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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라지는 비밀번호, “얼굴이 열쇠다”

안면인식·홍채·정맥 인증, 모습 드러낸 바이오인증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다. CCTV에 찍힌 얼굴만으로 누군지 파악하고, 로봇들은 사람들의 눈을 스캔해 누구인지 확인한다. 열쇠는 없어진 지 오래다. 손가락, 손바닥으로 각종 문을 연다. 바로 바이오인증이다. 모든 영역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보안장비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집에 들어갈 때는 이제 얼굴만 카메라에 비추면 되고, 스마트폰에 손가락만 대면 바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8월 아파트 현관문 위 천장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집 주인이 누르는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빈집을 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화재경보기와 똑같이 생긴 카메라로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했다. 2013년에는 내 집에 나도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컨셉의 스릴러 영화 숨바꼭질이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다. 무서운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 2008년 도쿄에서는 1년간 남의 집에 숨어살던 노숙자가 체포됐고, 2009년 뉴욕에서도 남의 아파트에 숨어사는 여자의 모습이 CCTV를 통해 포착돼 충격을 더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안을 위해 저장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기업은 각종 소송, 신뢰도 하락 등 큰 홍역을 치르게 된다.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로 확대돼 피해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의 각종 범죄율이 증가하면서 보안장비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람의 지문이나 얼굴, 홍채, 정맥 등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또는 행동학적 특징을 기반으로 개인을 인증하는 바이오 인식기술이 그것이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도 필요없다. 내 몸이 바로 인증요건이기 때문이다. 지문으로시작됐던 바이오인증은 이제 홍채·정맥·안면인식까지 확대됐다. 각 영역별로 확대되고 있는 바이오 인증을 찾아봤다.


파이브지티, 내 집 열쇠는 바로 내 얼굴


파이브지티(FiveGT, 대표 정규택)가 2018년 8월 준공하는 GS건설 포항자이에 얼굴인식 유페이스키(GTFR-6000H)를 공급한다고 12월2일 밝혔다. 총 1천567가구의 출입문에 얼굴인식기가 달리는 것이다. 얼굴인식 유페이스키는 비밀번호·열쇠·카드·지문 등을 사용하지 않고 얼굴만 인식하면 1초 이내에 문이 열린다. 잃어버릴 위험성이 있다는 부담 때문에 열쇠에서 비밀번호로 갔지만 비밀번호도 직접 터치해야 하는 데서 오는 노출위험성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터치도, 외울 것도 필요없이 얼굴만 비추면 되는 세상이 도래했다.



파이브지티 정규택 대표는 “얼굴에서 4만여 개 특징점을 포착해 사용자를 인식하며, 쌍둥이도 구분한다”며 “적외선 카메라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작동하고, 사진으로는 절대로 열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파이브지티는 2012년에 국내 유일의 순수 토종기술로 얼굴 인식기를 개발한 국내 벤처기업이다.


이브지티 정규택 대표와 연구진들은 캡스 지주회사인 글로벌 기업 Tyco의 R&D Center 출신들로 이들이 알고리즘 개발업체와 협력해 약 4년여를 노력한 끝에 성공한 기술은, 임베드(embed)에 적용이 가능하면서도 간결하고 인식률이 뛰어난 얼굴인식 알고리즘과 모듈이다.


스탠드얼론(Standalon) 개념으로 모든 소프트웨어가 통합돼 독자적으로 처리가 가능한 임베디드시스템은 외부장치 없이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모든 응용소프트웨어처리까지 가능하게 한다. 0.5초 이내의 얼굴인증과 0.1룩스 환경에서 쌍둥이 구별도 가능한 정확성, 그리고 생체확인기능 특허까지 보유했다. 파이브지티는 3년여의 엄격한 검증 끝에 보안시스템 기업인 ADT 캡스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검증을 마친 파이브지티는 이제 B2C 시장에 진출했다.


정규택 대표는 “이제까지 없던 기술이기 때문에 세계 최초일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아직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아파트 한집, 한집 달리기 시작한 우리 파이브지티의 유페이스키가 문화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보안인증 수단, 각각의 장단점 있어


보안인증의 전문가로서 안면인증·홍채·정맥 등 각각의 보안인증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다. 정규택 대표는 “어떤 목적으로, 어디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각 보안인증 수단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집키를 예로 들며 “자기 집에 들어가는데 매번 얼굴을 깊게 들이밀어 홍채 인증을 하고, 고가의 제품을 설치하고 손이나 손가락을 대고 정맥을 인증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집키나 사무실키로는 비접촉으로 1초 만에 끝나는 안면인증이 편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서비스로 저희 제품을 한 달이라도 사용한 분들은 불편해서 번호키나 다른 인증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여의도 사무실에 파이브지티 안면인증 기기를 사용하는 최 씨는 “비접촉이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고, 밤이나 새벽에 나조차 내 얼굴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도 인증이 되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면인증 또한 카메라의 단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햇빛이 직사광선으로 비추는 곳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홍채인증은 어두운 곳에서는 인증할 수가 없다. 정맥은 접촉식이라 사용자가 거부감을 가질 수 있
다. 각각의 장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파이브지티의 아파트 공급 계약과 함께 3세대 ‘유페이스키’를 런칭한 정규택 대표는 “이제 문화의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3세대 ‘유페이스키’의 기존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외부에서 방문자 얼굴을 확인하고 출입문을 여는 기능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미등록자가 인증을 시도하면 얼굴을 인식하는 동시에 사진을 찍어 보관하고 주인에게 전송한다. 주인이 밖에서도 스마트폰만 가지면 집 현관문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다.


정규택 대표는 “우리는 소통·안전·행복이라는 가치를 제품에 넣었다”면서 “소셜이라는 개념도 넣어 우리 집과 부모님 집에도 달리면, 연로하신 부모님 상황을 멀리서도 파악할 수 있고, 메시지나 사진 등으로도 소통이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높은 수치를 보이는 자살률, 이혼률, 청소년범죄 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고 봐요. 단순히 현관문의 열쇠를 만든 게 아니예요. 새벽에 들어오는 아들을 위해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게 했어요, 우리 파이브지티가 공공의 안전뿐만 아니라 소통의 통로까지 만들어 나갈 거예요.”


홍채 인증 ATM기 등장, IBK기업은행 시범운영


현재 바이오인증이 가장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곳은 단연 금융권이다. 최근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고 인터넷 전문은행의 도입 등 비대면 실명확인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금융권은 기존의 공인인증서를 넘어서는 간편하고 안전한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바이오인증이 주목받고 있다.


 IBK기업은행(은행장 권선주)은 2015년 12월14일 ‘홍채인증ATM’을 설치하고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홍채인
증’은 고객이 홍채정보를 은행에 등록하면 홍채인식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은 영업부와 수지IT센터에 ‘홍채인증ATM’을 각 1대씩 설치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다.



기업은행 점포전략부 박춘신 과장은 “홍채인식 ATM은 지난 5월 금융위 핀테크지원센터 1차 데모데이에서 매칭된 홍채인식 핀테크기업 ㈜이리언스와 협업한 것”이라며 “시범운영을 통해 안정성, 보안성 등을 점검한 후 향후 확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홍채 인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춘신 과장은 “앞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휴대폰에는 홍채인식 기능이 추가되는 등 개인기기로 인증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입장에서 새롭게 홍채인식 기기를 추가하지 않더라도, 휴대폰이라는 개인매체로의 폭발적인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국정보인증, 생체정보와 공인인증서 결합


홍채뿐만이 아니다. 가장 먼저 활성화된 지문인식은 이미 최신형 휴대폰에는 그 기능이 장착돼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 한국정보인증(대표 고성학)은 2015년 4월1일 삼성 SDS와 FIDO(Fast IDentity Online) 기반의 지문인증 공동 사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FIDO 기반의 지문인증 결제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정보인증은 해외의 페이팔과 알리페이처럼 국내에서 FIDO 기반의 지문인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지문만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결제 인증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한국정보인증은 지문인식뿐만 아니라 음성인식, 얼굴인식 등 다양한 생체 인식을 활용한 인증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FIDO는 생체인증 정보를 서버가 아닌 개인이 소유한 기기에서 인증한다. 거래시 스마트 기기의 안전한 영역에서 인증하고 결과값을 서버에 전송한다. FIDO 협의회는 2012년에 창립한 생체 기반의 보안인증 글로벌 컨소시엄이다. FIDO는 생체 인증을 글로벌 표준으로 개발하고 있다. 구글·페이팔·알리바바·마이크로소프트·비자·마스터카드 등 전 세계 190여 개사가 FIDO의 회원이고 한국정보인증도 올해 회원으로 가입한 바 있다.


한국정보인증 고성학 대표는 “앞으로는 TTP(제3의 신뢰기관)의 역할이 글로벌 인터넷 시대에서 대단히 비중이 높아진 만큼 생체정보와 공인인증서가 결합된 가장 강력하고 편리한 인증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계좌개설 가능해진다


금융결제원은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등 바이오인증 기능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최근 개발 완료했다. 서비스 개발과정에 참여한 한국은행과 16개 은행 등 금융회사와 협의해 내년 중 서비스 보급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인증 관련 글로벌 표준(FIDO-Fast Identity Online)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금융거래 적용을 위해 보안기능을 강화했고, 금융회사간 호환기능이 추가됐다. 고객은 주거래은행에 최초 등록한 바이오인증을 활용해 인터넷은행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금융위원회에서 허용한 비대면 실명확인방식 중 하나인 기존계좌 활용방식에 바이오인증을 결합한 서비스로, 고객은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거래 번이면 계좌개설을 할 수 있어 비대면 실명확인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금융회사들이 비대면 계좌개설 외 금융거래 조회 및 자
금이체 등에도 확대 적용해 나감으로써 스마트폰 바이오인증 금융서비스의 기반 서비스로도 활용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성큼 다가온 바이오인증 시대


바이오인증은 별도로 비밀번호를 외우거나 카드 등 인증매체를 휴대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인 것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핀테크 등 서비스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바이오인증도 무조건적으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금융과 관련해서는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등은 변경하거나 재발급할 수 있는 반면, 생체정보는 평생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한번 복제하는 것만으로 치명적이고 평생 안전성을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인증은 편리성에 도난·분실의 우려가 없어 갈수록 커지는 보안 위협 속에서 이중, 삼중 인증 시스템의 일부로 활용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게 될 바이오 인증이 우
려를 씻고 연착륙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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