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외식을 좋아하고 외식이 잦은 사람이라고 해도 한국 사람이라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은 당연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어머니의 집 밥일 것 이다. 힘들 때나 지칠 때, 언제나 일상적인 평안함을 전해주는 집 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음식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족의 구조가 독립적이고 개인적인 형태로 변하면서 집 밥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나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집 밥으로 대표되는 한식 보다는 피자와 파스타 등 서구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져 거리에는 패스트푸드가 넘쳐나고, 한식의 설자리는 점차 좁아져만 갔다. 그러나 웰빙이 라이프스타일의 중요가치로 자리 잡히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집밥 열풍이 다시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를 통한 기존 한식식당과 차별화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는 식당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나라 고유의 한식과 요즘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샐러드바를 결합한 한식 뷔페이다. 따라서 이번 티끌 모으는 마케팅 전략에서는 현재 집밥 열풍을 이끄는 한식 뷔페의 성공사례를 알아본 후 기존의 한식식당과 어떻게 차별화했는지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한정식 샐러드 뷔페의 선두주자인 P식당 문 앞엔 항상 대기 손님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눈에 띄는 점은 20대 커플부터 어린 자녀를 동반한 주부, 50~60 대 중장년층까지 고객층이 매우 폭넓다는 점이다. 고급 한정식 메뉴들을 뷔페식으로 제공해 간편화 한데다가, 다양한 음식을 갖춘 샐러드 바를 결합해 메뉴선택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장년층도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는 뷔페 문화에 익숙해져 한정식을 뷔페화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도입해 인기를 얻은 샐러드 바를 결합하고 매장의 대형화, 인테리어의 현대화를 통해 젊은 층도 흡수하고 있다. 오히려 20~30대 고객층에 특화되어 있는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고객층이 폭넓다는 점이 강점이다. ‘전통한식=웰빙음식’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가족단위 고객의 외식장소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주자 격인 P식당은 곤드레가마솥밥, 함흥비빔 냉면, 옹심이만두, 숯불고기구이 등 고급 한정식 메뉴들을 갖춰 격을 높였다. 여기에 분식류, 튀김류, 훈제오리, 치킨, 샐러드 등 다양한 음식을 갖춘 샐러드바를 매장 중앙에 설치하여 총 40여 가지 음식으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한식 메뉴와 12가지 소스를 번갈아 가며 즐길 수 있다.
특히 두부김밥과 명이나물쌈밥, 해조류 및 채소로 싸먹는 숯불구이 요리와 훈제오리 등은 웰빙족에 게 인기 많은 아이템 중에 하나이며 주부의 모임장 소로도 즐겨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음식을 남기지 않는 손님은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가격은 평일 점심 12,900원, 저녁, 주말과 공휴일 16,900원, 취학아동 9,000원, 미 취학아동 6,000원 등 가격차별화를 통해 가족단위의 서구식 패밀리 레스토랑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농가에서 나물과 채소를 직접 구매해 중간 유통마진을 없앴기 때문에 가능하다. P식당은 가격경쟁을 위해 강원도 정선에 나물창고와 경기도 오산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P 식당을 운영하는 대표이사는 한식 뷔페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외식 시장에는 그동안 웰빙 트렌드가 주류를 이뤄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힐링 바람으로 진화하면서 한식 뷔페가 떠오르고 있다. 웰빙 트렌드가 건강을 위한 고른 영양 공급과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한식 뷔페를 선두로 하는 힐링은 신선하고 사람의 몸에 좋은 채 소나 나물, 된장, 고추장, 감식초 등 식재료의 기능성을 살린 메뉴가 기본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건강에 좋지만 상차림이 번거로운 기존 한정식을 간편화, 현대화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나 가족고객의 고급 외식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조리 및 상차림을 표준화해 한식의 세계화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P식당은 앞으로 점포 운영은 본사가 책임지고, 투자를 받아서 이익을 분배하는 형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시장에 진입에 성공한 P식당 한식뷔페의 차별화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식에 뷔페 형식을 적용하면서
고정관념을 깬 도전
평범한 한식식당에서는 주 메뉴를 제외한 밑반찬이 고정되어 있거나, 식당 사정에 따라 여러 메뉴를 번갈아가면서 조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밑반찬이 나온다고 해도, 모든 손님들의 입맛을 다 맞추기는 어렵다. 반면 한식 뷔페는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입맛을 가진 고객층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고객에게 메뉴에 대한 선택과 통제력을 부여함으로써, 고객만족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고객점유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좋은 마케팅 전략이다.
여기서 고객점유율이란 고객이 구입하는 제품의 한 명의 고객이 동일한 상품 카테고리 중 자사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의 비율 또는 점유율을 뜻하는 말이다. 가족이나 연인의 방문 비율이 높은 뷔페식당에서 고객점유율의 상승은 고객 에 대한 폭을 확대시킬 수 있어 전략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디자인 차별화를 통한 20~30대 젊은 층 확보
최근 20~3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한식의 설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한식식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가게 디자인을 20~30대가 선호하는 카페형태의 변화를 통하여 젊은 고객층니즈를 반영하는 세심함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자인과 포장에 민감한 젊은 층에게 자신이 익숙한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가게는 친숙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그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했다. 이처럼 한식뷔페의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 한식을 세련되게 변화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다양한 메뉴개발을 통한 가족 고객확보
기존의 한식식당을 보면 어린이 메뉴가 별도로 없어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준다든지, 매운 음식을 물에 씻어 주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사실 편하게 외식을 즐기러 온 가족단위 고객의 입장에서 이것은 굉장히 불편한 과정이다. 가족 간의 여가를 충분히 즐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처럼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어머니들 입장에서 분명 즐겁기 만한 외식은 아닐 것이다. 그런 가족단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한식뷔페 식당은 아이들이 먹기 좋은 크기의 주먹밥과 호박죽을 성장에 좋은 친환경 재료로 만들어, 어린이만을 위한 메뉴를 함께 준비해놓았고 디저트 메뉴 또한 눈꽃 팥빙수, 아이스크림, 프리미엄 커피, 과일, 전통 떡, 강정 등 아이들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좋아하실 다양한 메뉴를 보유함으로써 가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한식 식당 뷔페라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 다양한 신 메뉴를 각각의 연령에 맞춰 개발함으로써 기존 한식식당과 제품차별화를 이루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이 아무리 서구화 되고, 피자와 파스타를 좋아한다고 해도 어릴 적 먹어왔던 한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한식 식당의 변화된 소비 트렌드 분석과 메뉴개발을 통해 서비스의 차별화를 추진한다면 서구화로 변하고 있는 개별고객의 입맛을 한식식당으로 끌어 들일 수 있을 것이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