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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교수 박선영

“돌멩이 국이 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탈북자관련 ‘물망초’ 사단법인을 만드셨습니다. ‘물망초’라는 이름을 짓게 된 동기가 있는지요?

“물망초라는 것이 한자 그대로 ‘아니 물, 잊을 망, 풀 초’, ‘잊지 마세요’에요.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은 우리나라 120년의 근현대사를 보면 나라가 너무 어려웠잖아요. 주권을 잃었고  주권을 잃기 전에는 못살아서 난리쳐야 했고요.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버려지고, 희생되고, 잊혀지고,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았죠. 우리나라는 너무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어요. 그러다보니까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다 잊어버리고 있거나 또는 잊으라고 강요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죠. 이제는 최소한 국가를 위해서 일했던 사람이나 나라의 도움을 받지 못해 버려졌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이라도 건네줘야죠. 우리 국민들이 그들을 기억이라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이 OECD국가가 되었잖아요. 이제는 세계10위권 경제 대국이 됐는데요. 그 사람들을 위해 구명조끼라도 보내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물망초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물망초’를 설립하게 된 취지, 그리고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서죠. 탈북자들도 두 분류인데요. 하나는 잡혀온 탈북자들로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거나 여기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어요. 자유와 고향을 찾아온 사람들한테 그렇게 피눈물 나게 하면 안 되는 거죠. 또 하나는 국군포로들이에요. 6.25가 일어났을 때 나라 지키겠다고 책가방대신에 총을 들고 나선 사람들이 포로가 됐는데 국가가 구해주지 않으면 나중에 어떻게 국민들에게 유사 시에 또 다시 전쟁터로 나가라고 등을 밀 수 있겠어요?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들은 둘째치고 탈북해서 오는 국군포로라도 제대로 모시자는 거죠.”

정신적인 가치를 수출하는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셨는데요.

“탈북자들 중에는 탈북아동, 탈북고아, 탈북 청소년들도 많습니다. 이들 중에 대학에 가는 사람들도 꽤 되는데 문제는 대학에 가서 학점을 못 따요. 영어 때문이죠. 그래서 영어연수를 1년씩 미국으로 보내주려고 해요. 이것이 1차 사업 목표에요. 그 다음에 2차, 3차, 4차, 5차 사업까지 있는데, 마지막으로는 지금 우리나라가 현대 자동차, 또는 삼성 핸드폰을 수출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통일이 돼서 이런 자유와 민주주의와 인권을 함양시킨 우리의 경험을 수출하도록 하는 거예요. 아직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를 모르는 나라에 우리의 경험을 수출하면서 앞으로는 정신적인 가치를 수출하는 나라, 수출대금은 따로 없이, 우리의 경험을 공유해주고 그들에게 가르쳐주는 나라가 되는거예요. 그럼으로써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명실 공히 선진국이 되는 거죠. 선진국은 돈만 많다고 선진국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다 같이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가치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우리의 꿈이에요.”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물망초’가 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떠한가요?

“제일 힘든 것은 탈북자나 국군포로를 도와주려 하는데 그런 것은 너무 무거운 문제라 생각해서 귀를 닫으려 해요. 외국인 며느리, 외국인 노동자 도와주는 것은 다들 도와주려 하고, 아프리카 어린이 도와주는 것은 연예인들도 앞장서면서 정작 내 나라 내 동족, 우리 곁에 와 있는 사람, 우리 곁에 와 있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주민등록 번호를 부여받은 사람들을 도와주자고 하면 주춤합니다. 이게 왜 정치적인 문제이고 이데올로기의 문제입니까? 사람의 문제이지. 인권의 문제고요. 이데올로기 문제라고 생각하다보니까 ‘그렇게 복잡한 데는 나는 끼고 싶지 않아’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기업들도 돈을 안 내려고 그래요. 그런 정치적인 문제에는 어렵다고 이야기해요. 입으로는 다 나눠야 한다고 말하면서 행동은 못하는 거죠. 우리 국민의 DNA에는 나눔이라는 것이 들어있는 민족입니다. ‘콩 반쪽도 나눠 먹는다’라는 그런 민족이 대한민국이잖아요. 150국 중에 그런 속담이 있는 곳이 없어요. 한 가족이 식구잖아요. 가족이라는 말은 나중에 생긴 것이고, 우린 ‘식구’잖아요. 밥을 지어서 그 한솥밥을 먹는 게 식구고, 그게 가족인 거예요. 그런데 왜 우리가 이렇게 서로 삭막해졌나요? 30평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다 가난하다고 생각하며 50평을 꿈꾸고, 50평에 사는 사람들은 외제차를 꿈꾸고,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은 럭셔리 여행을 꿈꾸고.. 끊임없이 감사하기보다는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 헝그리정신때문에 우리나라가 빨리 민주화를 이루고 산업화를 이루고 OECD국가가 되었죠. 그런데 만족할 줄 모르는 그 헝그리 정신이 계속 남아있다 보니, 끊임없이 배가 고픈 거예요. 그러다보니 기부라는 것을 못하는 거죠.”

모금을 하시면서 느낀 우리 사회의 가장 아쉬운 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유가 생기면 할께요, 이러는데요. 그런 사람들에겐 여유가 절대 생길 수가 없어요. 대기업 회장이면 만족하겠어요? 더 큰 기업을 해야 하고, 부채가 얼만데 이러면서 안 되는 거죠. 감옥가게 생길 때 내놓잖아요. 대통령도 똑같잖아요. 대통령하기 전부터도 재산을 내 놓는다 내 놓는다 하다가 주위에서 하도 내놓으라 하니까 자기사람들로 위원을 구성해서 명분만 내놓았잖아요. 그건 기부가 아니죠. 감옥가기 직전에, 또는 여론의 압박을 받아서 내놓는 돈은 면책용이지 기부가 아니거든요. 우리 국민 중에 비경제활동인과 저소득층을 빼고 나면 중산층 언저리부터 최상위층까지 천만 명은 될 거예요. 그 천만 명이 천 원 씩만 낸다고 생각해보세요. 100억이 될 거예요. 콩 반쪽도 나눠먹는 그 정도, 커피 한 잔보다 싼 그 돈이 국군포로 할아버지나 탈북자들을 다시 북한으로 내몰지 않고 피눈물 흘리며 자살하는 걸 막을 수 있죠. 그럼 우리사회가 얼마나 따뜻해지겠어요? 그런데 기부해달라고 신청서를 내 놓으면 첫마디가 ‘편하게 사셔도 될 텐데’, 그 다음이 ‘왜 이렇게 힘든 일 하세요’, ‘정부가 안 해요?’, ‘재벌들한테 가서 받으세요.’ 전부 ‘not me’에요. ‘저 사람한테 하라고 해라’ 그래요. 근데 사회는 나부터 변할 때 변화되거든요.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라고 하잖아요. 나부터 시작할 때 다른 사람들도 하는 거죠.”

<MBC 이코노미 매거진 8월호 中> 구독문의 T 02-667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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