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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국 위안화 SDR 편입, 굴기(倔起)는 실현되었나?

[M이코노미 조운 기자] 중국 위안화가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었다. 이로써 위안화는 기존 SDR 통화바스켓에 들어 있는 달러, 유로화, 파운드, 엔화에 이어 신(新)국제통화로 인정받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중국 위안화가 경제대국에 걸맞은 통화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며 곧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등의 평가를 쏟아냈다. SDR은 무엇인지, 위안화 SDR 편입의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중국의 화폐, 위안화가 지난 2015년 11월3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집행이사회를 통해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었다. 이름만 들어서는 너무나 특별할 것만 같은 '특별인출권(SDR)'은 사실 지폐나 동전처럼 물리적 형태를 취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는 ‘장부상의 가상통화’라할 수 있다. SDR은 IMF의 기존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1970년에 공식 출범했는데 SDR의 탄생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국가들이 국제거래를 할 때 통용되는 국제결제통화 즉, 기축통화의 역사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별인출권, SDR의 탄생


과거에는 절대적인 지불수단이었던 금이 국제거래의 대금을 치르는 데 사용되면서 자연스럽게 국제통화가 되었다. 하지만 2차 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국제무역의 규모가 커지면서 금 보유량에도 한계가 생기면서 새로운 결제수단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때 생산능력이나 국부의 관점에서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부족한 금을 보완해 줄 제2국제결제 통화로 사용되게 되었다. 이후 미국 달러화는 국가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로 부상하게 된다. 기축통화는 한 국가의 국제유동성을 위한 준비자산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한 나라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해당국 통화가 자유롭게 교환되어야 하고 통화가치의 안정이 보장되어야 하며 국제적 신뢰도 두터워야 한다. 과거에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영국의 파운드화도 사용되었으나 현재까지는 미국 달러화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하지만 한 나라의 화폐가 기축통화로 사용되면서 골치 아픈 일이 생겨났다. 전 세계 국가들의 수요에 맞춰 달러를 찍어내면서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극심해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1960년대 미국의 정치적 위기가 달러의 신인도를 흔들자새로운 대안을 생각해 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1970년, IMF는 달러도 금도 아닌 제3의 국제 결제 수단인 SDR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SDR은 현실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장부상의 가상통화이다. 따라서 이 SDR의 가치는 IMF 회원국 중 주요 회원국 화폐를 골라 가중 평균치를 구해서 정해지는데 과거에는 16개국의 통화가 포함되었으나 이번 위안화 편입으로 달러, 유로화, 파운드, 엔화 그리고 위안화까지 총 5개국 통화의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하게 된다.


SDR의 한계


SDR은 애초에 달러나 금을 보완하려는 목표로 고안되었지만 실제로는 IMF 당국과 회원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채권과 채무를 계산할 때 주로 쓰인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 SDR을 ‘반쪽짜리 화폐’라고 일컫기도 한다. 실제로 SDR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민간금융 시장의 발달로 인해 언제고 외환을 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SDR의 기능은 오늘날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세계 총 외환보유고가 11조3,000억달러인 반면 SDR의 총규모는 2,800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3천685억달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세계금융시장에서 SDR의 역할은 기능면에서나 규모면에서나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명무실하다고도 할 수 있는 SDR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 한다. 개도국들의 경우 ‘무상’으로 받은 SDR을 포기할 이유가 없으며 선진국들도 SDR 평가 통화국이라는 ‘감투’를 굳이 벗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상, 위안화 국제화의 유혹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의 부상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다양한 예측들이 존재해 왔다. 현재까지도 중국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과거 중국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내세우며 숨어서 조용히 힘을 길러왔다. 스스로 개발도상국으로서 자국의 역할을 한정지으며 강대국인 미국과 전면적인 대결을 피하며 경제성장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항상 대국의 꿈을 갖고 있던 중국은 오래전부터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 획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려는 현실적 이유는 무엇보다 금융시장에서의 ‘독립’을 위해서라고 분석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수출대국으로 막대한 무역 거래를 체결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요 결제통화인 달러로 대금을 지불 받아 이를 다시 위안화로 환전하는 수고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환전에 따른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환율에 따라 대금 지급 부담도 달라져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3조6천억달러에 이르는 세계최고의 외환보유고는 중국이 미국을 견제하는 방식으로도 여겨졌지만 동시에 미국과 중국을 운명 공동체로 묶어 놓기도 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외화자산 역시 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의 위기의식이 고조된 것이다. 중국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국의 통화를 직접적으로 이용하여 거래 비용을 줄이고 자국 통화를 기축통화로 하여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대됐다. 지금까지는 달러나 유로 등 준비통화를 비축해야 금융위기 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었지만 자국통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위안화를 발행하거나 채권을 발행하여 부채를 상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무역 및 투자 결제 시 위안화를 사용하여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위안화 비중을 늘리고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역외 위안화 허브를 통해 단계적으로 자본시장을 개방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제18기 5중전회에서 중국의 5대 발전 이념 중 ‘점진적 위안화 자유태환 실현’과 ‘위안화 SDR 편입’ 추진을 명시하였다. 또 11월13일에는 IMF가 SDR 편입 조건인 ‘수출 조건(Export criterion)’과 ‘자유로운 사용 조건(Freely usable criterion)’에 중국 위안화가 충족된다고 평가하며 SDR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고 이후 30일 편입이 확정되게 된 것이다.


영국 런던은 이미 2013년부터 유럽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인민은행과 통화스왑을 체결한 뒤 청산결제은행까지 개설했고 50억위안에 달하는 첫 국외국채도 발행했다. 독일도 프랑크푸르트에 위안화 상품거래소를 설립했다. 홍콩은 이미 튼튼한 위안화 허브로 자리매김하여 위안화 직거래는 물론 본토 증시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중국 본토에서 우리 돈 6천억 규모의 위안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했고 내년부터는 원·위안 직거래환율이 적용된다. 미국은 한 발 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위안화 SDR 편입이 발표된 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미국 내 위안화 거래소·청산소 설립을 추진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해 통화스왑과 직거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처럼 위안화의 SDR편입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의 대국굴기(大國倔起), 속빈 강정?


올해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시진핑 주석이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보여준 자신감은 대외적으로 중국이 더 이상 ‘숨은 강국’이 아님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했다. 그리고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준비한 위안화 국제화 추진이 SDR 편입이라는 결실을 맺으면서 전 세계 국가들에게 금융시장에서 결코 중국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공표하고자 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2020년에는 위안화가 제 3위 준비통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전 세계 무역 결제액의 33%가 위안화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SDR 바스켓에 중국 위안화가 편입된 이후 5개국의 SDR 구성 통화 비율은 미국 달러화 41.73%, 유로화 30.93%, 새롭게 편입된 중국의 위안화가 10.92%를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일본 엔화가8.33%, 영국 파운드화가 8.09%를 차지한다. 당초예상에서는 위안화 편입 비중이 15%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실제 편입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


위안화의 SDR 편입 소식이 확정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당당하게 일어선다”는 굴기(倔起)가 실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벌써부터 위안화가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느니, 경제대국에 걸맞은 통화 위상을 확보하게 되었다느니 과장된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SDR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 김기수 박사는 “중국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이 자동적으로 세계 주요 통화가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위안화에 대한 평가가 “과도한 기대”라고 일축했다. 김 박사는 “현재 달러를 대체할 수단은 없으며 앞으로 약 100년 동안은 미국 달러의 시대”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중국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과도한 기대”라는 세종논평을 통해 영국의 통화금융 전문가 배젓(Walter Bagehot)의 “신용, 즉 통화는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권력이 아니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통화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통화 발행 주체(정부)의 건전한 경제 운영에 있으며 이를 통해 기초 통화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자국중심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며 국제사회의 신뢰로 부터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했다. 환율조작을 통해 중국내 수출을 부양하려는 중국 정부의 시도로 인해 주변국들마저 앞 다퉈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였고 이는 ‘환율 전쟁’을 부추겼다. 중국금융시장은 여전히 정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으며 발전 및 개방 수준도 여전히 낮다. 이런 가운데 위안화의 대외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그와 관련된 부작용과 제약 요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보여준 이러한 낙후성과 신뢰성 부족으로 금년 6월부터 이어진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 정책에도 외국인 증권 보유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헤리티지재단은 15년 중국경제의 자유화 순위를 전 세계 139위로 평가했는데 이는 2012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수준이다.


위안화 SDR 편입, 중국의 변화 촉진할 것


중국은 수출 위축과 GDP 성장률이 7%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서 국내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욕망과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금융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싶은 욕망 등 두 가지 이상이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시장의 통화가치 안정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이는 시장화 압력을 증대시킴으로 현 중국 정부 주도의 성장 모델과 배치된다. 따라서 공산당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가 계속해서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타나고 있다.


김 박사는 “중국의 SDR편입은 정치적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하며 “정체성을 잃어버린 공산당이 대내외적으로 자국의 위상을 드높여 공적을 쌓으려는 시도일 뿐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영선 연구원 역시 “편입이 결정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편입까지는 10개월정도 소요되며, SDR은 가상화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체적인 위안화 수요가 증대되고 미국 달러 중심의 체제에서 신흥국에 대한 달러 영향력이 줄어 들 수 있어 위안화 국제화 실현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세계 총 채권 발행에서 달러화 표시 채권 비율은 68%인 반면 위안화는 1%에도 못 미친다. 김 박사는 IMF가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킨 이유에 대해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아니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위안화 SDR 편입이 중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미국 주도 국제경제질서에 편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제도권 내에 들어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시장투명화를 할 수밖에 없고 위안화가 자유롭게 유통되고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이 서로 경쟁하게 되기때문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면 5년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IMF가 중국에 일정 정도 간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 정부는 앞으로 외환관리 체제에서부터 투자자와 세계와의 상호작용 방법까지 모든 개혁을 재촉당할 것이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과도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했다. 최근 중국의 수출 부진과 경기하락세에 대한 불길한 조짐보다는 중국 정부의 선전이 더욱 부각되어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높은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가진 우리나라는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중국의 현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국의 ‘눈치’를 보며 편승하기보다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한 선진화로 우리의 방향을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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