너지, SW, 인공지능, 항공우주 등 5개를 거론하고 육성의 당위성을 강조 했다. 신성장동력산업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우리나라의 경쟁 상대국이면 다 존재하고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산업 별로 구분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육성책은 거대한 자금과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 몇몇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SW전문기업인 한국비즈텍 신동선 대표는 IT산업의 경우 표준 기술보다는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융합과 응용기술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한된 자원을 가능하고 효과적인 곳에 투자하는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구 과제 중심에서 시장 수요 중심으로, 산업 중심에서 개별 제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우리의 R&D투자는 모든 걸 다 하겠다는 과욕으로 인해 성과는 미미하고 세계에서 차별화 되는 선 도 기술 제품과 서비스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꼴이다. 산업을 구분하는 가두리 양식사고는 융합 시대에 맞지도 않다.

 

무슨 5, 7, 10대니 하며 성장동력산업으로 크게 나누면 중복연구로 시간과 예산만 낭비하고 연구 인력들만 고용창출 되기 쉽다. 이보다는 연구를 좁히고 시장 수요와 연계된 기업의 응용 연구와 제품과 서비스 개발로 이어져야만 고용이 승수 효과로 늘어난다. 우리나라만의 연구 개발로 강점을 지니게 되므로 외국과의 협력과 협업의 실현성도 높아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학계는 이제 욕심을 삼가하고 좀 지혜로워질 필요가 있다.

 

판교밸리는 창조, 인본경영, 일자리창출 등 3종 기운의 진원지 기대

 

오늘날 한국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우리 탓이다. 결코 엔저를 탓해서도 안 되고 환경과 여건이 나빠서라고 책임을 전가해서는 현재의 경제 난제를 풀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을 주도한 이래 그 덕분으로 성장했으나 그 성공에서 배태된 타성과 기득권이 경제의 마디마다 나쁜 기름때처럼 끼어 좀처럼 전진하지 못 하고 있다.

 

동네 이면 도로에 새로 떡집이 생겨 손님들이 좀 모인다 싶더니 그 떡집이 들어선지 6개월이 채 안 돼 5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또 떡집이 생겼다. 한 건물 2층에서 6천 원짜리 뷔페식 음식점이 들어서 직장인들이 제법 붐비자 그 건물 지하1층에 3 개월 여 만에 누군가 뷔페식 음식점을 차렸다. 남의 것을 손쉽게 베끼는 행태는 다 죽는 지름길이다. 어떡하든 새로운 것, 차별화된 것을 선보여야 산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오래 되면 썩는다는 진리를 되새기고 창조와 혁신을 일상화하는 것이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그 길만이 대기업을 재도약시키고 중소기업을 탄탄한 반석에 올려놓고 자영업자들이 공생하는 법칙이다. 판교테크노밸리는 태생부터 창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만 모였다. 판교에는 타인의 것을 그대도 베낀 기업들이 거의 없다. ‘창조를 통해서 이렇게 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사람들과 기존 조직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최적지이다.

 

위에서 내리누르는 통제식 경영으로는 한계가 왔다. 일사분란에게 군대처럼 움직이는 경영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중후장대형 전통 제조업들이 불도저식 추진으로 세계를 제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직 원들이 달라40대 이하 세대들을 다그칠 수 없게 됐다. 그러다보니 왕년에 잘 나가던 대부분의 조직들이 어정쩡한 상태다. 강성 노조든 힘 빠진 노조든 기강은 문란해지고 일의 만족도는 형편없고 사내 정치만 난무하는 게 요즘 큰 조직 현주소다. 이러니 노는 건지 일하는 건지 알기 어려운 조직들이 많고 극히 일부만 제대로 일한다. 공조직일수록 더욱 그렇게 보인다.

 

우리나라 조직에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듯이 용감하기만 한 권위주의 형 지도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대체로 실력은 없으면서 정치술수로 윗자리를 치고 올라온 인물들이다. 또 현장 경험도 없고 리더십도 없으면서 그럴듯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장을 꿰차고 있는 경우도 심심찮게 많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과 레리 페이지 대표와 마이다스 아이티의 이형우 대표와 같은 지도자들이 미래의 한국 조직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들을 살펴본 결과 성공요인은 두 가지로 축약될 수 있다. 최고경영자가 확고한 믿음을 갖고 추진하고 직원들도 흔쾌히 동참 하는 고귀한 가치와 비전이 있을 것,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마련해줄 것,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인본경영이 이와 같은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판교테크노밸리는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리 사회가 관심과 힘을 모아줄 터전이다. 우리 젊은이들은 많은 월급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한다. 판교의 제1, 2밸리에는 ICT, BT, 문화융합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들이 많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판교가 실리콘 밸리를 비롯해 세계의 창조밸리로 뻗어나가는 일자리 연결통로가 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하여 노력 한다면 꽉 막힌 청년일자리의 숨통이 확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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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독거 노인들에게 기력을 전하는 '사랑의 밥차'
수원시는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독거노인과 아무데도 의지할 곳이 없는 노숙자들을 위해 시와 수원시자원봉사센터가 연계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소중한 사업이 있다.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이 한끼 식사지만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중식을 지원하는 '사랑의 밥차'가 바로 그것이다. '사랑의 밥차'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 이 사업이 10년을 넘으면서 수원지역내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소중한 사업이다. 수원시와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첫 삽을 뜬 '사랑의 밥차'는 수원지역내 독거노인과 노숙자들을 위해 1주일에 1회씩 매주 목요일에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사랑의 밥차'는 취약계층으로부터 호응도가 높아서 밥차가 운영되는 현장에 적게는 200~300여 명, 많을때는 400~500여 명이 찾아올 정도로 뜨겁다. 때문에 무료로 지원하는 '사랑의 밥차'를 위한 운영비또한 만만치가 않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사랑의 밥차' 시작 원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재료비를 지원해 오고 있고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산하에 있는 수원지역 봉사단체가 봉사인력을 지원해 '사랑의 밥차'사업이 원활하게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