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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의 ‘히든챔피언’, 수출입은행의 제도개선으로 재도약 가능할까?

[M이코노미 조운기자] 우리 정부는 창조경제 시대의 신(新)성장동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히든챔피언’사업을 실시했다. 그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부터 실시된 수출입은행의 ‘한국형 히든챔피언사업’은 만 5년을 넘어서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4년 뼈아픈 ‘모뉴엘 사기 대출 사건’ 이후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수출입은행의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취재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 성장전략… 산업 전반의 위기의 심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수출 의존적 경제성장 모델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수출입은행이 밝히고 있는 것 처럼 지난 11년간(2003~2014년)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무려 75%에 이르고 있으며, 2014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수출액 5,727억불을 기록하는 등 수출은 우리 경제의 꾸준한 성장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수출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숨어 있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잘하는 것을 더욱 집중하고 육성한 결과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편향되어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산업구조에 중간이 없어지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산업구조가 형성되고 말았다. 2013년 말 기준 대기업 사업체 수는 전체 사업체 수의 0.1%에 불과하지만 수출비중은 무려 65.9%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소·중견기업 사업체수는 전체 사업체수의 99.9%를 차지하면서도 수출비중은 34.1%에 불과하다는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게다가 이러한 대기업 주도의 수출 성장이 국민경제 기여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 히든챔피언’사업, 중소·중견기업 육성으로 우리 산업의 체질개선


최근 세계적 경제 위기와 내수 부진의 심화로 우리 경제가 회복의 원동력이 떨어지고 고용 없는 성장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그 원인이 대기업 중심의 수출 의존형 성장구조에 있다는 논의가 계속되어왔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우리나라는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기업 주도의 산업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이 탄탄한 독일식 산업구조를 모방해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대책을 마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던 독일 성장의 비결을 쫓기 시작한 것이다. 대기업 주도의 산업경제인 한국과 달리 독일은 전체 수출 25%를 차지하는 작지만 강한 1천6백 여 개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저마다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대기업 주도의 산업경제를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창조경제’로의 혁신을 이루어 한국경제의 백년대계를 위한 시대적 사명으로 하여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균형적, 누적적 혁신을 뒷받침하는 정책처방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이에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핵심역량 제고방안을 통해 히든챔피언 육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게 되었다.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기청과 산업부, 금융위 등 주관 부처와 협업 부처들로 분화되어 각 부처의 특색에 맞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발굴하고 육성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2009년부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sustainable&balanced growth)을 달성하여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해법을 찾고자 ‘한국형 히든챔피언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2009년 한국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사업 출범

이래, 지원대상기업의 지난 5년간(2009~2014년)평균매출액 증가율과 고용증가율이 각각 11.2%와 6.3%로, 일반 중소·중견기업 평균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증가세는 수은의 히든챔피언 지원서비스의 매출증대 기여 효과로 해석하였다. 또한 수출액 증가율은 히든챔피언 지원 대상기업이 일반 중소·중견기업 평균 보다 3%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2014년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의 충격


그러나 지난 2014년 ‘모뉴엘 사태’가 터지면서 수출입은행의 ‘한국형 히든챔피언’사업은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애초 모뉴엘은 HTPC(Home theater PC, 홈씨어터 PC) 등의 컴퓨터를 비롯하여 로봇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제작, 판매해 온 IT 기반의 종합가전회사로 매출의 약 80%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우량기업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모뉴엘에 2009년부터 3년 연속 ‘수출의 탑’을 안겼으며, 수출입은행 역시 모뉴엘을 ‘히든챔피언’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모뉴엘은 비상장기업으로 홍콩에 위장 공장을 세우고 투자자 및 금융기관에서 손님이 올 때만 제품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쇼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수출이 장부 위장에 의한 허위 매출이었던 것이다. 모뉴엘은 6년 간 3,330회 서류를 조작해 대출을 받고, 회사대표는 그 대출금을 빼돌려 도박에 탕진하거나 별장을 구입하는 등 오랜 기간 사기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모뉴엘의 6년 동안 실적 위조를 무역보험공사는 알아채지 못했으며, 수출입은행과 시중은행에서 모뉴엘이 사기 대출해 간 액수도 3조4000억 원이나 됐다.


결국 모뉴엘은 파산선고 결정을 받았고 박홍석 모뉴엘 대표(54)는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지난해 10월 1심에서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1월8일에는 ‘모뉴엘 대출 사기’ 사건을 계기로 수출입은행의 업무에 대한 감독과 처벌을 강화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수은법 개정안은 이 회사 임직원이 정부의 경영건전성 관련 명령을 위반하거나 건전 경영을 해칠 경우 임원은 업무집행정지· 해임·경고, 직원은 면직·정직·감봉·견책 등으로 문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런 행위가 뒤늦게 드러나 해당 임직원이 퇴직한 경우라도 은행의 인사기록에 남기도록 했다. 그리고 지난 20일에는 서 모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장(56)이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출업무 편의를 봐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징역 4년과 벌금 1억원, 추징금 9,7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됐다. 결국 모뉴엘 사태는 정부와 금융권의 위험관리 부실과 기업인 모럴해저드가 함께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은, ‘히든챔피언’사업 제도개선으로 재도약 꿈꿔 수출입은행은 이러한 과오를 딛고 2015년, ‘히든챔피언 사업성과 중간점검을 위한 컨설팅’을 통해 절치부심했다. 언론에서의 뭇매 속에서 수출입은행은 애초의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사업의 취지와 그 필요성에 대해 집중하고 컨설팅 결과에 따라 히든챔피언 사업을 재점검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먼저 히든챔피언 선정과 인증 기준에 대한 개선점을 도출했다. 히든챔피언 기업신청은 직전 회계연도매출액 4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직전 회계연도 수출액 20억원 이상인 수출 중소ㆍ중견기업, 중소기업청 월드클래스 300 프로그램 지원대상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후 심사에서 육성대상기업을 선정할 때 기술개발 인력비중, 고용창출 영략 등의 산업별 평균 수치를 고려한 평가지표를 도입해 선정의 객관성을 높였다. 특히 CEO의 도덕성, 평판 등 정성지표를 확대하고 운영위원회에 외부전문기관 위원(2인 이내) 추가하고 평가지표에서 산업별 특성을 반영했다. 이렇게 선정된 후보기업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금융·비금융 지원을 통해 이 중소·중견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육성한다.


워크샵을 통해 기업과 육성전문가가 공동으로 중 장기사업계획을 공동개발하고, 기업의 니즈와 역량을 고려해 맞춤형서비스를 처방한다. 수립된 마스터플랜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수출품개발 → 생산 → 해외판매' 등 기업의 해외시장진출 전반에 걸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고, KOTRA 등 외부전문기관과 협업시스템을 구축하여 맞춤형경영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성과관리가 강화된다.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매년 경영성과 평가를 1회 실시하여 평가결과 부실기업으로 분류되면 원인 분석과 개별코칭을 통해 성장전략을 마련하고, 경영컨설팅도 실시한다. 이 전에도 정체 기업에 대한 집합교육과 세미나,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었지만 사후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경영성과 평가체계도 개선했다. 취소대상기업 분류기준을 강화하고 산업평균대비 경영성과 평가방식을 새로 도입해 기업의 성과평가를 연2회로 확대한다.


육성대상기업 295개 사 중 41개 사 후보 취소


실제로 올해 수출입은행은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 295개사와 히든챔피언 인증사 22개사에 대한 성과평가를 재실시하여 41개의 기업을 히든챔피언 후보기업에서 취소시켰다. 이렇게 육성한 히든챔피언 기업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해진 히든챔피언 인증기준이 적용된다. 새롭게 도입된 ‘다면평가 방식’을 통해 ‘국내 대기업 비의존도’, ‘신규 고용창출 기여도’, ‘성장 잠재력’ 등 여러 기준을 추가로 심사한다. 사후관리도 강화된다. 매 반기 1회 이상 현장점검 의무화하고 CEO 및 기업의 공정거래법 등 법규위반 상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조장래 히든챔피언 팀장은 “지난시기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사업은 히든챔피언 후보기업 ‘풀(pool)’을 만드는 과정”이었으며 “갖춰진 육성 대상 풀을 이용해 질적으로 내실 있는 후보기업에 대한 육성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을 정부자체가 인식하고 이끌어가고자 하고 있으며 한 번의 과오로 인해 우리 산업구조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인 ‘히든챔피언’육성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조 팀장은 “처음 5년 동안에는 사업 추진에만 초점을 맞춰 사후 관리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으나 이번을 계기로 체질 개선을 통해 이제는 재도약을 할때”라고 밝히며 “선정 대상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사와 육성 과정에서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진짜 ‘히든 챔피언’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히든챔피언제도는 수출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도입한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하며 “이번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히든챔피언제도를 재정비해 내실화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비전과 목표 잃지 말고 결실 거두길


애초 히든챔피언 육성 전략은 정부가 마련한 우리 경제 산업 전반의 체질개선을 위한 ‘백년대계’였다. 수출입, 해외투자 및 해외자원개발 사업에서 만큼은 한국에서 독보적인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사업’은 ‘수출증대→일자리창출→경제성장’이라는 우리 경제의 선순환을 일구어 국가경제의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발전을 견인해 나간다는 비전하에 실시되었다. 향후 수출입은행이 이 비전과 목표를 잃지 않고 강화된 기준과 그 동안의 노하우로 결실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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