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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銀, 지점 80% 폐쇄 논란 정치권까지 번져... 도대체 무슨일이

노조 “해고를 중단하고, 금융공공성 수호하라” VS 사측 “폐점은 경영상 판단, 인력감축은 없다”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한국씨티은행 80% 폐점에 따라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논란이 내부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이 기자회견을 열어 은행 측의 점포폐쇄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이 박진회 한국 씨티은행장을 직접 만나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점점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오는 77일 구리지점과 역삼동지점 등 5개 지점을 시작으로 진행되는 점포폐점을 앞두고, 노사 간 어떤 갈등을 겪고 있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전국 126개 지점 중 101개 폐쇄 사실상의 정리해고

 

씨티은행은 지난 327, 전국지점 126(소비자금융영업 점기준)101곳을 폐쇄하고, 거점별 25개의 통합지점으로 축소 운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점폐쇄 이후 전화·인터넷·모바일 등 다양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역삼동 아남타워 씨티폰부서 내 고객가치센터(인바운 드)는 고객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상담을 해오면, 이를 응대하는 업무에 집중한다. 또 서울 창신동 씨티은행 본점 TM 부서 내 고객집중센터(아웃바운드)DB를 통해 고객에게 먼저 접촉해 금융상품 가입 등의 영업을 하게 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전국 101개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 약 720명 중 절반 이상인 400명 정도는 고객가치센터나 고객집중센터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김호재 씨티은행 노조 홍보부위원장은 지방의 지점을 폐쇄 하면 지방영업점 직원들은 서울로 올라와야 되는데, 여직원의 경우 자녀양육이 거의 불가능해 자연 퇴직할 수밖에 없다직원을 고객센터로 집중시키는 것 자체가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지점 통폐합을 결정한 이유와 관련해 은행측은 자체 분석한 결과, 고객과의 비대면거래가 95% 이상인 상황에서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 기다리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95%는 은 행거래에서 입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나온 수치라며 비밀번호 변경, 방카슈랑스 가입, 통장재발급 등의 경우 빈도수가 적을 뿐 대면거래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출이나 펀드는 모바일뱅킹으로 가능하지만, 모바일앱을 이용할 줄 모르는 사회적 약자는 거래하지 말라는 말이라며 각 시도마다 한개 씩밖에 없는 영업점인 제주, 울산, 천안 등이 폐점될 경우, 해당지역 고객들은 통합된 영업점을 방문하기 위해 시도를 넘나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점여직원, 자녀홀로 두고 격지발령...

못 다니겠으면 나가라는 소리

 

노조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지역의 지점직원 200명 가량은 서울로 편도 2시간 이상의 원거리 출퇴근을 하거나 서울에 마련될 예정인 합숙소에 머물러야 한다. 특히, 전체직원 6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여직원 이 원거리근무를 하게 되면 자녀 양육이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되는데도 이에 대한 사측의 대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김 부위원장은 여직원들에게 원거리출퇴근이나 합숙을 강제하면 자녀양육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가정을 포기하든가, 은행을 그만 두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굳이 콜센터에서 근무시키겠다면 지방에 거주하는 여직원들을 고려해 팀을 지방에 두는 형식으로 대안을 강구할 수 있음에도 사측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 울먹이는 폐점대상 여직원들 인터뷰 영상 캡쳐 <사진-유튜브>


실제 노조가 직원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영상을 보면, 제주지점 A여직원은 혼자라면 어디를 가더라도 출퇴근거리는 상관없지만, 가족들과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서울로 가게 되면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을 봐줄 사람도 없다며 울먹였다. 또 천안지점 B여직원은 첫째는 5살이고 둘째는 3, 뱃속에 셋째도 있는데 원격지에서 근무하라고 하면 애들을 양육할 사람이 없다못 다니겠으면 나가라는 소리로밖에 안 들려 이렇게 나가긴 억울하지만, 애들 때문에 퇴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지방 영업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200여명 가운데 상당수의 직원들은 지역센터를 포함한 지방영업점에서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지방 영업점에서 수도권 지역으로 실제 인사 이동하게 될 직원은 20여명 내외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20명 수준이 완전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인원만 얘기한 것 같은데, 인천이나 수원에서 근무 하다가 서울 한복판으로 오는 것은 원거리근무가 아니냐서울에 있는 센터를 지방에 배치하는 등의 조치가 없다면, 실질적으로 (20명 내외의 인사이동은)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 문제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여성인권연대에 씨티은행 폐점으로 인해 여성근로자들이 경력단절위험에 놓이게 됐고 일과 삶의 균형을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으니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금감원과 금융위에 지속적으로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문제점 중에 하나로 언급하고 있다.

 

폐점 발표 후 고객·자금이탈 놓고, 노사 간 진실게임

 

노조가 입수한 내부문건에 따르면 점포폐점 발표 후 4월과 5월 두 달간 잔액 1,000만원 이상 고객 8,700여명이 감소했다. 특히, 5월에는 4(1,752)대비 4배가 넘는 7,045명이 줄었다. 씨티은행의 전체 고객 수(3월 말 기준, 192만명)를 볼 때 비중이 크진 않지만, 사측이 지난 516~17일 고객들에게 폐점관련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 나타난 수치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객이 줄어들면서 수시입출금과 정기예금 잔액도 4,400여억원 감소했다. 노조가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영상을 보면 천안지점 A 고객은 씨티은행은 외국계 은행이라 서민들이 처음 거래하는데 거부감이 있었다다른 은행보다 좋아서 거래했다기 보다는 지점 직원에게 신뢰를 느껴 거래한 것인데, 폐점한다면 비대면으로 거래할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또 제주지 점 고객인 B씨는 씨티은행과 관계를 맺어온 건 제주에 연고를 뒀던 지점장과의 관계 때문이라며 제주지점을 폐쇄하면 은행을 당장 바꿀 것이라고 했다. 청주지점 고객인 C씨는 적으나 많으나 자산을 위탁하는 건데,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화로 돈을 어떻게 맡기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은 7월 폐점대상 영업점 거래고객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한 이후, 실제로 소수의 고객만 문의해온 점을 볼 때 대부분 비대면거래에 익숙해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통합 안내 문자 메시지를 수신한 전체 고객 중 영업점 통합과 관련해 문의한 고객의 비율은 0.05% 수준이며, 불만을 표시한 고객 비율은 0.0008%에 불과하다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기존 거래가 가능하며 불편이 없다는 것을 대부분의 고객이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측은 또 오히려 수신액이 증가했고, 고객수변동도 유의미 한 숫자가 아니므로 영업점 통폐합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수시입출금예금과 정기예금 잔액의 경우 지난해 말 116,000억원에서 지난 5118,000억원으로 오히려 약 2,0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이탈에 대해서도 씨티골드 프라이빗(CPC·10억원 이상 예치) 고객과 씨티골드(CitiGold·2억원 이상 예치)고객, 씨티 프라이어리티(CP·5,000만원~2억원 예치) 고객 수의 변동은 없다씨티뱅킹(CB·5,000만원 이하 예치) 고객의 경우 무거래 신탁계좌(잔액 없는 계좌)를 정리하면서 소폭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측 입장에 대해 사업자와 수신만 있는 기업체를 포함시켜 지점 통폐합에 영향이 없다고 왜곡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사업자의 경우 특별금리 등으로 언제든지 이동하는 거액 수신 고객으로 일회적인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통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업자 수신은 5월 기준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7,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 씨티뱅킹 고객 감소를 사측이 무거래 신탁계좌가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우리가 배포한)자료에서는 1,000만원 미만 수신 보유 고객은 무거래나 거래정지등 다양 한 사유가 나올 수 있어 일부로 제외했다따라서 (우리가 배포한) 자료가 정확하다. 만약 자료내용이 틀렸더라면 사측은 이미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사 간 갈등에 정치권까지 가세

 

씨티은행 노사는 지점 통폐합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지난 515일 합의에 실패했다. 노조는 즉각 다음날부터 정시 출퇴근과 행내 공모 면접 금지 등 쟁의행위에 돌입했고, 사측은 이에 대해 전광판이나 현수막을 게재해 회사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을 했다며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불을 놨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정치권과 정부까지 가세하면서 단순히 민간기업 내부갈등의 수준을 넘어섰다. 이용득·이학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명은 615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씨티은행 사측은 점포폐쇄를 중단하고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의 계획대로 소비자 상대 영업점 126개 중 101개를 없애면 충남·충북·경남·울산·제주에 씨티은행 점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돼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점포폐쇄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시중은행으로서의 금융 공공성 수호 책무를 저버리고 서민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시도라며 이는 전체 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중심 국정 운영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은 최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면담을 했으며 이 자리에서 점포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620일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한국노총과 정책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 68, 박 은행장이 일자리위원회를 찾아왔고 거기서 세 가지 약속을 했다첫째 약속은 지점 축소에 따른 인력 감축은 없다는 것, 둘째 약속은 지점 축소로 생기는 여 유 인력은 생산성이 낮은 곳에서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보내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것, 셋째는 노사 문제에 대해 앞으로 노조와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도 중재에 나섰다. 씨티은행 노사는 6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의 주재로 열린 면담에서 중단됐던 교섭을 21일부터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교섭에서는 점포 통폐합 문제가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대표단 교섭이 630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라며 타결이 되면 좋지만, 안된다면 강도 높은 파업을 예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씨티은행장 지점축소는 필연적인 선택, 인력감축과 한국철수는 없어

 

씨티은행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자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박 행장은 615일 서울 플라자호텔 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디지털은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씨티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좀 더 빠르게, 한 발 앞서서, 멀리 내다보고 넓게 가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금융 변화 정책은) 갑자기 결정된 것은 아니고 최근 1년 이상 준비해 온 사항이라며 현재 전체 거래의 5%가 발생하는 지점채널에 한국씨티은행의 인원 40%가 배정돼 있는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여러분이 경영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행장은 지점 축소가 향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을 받자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옴니채널을 가진 시중은행을 구현해보자라는 생각일 뿐 이는 모 두 대한민국 노동법 안에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 소비자금융 전략을 실시해도 내부 검토 결과 2020년까지 수익성이 나아지지는 않는다장기 비전으로 2020년 이후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전산 등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점 통폐합이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박 행장은 점포 줄이는 것은 철수와는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생각이라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WM투자, 신규센터의 전산분야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 시장이 큰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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