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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자연 칼럼> 뉴욕, 세계 패션의 중심을 말하다


주말 브런치 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에 하나는 뉴욕의 소호거리를 걷다가 잠시 길거리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각자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가진 뉴요커들의 패션을 감상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뉴욕을 배경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들처럼 화려한 패션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하지 않고 실용적인 스타일이 더욱 뉴욕스러운 패션이기 때문이다. 청바지에 시크한 재킷을 걸친 뉴요커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멋스럽다’고 표현하고 싶다.


세계의 트렌드를 분석하는 기관인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Global Language Monitor)’의 패션 디렉터 베카 파이악(Bekka Payack)은 지난해 “뉴욕은 패션 산업에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면서도 창조적인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최고의 세계 패션 중심지(Top Global Fashion Capital)로 선정 되었다”고 밝혔다. 파리, 밀라노, 런던에 비해 다소 늦게 패션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얻은 뉴욕은 지난해 이어 올해 2년 연속 세계 패션의 최 중심지로 선정되었던 런던(2011년, 2012년)의 왕관을 탈환했다. 이로써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이 4개의 도시는 현재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세계 4대 패션의 중심지라 일컫는 이들 4개의 도시가 패션 트랜드의 발생지이자 중심지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 현재 뉴욕의 대표적인 패션 학교인 뉴욕 패션 기술대학교(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박물관인 The Museum at FIT에서는 “GLOBAL FASHION CAPITALS(세계 패션의 중심지)”라는 주제로 세계 패션 도시에 관한 전시를 진행 중으로, 총 23개국의 세계 4대 패션 중심지와 떠오르는 신흥 패션의 도시에서 만들어진 총 70여 벌 이상의 의상을 전시하면서 그 환경적 역사적 배경도 보여주고 있다.


이 전시에 의하면 뉴욕은 밀라노와 함께 탄탄한 제조기반의 강점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성복을 선보이면서 패션 중심도시로 발돋움 해왔다. 또 18세기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가 나치 점령하에서 정체기를 겪을 때 뉴욕은 스포츠 웨어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기 시작 했으며,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파리가 도전장을 내밀며 패션 도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덧붙이자면, 뉴욕의 자유롭고 열린 사고 역시 뉴욕의 패션을 발전시킨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뉴욕에는 세계적인 패션 스쿨이 생기기 시작했고, 세계에서 모여든 젊고 재능 있는 패션 디자이너들은 뉴욕의 이러한 문화적 환경적 영향에 힘입어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패션을 창조해 냈다. 유럽의 오래된 전통적 패션 산업이 갖지 못한 유연성도 뉴욕의 패션을 발전시킨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는 전통 고급 소재를 사용하면서 뉴욕과 함께 기성복 고급화의 기반을 다지며 밀라노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면서 파리의 역사적 어려움(나치 점령)에 의한 정체기가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이너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을것 이라고 말한다. 뉴욕과 비슷한 시기에 밀라노 역시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 감히 도전할 수 있는 패션 하우스들을 구축할 수 있었다.


또 영국 런던은 1960년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길거리패션을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규모가 작고 독립적이고 혁신적인 영국식 브랜드에 영국 특유의 실험적 성격이 가미되면서 런던은 자체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최근 뉴욕이 그 이름을 가져가기 전까지만 해도 런던은 세계 최고의 패션 도시로서 패션 피플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는 도시이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는 18세기부터 패션의 중심지라 불리는 역사와 전통이 가장 깊은 패션의 도시다. 파리는 패션의 도시로서 20세기까지 거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가 이후에 뉴욕,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패션 중심도시’의 대열에 합류했다. 여성복과 럭셔리 상품의 발생지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오뛰쿠투르(houte couture-맞춤복)를 선보이며, 19-20세기 패션 트랜드를 주도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에서 선보이는 오뛰쿠투르는 세계 패션 트랜드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도 파리라는 도시 자체는 패션이라는 이름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하겠다.


하지만 더 이상 이 세계의 패션을 주도하는 것은 이 4개 도시만의 특권이 아니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기존의 4개 도시가 갖지 못한 강점으로 패션의 제 5도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약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영향으로 세계 패션 중심지로서 도약하는 신흥 패션 도시의 발달 배경과 도시마다의 강점과 특징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 아방가르드 풍의 일본 디자이너들의 등장으로 “일본 패션의 혁명”의 바람이 분다.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들이 대부분 파리에서 활동 하기는 했지만 도쿄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유명 디자이너들의 영향으로 도쿄는 제5의 패션 도시로 가장 많이 명명된 도시이기도 하다.


벨기에의 도시 안트베르펜은 1990년에 이 도시 출신의 디자이너 집단의 파리 패션 위크의 활약으로 벨기에의 패션은 명성을 얻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패션의 발달은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혁신적인 패션을 구축하려 노력한 덕분이다. 세인트 피터스버그는 길거리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적이고 대담한 젊은 디자인으로 발전된 반면, 모스크바는 혁신적이고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발전해 왔다.


1990년대에는 상 파울로가 라틴 아메리카의 패션 중심지로 떠올랐다. 브라질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드르 헤르치코비치는 브라질의 스트리트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여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멕시코시티는 경제 발전에 따라 패션산업도 함께 발전 했다. 디자이너 칼라 페란데즈(Carla Fernandez)와 리카르도 세코(Ricardo Seco)는 멕시칸 전통 의상을 스포츠 웨어로 변형시키는 시도를 해서 명성을 얻었다. 또한 최근에는 베를린, 스톡홀름, 코펜하겐 등의 북유럽 국가들의 도시도 신흥패션도시에 합류 했다.


노르망디 국가에서는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이 패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마드리드는 생기 발랄한 색감과 기발한 테마로 패션이 알려져 있다. 시드니는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활동적이고 섹시한 패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멜버른은 도시의 문화적 배경에 영향을 받아 세련된 패션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의 이스탄불은 패션 도시의 루키인데, 그 자체의 풍부한 문화적 배경은 디자이너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 영향을 받아 세계 패션산업의 발전과 함께 예술적 영감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들이 배출됐다.


아프리카의 도시들 역시 최근에 패션 도시로서 주목 받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경제 호황 등에 힘입어 디자이너들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데, 한국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아프리카의 여러 도시에서 생산되는 직물의 생산지라는 강점도 있다. 중국과 인도 역시 노동력 우위를 가진 패션 개발도상국으로 소개 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뭄바이도 컨템포러리 패션을 이끄는 인도의 패션 캐피털로서 간주 되었다.


상하이와 베이징은 중국내에서 가장 큰 패션 도시로서 경쟁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서울이 가장 주목할 만한 떠오르는 세계적 패션 중심 도시 중 하나로서 소개되었다. 한국 정부 문화 지원정책과 넘쳐나는 재능 있는 디자이너, K-pop의 영향, 한국의 파워블로거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패션 산업과 한국의 영 컬쳐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이 매우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Lie Sang Bong (이상봉)과 Big Park 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디자이너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그들의 작품이 전시 되었다. 뉴욕이 늦은 출발로 패션의 최중심지가 된 것처럼 현재 패션의 중심지로 도약하고자 기지개를 펴는 세계의 많은 패션 신흥 도시들 중 하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새로운 세계 최고의 패션 중심지가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계 최고의 패션 중심지가 서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때에는 한국의 가로수 길에 앉아 서울의 패션 트랜드를 뉴욕에 리포트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김자연 칼럼니스트 2003년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 1위로 입상하면서 패션모델로 데뷔했다. 중국 칭타오 시와 일본 오이타 시의 문화관광홍보대사를 위임했으며,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과 LA에서 패선모델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뉴욕소재 뷰티회사에서 패션 트랜드 분석가로 일하며 뉴욕 라이프트타일과 패션에 관련된 칼럼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jayeonk1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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