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천정배 의원 주최로 <동북아 국제관계: 동아시아의 미래,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천정배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실리주의(實利主義)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장은 "크게 보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경제의 주도권에 중국이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일본은 지난 4월 28일 미일공동비전성명을 통해 미·일간에 안전에 있어서는 국경이 없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동맹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동맹국이 아닌 국가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가치 외교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일본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화려한 언어를 동원해 전체판을 복잡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미국과는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구축하고, '불대응 불충돌, 상호존중, 합작공영' 3원칙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FTAAP(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등을 통해 미국주도 경제 질서를 견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샬 플랜(제2차 세계대전 후, 1947년부터 1951년까지 미국이 서유럽 16개 나라에 행한 대외원조계획)과 비교할 때 중국의 경제적 지위가 패권주의(覇權主義) 수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 뒤 "중국은 한국, 일본과는 현상유지를, 미국에 대해서는 도전하기보다 확실히 힘을 키우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 원장은 미래 동아시아의 위험요인으로 (1)미·일 대 중국의 안보갈등, 한·미·일 대 중국의 갈등으로 갈 수도 있기에 '안보 딜레마' (2)ADB(아시아개발은행) 대 AIIB,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대 RCEP 등 두 제도가 공존하지 못하는데서 '이익경쟁 갈등' (3)역사문제로 인한 정체성 대립, 감정, 기억의 정치가 국가간 관계의 과잉 안보화를 가져오는 '아시아 예외주의'(아시아는 다른 국가와는 차별성을 가지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탄생한 국가라는 신념)를 꼽았다.
이에 향후 대응책으로 (1)한·미·일 네트워크와 한·중 네트워크의 결합 (2)ADB 대 AIIB, TPP 대 RCEP를 넘어 양자가 공진하고, 공존하는 지역 경제질서를 구축하는 중진국 가교외교 (3)역사를 민족주의로부터 해방시켜 한·일 관계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지역의 집합정체성을 구성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화려한 언어로 전체판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국가가 화려한 언어를 사용하며 특히 미국은 더 하다:고 반박한 뒤 "미국은 (목적은 바뀌지 않았지만) 늘 현상유지를 위해 수단을 바꿔 왔다. 중국 경제가 약해지고, 미국 경제가 엄청 세진다고 해서 우리 경제에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보면 미국은 주권을 내세운 적이 없는 반면에, 중국은 주권을 내세웠다며 주권의 문제로 가면 미·중 모두 물러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www.toronnews.co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