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현장조사 경호실의 강력한 거부로 결국 무산됐다. 최순실 등 ‘비선실세’ 없는 국조위원들에 청와대 문은 열리지 않았다.

국조위원들은 16일 오후 3시 20분경 청와대 춘추문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했지만,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호인력 등에 막혀 진입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특조위원들은 국회 취재진과 속기사들의 청와대 진입을 요구했지만, 청와대 측에서 이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특조위원들과 청와대에 등록된 언론사에서 취재기자 1명, 영상기자 1명만 출입하고 기자들은 연풍문까지만 가는 것을 조건으로 진입이 이뤄졌다.

이후 약 1시간 반 뒤 청와대에 대한 국조특위의 현장조사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조위원들은 경호실을 방문해서 공식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경호실에서 위원들의 청와대 경내 진입을 완강히 거부하고 연풍문 임시 사무실에서 현장조사 진행을 고집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대통령 경호실은 회의실을 제공하는 문제는 수용 못하겠다고 밝혀왔다”며 “청와대 경내에 국조위원의 진입을 일체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경호실은 그나마 국조위원들의 자료제출과 열람 요구는 목록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경호실은 자료제출과 열람 요구는 제한적이나마 검토 이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가 대통령 경호실의 적극적인 거부에 의해 무산돼 국민의 뜻을 대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 하지만 국회로 돌아가 청와대에 대한 구체적인 국민들의 알권리를 반영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조와 특검에 적극으로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오늘 깼다”며 “국조와 특검의 성역을 분명히 쌓아두겠다는 선언을 오늘 박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은 국조뿐만 아니라 앞으로 특검을 하는데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이런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책동을 서슴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이름으로 규탄하고 국민들의 함성이 내일 또다시 촛불로 모아져 청와대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 경호실장의 인식은 경호실패가 아닌 보안손님 문제는 비서실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급기야 청와대 내부에서 경호실은 비서실로, 비서실은 경호실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국조특위는 5차 청문회가 열리는 오는 22일 이후 청와대 현장조사를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