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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느려도 너무 느린 공공 와이파이

무선인터넷도 초고속인 시대, 그러나


요즘 스마트폰 한 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 대수는 4,000만대를 넘어섰고, 보급률은 91%에 달한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 무선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편의성’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이 손에 있으면 언제 어 디서든 단말기 화면 터치 몇 번으로 무선인터넷망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고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한에 가까운 인터넷 세계가 손 안으로 들어와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인구 증가와 함께 더 빠른 속도의 무선인터넷 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동 통신사들은 보다 나은 품질의 무선인터넷 통신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3세대(3G) 이동통신으 로 열린 무선인터넷 시대는 현재 서비스 중인 4세대(4G) 이 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 LTE)을 넘어 5세대(5G)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국민들을 둘러싼 통신 환경은 이처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와 지자체 가 운영하는 ‘공공 와이파이(Wi-Fi)’는 여전히 느린 속도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주중 아침, 버스나 지하철은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항상 만원(滿員)이다. 저녁 퇴근시간도 마찬가지다. 버스와 지하철은 발 디딜 틈없이 사람들로 꽉 차 숨쉬기조차 어렵다. ‘지옥철’, ‘지옥버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가뜩이나 불편하고 답답한 출·퇴근길 속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스마트폰이다. 사람들은 출·퇴근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 한 후 전날 뉴스를 확인하거나 못 본 드라마, SNS 등을 즐기곤 한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사람들은 답답함과 짜증을 느낀다. 바로 도무지 터지지 않는 ‘와이파이’ 때문이다. 어쩌다 운좋게(?) 와이파이에 연결이 됐다고 해도 ‘불러도 대답 없는’ 불안정한 연결은 이내 끊어지고 만다. 


결국 사람들은 와이파이 기능을 끄고 데이터통신으로 전환해 무선인터넷을 이용한다. 길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길거리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막상 품질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와아파이에 접속은 될지 몰라도 인터넷을 이용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이동하는 중에 사용하기 어려운 것도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점 중 하나다. 이동성이 없는 것이 와이 파이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그런 점을 알고 있을 리 만무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무료니까 그러려니 하다가도 ‘이것을 정말 이용라고 만든 건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무용지물’이다.



5G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속 터지는’ 공공 와이파이

와이파이는 ‘Wireless-Fidelity’의 약자로, 무선접속장치(AP, Access Point, 인터넷 공유기)가 설치된 곳에서 전파나 적외선 전송방식을 이용해 일정거리 안에서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을 일컫는다. AP가 있으면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기기는 수신전파를 잡아 인터넷 접속을 시도해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인터넷망에 접속이 되면 우리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무선인터넷’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와이파이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고 그만큼 무선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집에서도 사용할 정도로 우리의 인터넷 생활에서 떼려야 땔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또한 우리는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린 와이파이를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거리를 다니는 동안에도 무선인터 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길거리, 버스, 지하철 등 아무데서나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가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와이파이를 통틀어 넓은 의미에서 ‘공공와이파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와이파이에 접속하기 위해 접속 가능한 와이파이 목록을 열었을 때 볼 수 있는 ‘Public WiFi Free’, ‘PublicWiFi@Seoul’, ‘T wifi zone’, ‘olleh WiFi’ 등을 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Public WiFi Free’, ‘PublicWiFi@Seoul’ 등이 공공 와이파이에 해당한다. 

공공 와이파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혁신적인 정보통신 생태계 조성’을 목적으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통신비 절감과 지역·계층 간 무선인터넷 이용격차 해소를 위해 2012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주로 복지시설, 전통시장 등 서민·취약계층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들을 중심으로 이동통 신 3사의 협조를 받아 무료 무선인터넷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 등 무선기기의 확산과 모바일 인터넷의 사용증가로 무선 트래픽이 폭증함에 따라 서민과 저소득층의 경우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이용 간 통신비용에 부담이 발생해 무료 공공 와이파이 구축의 필요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래부에 따르면 국내 무선 트래픽은 2012년 4월 36PB(페타바이트)에서 2013년 4 월 69PB로 1년간 약 2배 증가했다. PB는 디지털 신호의 처 리속도 또는 용량을 표시하는 단위로, 10의 15 제곱(1015)을 의미한다. 

1PB는 1,024TB(테라바이트)다. 한국인터넷진 흥원(KISA)에 따르면 2012년 스마트폰 요금제 이용자의 약 41%가 5만4,000원~6만4,000원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었 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2017년까지 기존 이동통신사망 개방 6,000개소, 예산을 투입해 새로운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신규 6,000개소 등 1만2,000개소(2012년 2,000개소, 2013년 2,000개소, 2014년 3,000개소, 2015년 3,000개소, 2016년 1,000개소, 2017년 1,000개소)의 공공와이파이 구축을 목표로 2012년 12월 이동통신사의 기존 통신망 2,000개소를 무료로 개방하도록 했다. 

공공와이파이 설치 지역은 정부 와 지자체가 협의해 결정하고,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정부 25%, 지자체 25%, 이동통신사 50% 비율로 부담한다. 아울러, 이동통신 3사는 2012년 말 21만개소의 ‘와이파이존(WiFi Zone)’을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 구축해 국민들이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공공와이파이는 처음 설치됐을 때만해도 아무데서나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속도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와이파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후 공공 와이파이는 매년 늘어 2016년 1만2,300개소로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당한 불만의 대상이 됐다.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접속조차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말기는 와이파이 에 접속됐다는 표시가 나타나지만 실제 무선인터넷을 이용 할 수 없는 경험을 갖고 있다.


공공 와이파이 품질, 이용자 수에 따라 천차만별

실제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 와이파이 중 하나인 지하철 역사 및 열차 내부에 설치된 공공 와이파이의 속도는 이용자의 수에 따라서 그 품질이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월 24일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밀집돼 있는 건대입구역과 그 일대에 설치된 공공 와이파이의 속도를 ‘벤치비(BencheBee)’ 앱을 이용해 측정한 결과 차이가 확연했다. 이날 오전 7시43분께 건대입구역 지하철 플랫폼에서 와이파이 속도를 측정한 결과 다운로드 속도는 205Mbps로 상당히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던 지하철 안에 설치된 와이파이의 속도는 달랐다. 같은 날 오전 7시48분 지 하철 2호선 내부에서 측정한 와이파이 속도는 7.40Mbps에 불과했다. 

고정된 장소에서 유선으로 신호를 받아 전파를 발생시키는 역사에 설치된 와이파이와 무선 와이브로(Wibro) 로 신호를 잡아서 이동 중인 지하철 내부에 망을 형성하는 와이파이의 차이를 생각하더라도 27배라는 속도 차이는 상당한 것이다. 비슷한 경향은 다른 지하철 역의 와이파이 속도 측정에서도 나타났다. 다음 날인 25일 오후 11시22분 공 항철도 DMC(디지털미디어시티)역 지하철 플랫폼에 설치된 와이파이의 속도는 73.7Mbps로 측정됐다. 약 2분 뒤 탑승한 공항철도 내부 와이파이의 속도는 7.46Mbps로 10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결과는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속도 측정 당시 지하철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적어 한산했던 반면, 지하철 내부는 이용객들로 붐볐다. 이용자 수에 따라 와이파이의 품질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기기와 무선인터넷 신호를 나눠 주는 공유기 간의 통신이 1대1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유기 하나가 와이파이에 접속한 기기들과 동시에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무선인터넷 신호를 나눠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대의 기기가 하나의 와이파이에 접속한다면 가장 먼저 공유기와 통신을 끝낸 기기는 나머지 9대의 기기가 공유기와 통 신을 마치고 자기 순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결국 와 이파이에 접속하려는 기기가 많아질수록 공유기와 통신하 기 위한 대기열은 길어지게 되고, 그럴수록 무선인터넷 속도는 떨어지게 된다. 

같은 와이파이라도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때 와 사람들이 많을 때 속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 다. 미래부 “일반 시민들 이용 공공 와이파이 미래부 것 아니다” 그럼에도 공공 와이파이를 향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가(Giga)급 무선인터넷이 등장할 만큼 국민들을 둘러싼 통신환경은 초고속 인터넷을 향해 발전했고, 국민들도 빠른 무선인터넷에 적응돼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유기와 기기의 통신 방식이 1대1이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에 따라서 품질이 달라진다고 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공공 와이파이가 정작 사용하려고 할 때 제 역 할을 못하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불만 이 미래부와 이동통신사들에 향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미래부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국민들이 주로 이용 하는 공공 와이파이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와이파이이거나 이동통신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제공하는 것이지, 미래부가 운영하는 공공 와이파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순규 통신자원정책과 사무관은 “기본적으 로 공공 와이파이는 미래부에서 하는 것이 있고 지자체에서 하는 것이 있다. 미래부가 운영하는 공공 와이파이는 전통시장이나 주민센터, 보건소 등 복지시설에 주로 설치된다”며 “지하철이나 버스, KTX 등에서 공공 와이파이가 안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미래부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흔히들 공공 와이파이가 정부 사업이다 보니 미래부 에서 총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목적성과 방법, 사업주체가 각 지자체 별로 다르고 예산 문제도 있기 때문에 미래부에서 총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한국 정보화진흥원을 통해 공공 와이파이의 품질평가를 실시했다. 평가는 평가기관의 임의적 (와이파이)선정을 통해 이뤄졌다”며 “다운로드 속도는 115Mbps 이상 나왔고 전송성공률 도 99.9%, 이용성공률도 100%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2016 년 12월 28일 미래부가 발표한 ‘2016년 통신서비스 품질평 가 결과’에 따르면 공공 와이파이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15.98Mbps, 업로드 속도는 113.76Mbps로 나타났다. 평균 전송성공률은 다운로드 99.98%, 업로드 100.0%였다. 평가 대상 공공와이파이의 이용성공률은 100%였다. 서 사무관 은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와 관련해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별도로 민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공 와이파이 품질과 관련된 민원이 접수되면 바로 통신사에 연락해 조치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조치 결과는 민원인에게 통보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공 와이파이의 품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을 인 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와이파이는 AP품질같은 경우에는 이통사에서 투자를 해줘야 하는데, 이통사의 경우 와이 파이보다 LTE쪽으로 수익을 더 많이 추구하기 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는 좀 미흡한 점이 있다”며 “품질과 관련해서는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내 공공 와이파이는 시와 이동통신사, 구청, 미래부와 함께 하는 것을 포함해 총 8,000여개가 있는데, 개소수가 워낙 많다보니까 속도측정 등을 실제로 전수 조사한 것은 작년 10월”이라면 서 “점검 결과에 따라 장비 이상이나 속도가 느린 장비에 대 해서는 보완조치를 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동 통신사들 역시 민원이 들어오면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공공 와이파이 품질 유지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양보다 질…공공 와이파이 품질 강화에 신경 써야

우리나라 대다수의 국민은 초고속 무선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들이 초고속 무선인터넷 을 매일 이용할 수 있는 통신환경에서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 강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한 장비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정부와 이동통신사 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 의 방향을 단순하게 개소수를 늘리는 방향에서 품질을 강화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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