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신생아 수 감소가 통계청의 추산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상 2016년 기준 신생아 수가 실제보다 높은 수준이고, 이후 통계청은 출산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인구절벽이 정부의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한국금융연구원(이하 한금연)은 ‘최근 신생아 수 감소 추이와 그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통계청의 인구추계는 장기 재정 및 각종 사회보험의 건전성 분석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기대를 배제한 보다 정확한 인구추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저조한 신생아 수는 고령화를 가속화시켜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저출산 현상 해소를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금연에 따르면 2016년 실제 신생아 수는 40만6,000명으로, 2011년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0~2060)상 신생아 수인 45만7,000명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심지어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 전망한 2016년 신생아 수인 42만4,000명보다도 1만8,000명 적었다.
문제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상 2016년 이후 출산율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출산율이 2016년 수준에 머무르게 된다면 전망치와 실제 신생아 수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여자 1명이 가임기간(15~49세)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1987년까지 1.53명으로 급감한 후 1990년대 초반 1.7명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해 지난해 1.17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0~2060년 장래인구추계의 중위 기준 합계출산율은 2010년 1.23명에서 2045년 1.42명까지 증가한 후 2060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최근 발표된 2015~2065년 장래인구추계에서는 중위 기준 합계출산율이 2016년 1.18명에서 2050년 1.38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합계출산율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면 신생아 수는 장래인구추계 전망치보다 빠르게 감소하게 된다.
한금연이 올해부터 2065년까지의 각 연령별 여성인구를 추계하고, 추계된 여성인구 중 가임여성을 분류해 2016년 출산율인 1.17명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예상 신생아 수는 2017년 39만7,000명, 2040년 26만7,000명, 2060년 20만명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1년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 기준 예상 신생아 수 대비 2017년 13%, 2040년 18%, 2060년 30% 감소한 수준이고, 2015~2065년 추계 대비로도 2017년 3%, 2040년 18%, 2060년 28% 차이를 보였다.
김석기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신생아 수 추계는 2015~2065년 통계청 추계 상의 2017년 예상치보다 단지 3% 감소하는데 그치나 2060년에는 그 차이가 28%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현재 태어난 적은 수준의 여아들이 15년 이후 가임여성에 편입되고 본격적으로 출산을 하는 30대에 들어서게 되면서 가임여성의 수가 감소함으로써 신생아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즉, 단기적인 신생아 수 감소는 장기적으로 가임여성 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신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원은 “이와 같은 계산은 여성들의 사망확률이 2015년 수준으로 고정돼 있다고 가정한 것이르모 앞으로 사망확률이 하락할 경우 가임여성의 수가 많아져 출산율이 고정돼 있다 하더라도 신생아 수가 당초 측정치보다 약간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출생부터 가임기간까지 우리나라 여성의 사망확률은 이미 충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세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통계청 인구추계는 장기 재정 및 각종 사회보험의 건전성 분석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낙관적인 기대를 배제한 보다 정확한 인구추계가 필요하며, 나아가 저조한 신생아 수는 고령화를 가속화시켜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저출산 현상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