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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년…‘3·5·10’ 논란은 여전


<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이번 달 말로 1년이 된다. 캔커피, 카네이션 등과 같은 법 시행 초기 혼란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남에 따라 정리된 측면이 있지만, 법이 갖는 모호성과 법 적용 대상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청탁금지법’을 대표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3·5·10 규정’의 상향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일부 산업의 매출 하락 등과 맞물린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청탁금지법’이 시행 1년을 맞는 다. 법이 처음 시행됐을 때는 ‘학생이 교수에게 건네는 캔커피 하나, 스승의 날에 은사에게 카네이션 하나 드리는 것도 안 되느냐’는 등 법 적용에 있어 혼란과 법 해석에 있어 혼선도 많았지만,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더치페이(각자내기) 문화 정착과 접대문화 개선 등 투명사회로 가기 위한 긍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6월 한국갤럽이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청탁금 지법 시행이 잘된 일인가? 잘못된 일인가?’를 묻는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준편차 ±3.1%)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의 68%가 ‘잘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18%였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법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대로, 응답자의 77%가 ‘청탁금지 법’에 대해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높은 연령대는 30대 (73%)였고, 50대(67%), 20대(66%), 60대 이상 (60%)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화이트칼라)이 76%로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고, 가정주부와 학생이 각각 7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자영업 69%, 노동자(블루칼라) 64% 등이었다.


‘청탁금지법’ 시행을 잘된 일로 보는 이유에 대해 긍정평가자 692명의 26%는 ‘부정부패·비리 억제’라고 답했다. ‘부정청탁 억제’는 17%였고, ‘뇌물·뒷돈·촌지·고가선물 억제’ 14%, ‘공정성 강화·투명해짐·차별 없어짐’ 7%, ‘청렴해짐·검소 해짐’ 6% 등이었다. 결국 ‘청탁금지법’에 대한 긍정평가자의 66%가 ‘부정부패 청산·투명성 강화’를 ‘청탁금지법’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청탁금지법이 제정된 후인 작년 11월 한국행정연구원이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5.1%가 청탁금지법 도입 및 시행을 찬성했다. 일반 국민의 76%도 과거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탁·선물을 부적절한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법 적용대상자 중 68.3%가 인맥을 통해 이뤄지던 부탁·요청이 줄었다고 응답했고, 69.8%는 식사, 선물, 경조사 등의 금액이 줄거나 지불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로 접대문화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상반기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국내 상장 제약사 15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접대비 항목이 있는 10개사 중 8개사의 접대비가 감소했다. 접대비 항목이 없는 녹십자, 종근 당, 보령제약, 한독, 동화약품과 지주사 전환에 따라 지난해 8월 1일부로 신설 법인이 된 일동제약은 제외한 결과다. 이들 10개사가 올해 상반기에 접대비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총 52억 145만6,000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4억1,315만5,000원보다 18.89% 감소했다. 


접대비가 가장 많이 감소한 제약사는 유한양행으로, 같은 기간 접대비를 6억205만원에서 1억8,108만3,000원, 69.92% 줄였다. 두 번째로 접대비를 많이 줄인 제약사는 대웅제약이다. 지난해 상반기 7억7,159만6,000원이었던 접대비는 올해 상반기 2억6,814만6,000원 으로 65.25% 감소했다. 동아에스티는 2억4,169만4,000원에 서 9,028만7,000원(62.64% 감소)으로, JW중외제약은 1,127만9,000원에서 600만3,000원(46.78%), 동국제약은 2억1,464만9,000원에서 1억2,266만7,000원(42.85%)으로 접대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삼진제약은 올해 상반기 접대비로 2억3,751만7,000만원을 지출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접대비를 39.45% 줄였고, 대원제약(8,282만9,000원)과 일양약품(2억1,464만9,000원)의 접대비는 각각 31.95%, 28.75% 감소했다. 한미약품(35억497만6,000원)과 광동제약(4억9,327만9,000원)은 같은 기간 접대비가 각각 3.79%, 29.95% 늘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1년…공직사회 변화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민간 기업에서 접대문화 개선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면 공직사회는 법 시행 이후 어떻게 변했을까? 관행적으로 여겨졌던 청탁이나 금품수수 등의 행위가 실제 적발되거나 자발적인 신고가 증가하는 등 청렴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위한 노력과 의지가 나타났다는 것이 권익위의 평가다.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시행 6개월을 맞이해 지난 4월 2만3,852개의 공공기관 운영현황을 조사한 결과 3월 10일 기준 각 공공기관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 건수는 총 2,311건이었다. 신고유형을 살펴보면 금품 등 수수 신고(412 건)는 공직자 등의 자진신고(255건, 62%)가 제3자 신고(157건, 38%)보다 많았고, 현금 2,000만원부터 양주·상품권·음료수까지 금액과 관계없이 반환 및 자진 신고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정청탁 신고(135건)의 경우 제3자 신고가 97건(71.9%), 공직자 등의 자진신고가 38건(28.1%)이었고, 외부강의 등 위반행위(1,764건)는 상한액 초과 사례금 수수가 14건(0.8%), 지연 또는 미신고가 1,750건(99.2%)이었다. 신고사건 중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19건)했거나 법원에 과태료 부과대상 위반행위 통보(38건)를 한 사례는 총 57건이었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로는 한 공직자가 제3자의 인사 청탁에 따라 직원 인사를 진행하다가 적발됐고, 학교 운동부 감독 이 코치의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운동부 학부모들에게 800만원의 금품을 요구한 것이 적발돼 수사의뢰 됐다. 그런가하 면 대학병원 의사가 후배교수들이 갹출해 마련한 700여만 원 상당의 퇴임기념 선물을 수수해 법을 위반했고, 현장조사 에 동행한 피의자가 현금 100만원과 양주 1명을 수사관 차량에 놓아두는 방법으로 금품을 제공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발주 건설공사를 수주한 회사의 현장 대리인이 발주 공공기관 직원 등에게 48만원 상당의 식사와 향응을 제공해 과태료 150만원 처분을 받았고, 공연관련업 무 공직자 2명이 공연예정 공연기획사 대표로부터 각각 5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를 받아 각각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식사 접대를 제공한 기획사 대표와 기획사에도 각각 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



또한 지난달 21일 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28일부터 올해 8월 18일까지 권익위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건수는 총 362건이었다. 세부적으로는 부정청탁 159건, 금품 등 수수 187건, 외부강의 포함 기타 16건 등이다. 지난 1년간 전체 공공기관에 접수된 법 위반 신고건수는 현재 권익위가 집계 중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여겨졌던 청탁이나 접대· 금품수수 행위가 실제적으로 적발·제재되고 있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조사 중인 사건들도 상당수이므로 향 후 수사의뢰나 과태료 부과 사례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법 제정 이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법망을 피해 접대와 향응 제공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올해 3월 종합편성채널 ‘MBN’이 의료보조기 업체의 리베이트 장부에 대한 보도를 한 이후 경찰이 지난달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리베이트에 연루된 병원만 41곳, 의사는 100여명에 달했다. MBN에 따르면 이들 은 업체에 노골적으로 학회지원과 현금, 향응과 성접대를 요구하는 한편, ‘청탁금지법’ 때문에 주변에서 신고를 할 수 있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의 사들은 리베이트나 접대가 기대에 못 미치면 폭언과 욕설까지 했다고 한다.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3·5·10 규정’


식사, 선물, 경조사비 명목으로 공직자가 받을 수 있는 상한액을 정한 ‘3·5·10 규정’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청탁금지 법’은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직무와 관련해서도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금품의 수수를 금지했다. 다만,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 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에서 받을 수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에 따르면 음식물은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것이 ‘3·5·10 규정’이다.



‘3·5·10 규정’의 상한선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농축산업과 자영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상한액이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심각한 매출 감소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농축산물 거래 및 외식업 동향’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4분기 농림어업 GDP는 전기 대비(계절 조정) 2.8%, 전년동기대비 4.8% 감소해 생산 감소 추세가 심화됐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GDP의 경우 같은 해 3분기(계절 조정)보다 0.6% 감소했고, 전년 3분기보다 1.8% 증가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설 명절 때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요 백화점(롯데, 신세계, 현대)과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및 농협하나로마트 등 주요 소매유통업체 7개사를 대상으로 설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실적으로 조사 한 결과 선물세트 판매액은 4,585억원으로 1년 전 5,256억원보다 14.4% 감소했다. 특 히, 국내산 농축산물 설 선물세트 판매액은 1,242억 원으로 작년 설 대비 25.8% 감소해 2015년 판매액보다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쇠고기와 과일 선물세트의 비중이 크게 감소 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산 쇠고기와 과일 설 선물세트 판 매액은 전년대비 각각 24.4%, 31.0% 감소했다.



화훼 역시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올해 2월 10일 기준 분화류는 출하가 전년보다 11.8% 감소했지만, 소비 위축으로 가격도 13.2% 떨어졌다. 그 중에서도 선물용으로 주로 판매되는 난류의 타격이 가장 컸는데, 난류 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101억2,300만원에서 76억6,600만원으로 24.3% 감소했다. 화훼 업에 종사하는 조성호 씨는 “법이 생기기 전에는 물건이 10개 정도 팔렸다면, 지금은 3~4개 정도 밖에 팔리지 않는다. 화환은 10만 원 정도니까 팔려도 화분 같은 것들은 안 팔린다”며 “실물이 왔다갔다 하다보니까 어느 가게에서 화분이 나가면 주변에서 그 가게만 꼭 찍어서 지켜보는 일들이 많다. 게다가 화분까지 하면 금액이 초과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같은 판매 감소의 영향으로 한우 2,2,86억원, 과일 1,074억원, 화훼 390억~438억원의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외식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20~26일까지 709개 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외식업 연말특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식업 운영자의 84.1% 가 전년 12월에 비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고, 52.5%는 10~11월에 비해서도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이들 업체들의 평균 매출감소율은 2015년 12월 대비 36.0%, 지난 해 10~11월 대비 13.8%인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감소로 인 해 전체 응답자의 39.4%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인력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고, 일식당(44.7%)과 한정식집 (44.2%)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휴·폐업 및 업종전환에 대한 고려도 평균 30.6%로 조사됐고, 일식당의 경우는 40.4%에 달했다.


또한 올해 1월 13~20일까지 전국 외식업체 632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탁금지법 상 음식 물 제공 상한액 인식 조사’에서는 ‘청탁금지법’ 이행 이후 매 출감소가 큰 객 단가 3만원 이상 식당 중 81.5%가 상한액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6만4,000원이 적정 상한액이라 고 봤다. 희망한 금액으로 상한액이 조정된다면 현재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87.6%, 매출증가율은 25.1%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론, ‘3·5·10 규정’ 기준가액을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쪽 우세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해당 규정의 기준 가액을 상향하자는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전체의 52%가 ‘소상공인이나 농어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상한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부정청탁, 금품수수를 근절하기 위해 현재가 적당하다’는 응답은 41%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련 단체와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3·5·10 규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농업인단체장 간담회에서 김영란법과 관련해 국내산 농수산물에 대한 예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설·추석 명절 선물용 상품 판매가 줄어들면서 농축산 피해가 매우 크다. 부정부패의 곪고 썩은 상처는 도려내야 하지만, 농업이 완전히 망한 다음에 청산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호소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해당 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꾸준하게 제기 중이다. 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 서 9월 중 ‘3·5·10 규정’의 상한액을 현실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9일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공원에서 열린 제15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충청남도대회에서 “청탁금지법상 선물 상한액을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추석 명절 기간에 우리 농어업인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9월 중 가액기준 현실화 마무리를 위해 관계부처와 적극적인 협의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반부패운동 5개 시민단체(경실련,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는 지난달 19일 공동성명을 내고 “청탁금지법 완화 주장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러 농축산업을 대표하는 농민단체에서 ‘청탁금지법이 청렴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농축산물 소비 위축이 현실화돼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추석 전에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급기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수산 분야에 큰 피해가 되는 선물비의 상한액을 현행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되, 국민의 부담이 큰 경조사비 상한액은 현행 10만원에서 낮춰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지향하는 청탁금지법의 취지는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금품수수의 상한선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고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직무관련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선물의 상한선을 올리라는 것은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고 말했다.


선물 상한액 상향과 더불어 경조사비를 현행보다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시행령 제45조에서는 2018년 12월 31일까지 타당성을 검토해 개선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검토의 주요 내용이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의 가액범위”라면서 “아직 시행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물의 상한액은 올리고 경조사비 상한액을 내리자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비판여론에 대한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김영란 교수 “반대의 뜻 밝혀”


‘청탁금지법’을 만든 김영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도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최근 발간된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에서 ‘3·5·10 규정’이 농축수산업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한우나 굴비라고 해도 1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직무와 관련이 없이 받는 것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 지금도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한우나 굴비를 선물할 수 있는데, 이를 더 완화한다는 것은 직무 관련자에게도 한우나 굴비를 선물할 수 있게 하자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한우나 굴비는 직무 관련성이 있어서 금액 제한 없이 선물해도 된다고 하면 한우나 굴비를 선물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물하지 못하는 사람은 찍히게 되거나 찍힐지도 모른다고 염려하게 될 것이고, 직무의 연결성이나 공직에 대한 신뢰는 물 건너가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이와 같은 입장이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7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탁금지 법이 추석에 친지와 이웃 간 선물을 주고받는데 지장을 초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정 직종의 부진 등의 관점에서 가액을 조정한다면 새 정부의 반부패 정책 기조에도 맞지 않고, 국가의 청렴 이미지 제고에 손상을 준다”면서 관련 주장에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정책과 법에 최소한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안 됐고, 최소한의 경제주기에 (청탁금지법이 미치는 영향을)분석하는데 적어도 1년 이상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농축수산업이나 화훼업 등을 비롯해 그 영역을 넘어서는 거시적인 경제에 미치는 지표들을 검토해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합리적 절차를 거쳐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는 현재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소속 행정연구원에서 청탁금지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연말에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법 개정 방향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국회서 빠진 이해충돌방지법, 연말 입법 추진


한편, ‘청탁금지법’의 한 축이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진 이해충돌방지법의 입법이 추진된다. 지난달 29일 권익위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청탁금지법’을 보완· 강화하기 위한 입법과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해충돌 방지란 공직자가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 하거나 직무와 관련된 외부활동을 막는 것으로,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시된 내용이다. 김영란 교수는 ‘청탁금지법’을 만 들 때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가 하나의 그릇에 담겨야 공직자의 사익추구 금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청탁금지법’ 원 법안의 제1조는 ‘공직자 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부정한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며,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익추구를 금지해 공직과의 이해충돌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공공지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공직자의 청렴성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 고 목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의 한 축이었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세월호 사고 이후 법의 빠른 통과 필요성으로 인해 국회 논의 과정에 서 제외됐다.


권익위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해 사적 이해관계 직무수행 제한, 직무 관련 외부활동 금지, 직무관련자와 거래제한 등 이해충돌 상황에 대한 기준을 보완하고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법(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별도 입법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직자의 민간인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을 방침이다.


‘청탁금지법’ 1년. 시행 초기 말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져왔던 많은 불합리한 행위들이 시정됐고, 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법으로 인해 일부 산업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만큼 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연구·분석을 바탕으로 법의 취지를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들의 피해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방향으로의 법 개정은 필요해 보인다. 앞으로 ‘청탁금지법’이 잘 정착돼 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청탁이 발붙일 수 없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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