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1차 청문회가 오늘(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1988년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주요 재벌 총수 9명이 한꺼번에 참석했다.
의원들은 대기업 총수들에게 미르재단 등에 대한 출연금 기부 행위에 대한 대가성을 추궁하는 질문이 이어졌고,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질의가 집중됐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들은 “대가성은 없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기업들은 인허가 사항, 세무조사 등을 우려한 것에서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르재단 출연과 관련해 “고 이인원 부회장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고, 출연은 거절했던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펜싱, 테니스 등 명목으로 출연요청이 왔으나, 당시 왔던 계획이 상당히 부실했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식도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오전 청문회는 예상대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80% 가까운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죄송스럽고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대통령과의 독대와 관련해서 이재용 부회장은 “아낌없이 지원을 해달라는 말은 했으나, 당시 정확히 재단이나 출연이나 이런 이야기는 안 나와서 당시에는 무슨 이야기였는지는 못 알아들었다”고 답했다.
또 이 부회장은 “창조경제 혁신센터에 관한 일을 잘해달라고 이야기를 들었고, 이외에 회장님 건강, 핸드폰 사업 등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면서 “당시 기부 등 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답해 사실상 대가성을 부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은 사회적 공헌활동 등 모든 활동에서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하지 않는다”고 의원들의 질문에 거듭 답했다.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도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8조의 재산을 만드는 동안 납부한 세금은 16억에 불과하다”면서 “8조가 만들어지는 동안 불법과 편법이 사용됐고 결국 국민연금에 손을 댔다”고 지적하며 집중추궁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제 승계와 관계없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전 한화그룹 사장은 “삼성으로부터 ‘좋지 않다는 압력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박영선 의원은 삼성과 한화 빅딜 계약서, 독일 록스터 현지법인 업무관련 계약 체결현황 등 자료도 요청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등 존재를 알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으나 이재용 부회장은 “정확한 시점은 알지 못한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전경련과 관련된 의원들의 질타에 이재용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전경련 활동을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어진 질의에 “전경련에 내는 기부금도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조특위’ 1차 청문회는 오후 2시30분부터 이어진다. 오후에도 의원들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질의와 집중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