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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적폐청산’ vs ‘무능정부’ 대결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때문에 맞은 ‘5·9 조기대선’으 로 정권교체에 성공한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긴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12일 열렸다. 이번 정부 첫 국감인 만큼 여당은 과거 정부에서부터 쌓여온 ‘적폐’를 철저히 지적해 완전히 청산하는 한편,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고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발생한 큰 이슈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무능한 정부의 실정’에 초점을 맞춰 국감에 임했다. 매년 국감 때마다 그렇지만, 정치권은 이번 국감을 시작하면서 정부의 잘못을 시정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국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번 국감도 역시 고함과 비난, 파행이 난무하는 국감이 됐다. 이번 국감 에서 다뤄진 주요 이슈에 대해 알아본다.


※. m이코노미 매거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작성시점 10월20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국정감사가 지난달 12일을 시작으로 2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현 정부 출범한지 불과 5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나라 안으로는 소득불평등과 경제양극화, 청년들의 취업난 등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조작 의혹, ‘탈(脫)원전’으로 대표되는 국가 에너지정책의 대전환, 지난여름 대한민국을 ‘케미컬 포비아(Chemical Phobia)’에 빠지게 했던 살충제 달걀·발암물질 생리대 문제, 허술한 가축방역체계 관리체계 등 살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지난 정부에서 드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관련자들의 처벌도 아직 다 이뤄지지 않았다.


눈을 나라 밖으로 돌리면 당장 위쪽으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들고 각종 도발을 자행하고 있고, 북한의 도발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배치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를 문제 삼아 중국은 경제보복이라는 대국답지 않은 행동을 해 그곳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동맹이라는 미국의 새 대 통령은 우리와 맺었던 자유무역협정(FTA)이 자신들에게 불 리하게 체결됐다면서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경제회복을 위해 돈줄을 풀던 미국은 경제가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자 돈 줄을 다시 죄기 위해 연말 금리인상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 “과거 정부의 민생파탄·국기문란 바로 잡는 국감” vs 한국당 “문 정부 무능·신적폐 심판”


이처럼 나라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현안들이 상당한 시기인 만큼 정치권은 ‘현미경 감사’를 예고하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적폐청산’을 매개로 여야는 본격적인 국감 시작 전 부터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정부 때부터 쌓여온 각종 ‘적폐’들을 모두 들춰내서 이번 기회 에 완전히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을 ‘과거 정부의 민생파탄, 국기문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국감’으로 정의하며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 결해가는 토대를 마련하고, 북의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민생제일 국감’, ‘안보우선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 국정감사는 보수정권 9년의 총체적 국정실패를 되돌아보고, 민생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국정농단의 실체를 국민들 앞에 드러내고 바로 잡는 자리”라면서 “낡고 부패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이 돼야 할 국정감사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온갖 억지주장과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제기에만 몰두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제(10월11일) 자유한국당이 발족시킨 ‘정치보복대책특위’는 누가 봐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자행된 각종 범죄의혹에 대한 정상적인 진상규명을 가로막고, 국회 국정감사를 혼탁하게 만들 정치적 노림수를 드러낸 것”이라며 “국정원과 군의 불법 선거개입, 여론조작 공작, 문화예술인 탄압, 방송장악, 관변단체 자금지원 목적의 기업협박,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와 같은 중대한 사건들에 대한 진상규명 노력이 어떻게 정치보복이라는 것인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말하고 있는 적폐청산은 특정 과거 정권이나 특정 인물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그 원인이 된 국정농단과 헌법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한 이면에 자리 잡은 총체적인 국가시스템 붕괴가 과연 어디서 기인했는지를 엄중히 따져서 드러난 불법행위는 바로 잡고, 국가 체계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심판하는 ‘무능 심판 국감’을 하도록 하겠다”며 현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나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언론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적폐의 동조세력으로서 각인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북핵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급박한 상황에서 한마디로 수준 낮은 정치공작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에 대해서 한심함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린다”면서 “여기서 표현하는 적폐청산 연대라는 것이 여당이 말하는 2중대 3소대 같은 군소정당을 같이 하겠다는 것인지, 이런 군소정당들과 국회 현안을 일방 처리하겠다는 뜻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첫 날 저희 당사를 방문해서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하겠다’고 말한 협지의 정신은 어디로 갔나”라며 “그러면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동이 아닌지 스스로 물어보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거대여당과 야당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전략 속에서 ‘정책국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진일보한 증인채택 모습을 보여줬던 자세를 바탕으로 과거를 들추고 헐뜯기만 하는 국감이 아닌 미래를 통찰하고 바로 세우는 국감, 마구잡이식 호통 대신 철저한 질의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 하는 국감, 갑질하는 국감이 아닌 국정운영의 공동체 정신이 드러나는 국감, 무엇보다 양당정치의 폐해였던 낡은 이념과 퇴행적 진영논리 대신 민생과 국익을 우선하는 국감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바른정당은 국감에서 야당의 고질적인 병폐인 분풀이 국감을 하지 않는 ‘바른 국감’을 하겠다”며 갑질·막말· 부실·무책임국감 등 ‘3대 근절 국감’을 약속했다.


시작부터 파행


이런 각 정당들의 다짐이 무색하게 국감은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교육부 국감 이 가장 먼저 파행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정부기관이 개입해 찬성여론을 조작한 정황이 있다며 교육부에 수사의뢰를 요청한 10월1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교문위원들은 의견서들 을 직접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유 위원장은 “간사 간 합의로 현장 검증은 안 하기로 했으니 어렵다”는 취지로 이를 받아들이기 않았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한국당 의원들은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교문위 한국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과 유 위원장간 언쟁이 몸싸움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후에도 한국당과 민주당 의원간 언쟁은 계속됐고, 밖으로 나간 유 위원장이 자정이 넘어서도 국감장으로 돌아오지 않아 국감은 자동적으로 산회됐다. 여야 의원들의 대립은 다음날에도 이어졌고, 결국 10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감은 1시간30분이나 지연된 11시30분 염동열 의원의 공식사과와 함께 개회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파행된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였다. 13일 법사위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국감에서 야당 법사위원들은 헌재의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문제 삼았다. 국회에서 김 권한대행의 헌재소장 인준을 거부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 권한대행 체제를 인정한 데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김 권한대행 체제의 헌재 자체가 위헌이라며 국감을 거부했다.


김 권한대행의 인사말 전 긴급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청와대의 뜻에 따라 내년 9월까지 이어지는 김 권한대행 체제는 잠정적이고 임시적인 권한대행이 아니라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상의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위장된 헌법재판소장의 지위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에서 헌재소장 후보로서 인준안을 부결한 김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헌재의 권한대행은커녕 헌법재판관의 자격도 없는 사람의 업무보고는 받을 수 없다”고 동조했다.



이에 여당 법사위원들은 김 권한대행 체제가 전혀 문제될 것 이 없다며 반박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 서 한 번도 내년 9월까지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면서 “소장 공백이 장기화할 때 문제를 삼아야지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은 헌재에 대한 보복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세월호 사건 생명권 보호 의무’를 지적한 김이수 재판관에 대한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김 권한대행의 인사말 전 의사진행발언을 받아준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태도도 문제 삼으며 한동안 소란을 빚기도 했다.


이 문제로 법사위의 헌재 국감에서 여야 위원들이 1시간30분가량 공전을 주고받자 권 위원장은 4당 간사를 불러 회의를 나눴고, “김 권한대행이 사퇴하지 않는 이상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는 야당과 그대로 하자는 여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오늘 국감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날 국감 일정을 마쳤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10월13일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에 대한 오후 감사도 파행됐다. 전날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당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점이 조작됐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한 질의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측 위원들이 해수부 국감 주제로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하면서 민주당 측 위원들과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는 현재 해수부에서 조사·지원 하는 우리 상임위의 일이고, 법도 우리가 만들었다”며 “세월 호를 놓고 누구를 비호하려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한·미 FTA 개정, 사드보복 피해 집중 질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국감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피해에 산자부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과 미국이 재기한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한 질의와 질타가 쏟아졌다. 위원들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피해 현 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산자부를 강하게 질책했고,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는 당당하게 임할 것을 주문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롯데마트로부터 자료를 받아봤더니 1~8월 중국 매출은 작년보다 7,500억원이나 줄었고, 올 한 해 전체로는 1조2,250억원의 매출 피해가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대비 70% 가까운 매출 하락”이라며 그동안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 박정 더 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책은행연구소의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피해금액)추산 내용을 보면 7조3,000억원에서 16조2,000억원까지 다양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최근 18조6,000억원까지 예상했고, 산업은행은 22조원이라고 봤다”면서 “그동안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라고 수 도 없이 말했다.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추궁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출 품목 다변화, 미개척 내수시장 확보 등과 관련해 대중 진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아시아, 중남미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FTA 네트워크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운규 산자부 장관은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한 세계무역기구(이하 WTO) 제소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수현 청와 대 대변인이 WTO 제소 가능성을 부인하니까 산업부는 벙어리가 됐다. WTO 제소 카드를 버렸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응할 것”이라면서 “WTO 제소도 분쟁해결절차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제소에 따른 승소 가능성도 살펴봐야 하고, 북핵 도발 상황과 19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도 필요한 상황이다. 청와대와 소통하면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9월14일 “한·중간의 어려운 문제 에 대해서는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지금은 북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WTO에 제소하면 승소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3월 복수의 법무법인에 중국 사드 보복이 WTO 규정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규정 위반이다, WTO에 제소하면 승소가 확실하다는 자문을 받은 적 있나?”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여러 로펌과 전문가들로부터 관광이나 중국의 행위가 WTO에 소송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협상을 통해서 우리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하고, 오늘(10월13일) 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 합의 같은 상황을 다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 개정협상 개시와 관련해 현재 미국과 벌이고 있는 협상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 모두 미국과의 협상에 당당하게 임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했는데, 김 본부장은 “처음부터 FTA 폐기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요구할 경우 향후 FTA가 깨지는 경우도 상정하고 있느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처음부터 협상에 임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가능성에는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철회했고, 오늘 유네스코에서도 철회했다”며 “그럴(FTA도 폐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간파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공동으로 한·미 FTA의 경제효과를 분석하자고 요구 하는 등 너무 세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쪽에서는 너무 세게 나간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미국의 기대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측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농업분야 개방과 관련해서는 “추가 개방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일 우려되는 것이 관세철폐가 유예된 농산물” 이라면서 미국이 추가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김 본부장은 “농업을 건드리면 우리도 미국의 민감한 것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고 미 측에 전달했다”며 “미 의회는 농업에 대해 불만이 없었다. 협상의 지렛대 차원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농업을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한·미 FTA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이 한·미 FTA 개정과 관련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며 공격을 퍼부었고, 더불어민주당은 통상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국회에서 한·미 FTA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하더니 얼마 안 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폐기서한 작성을 공개했다며 개정협의 절차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며 “개정 후 국익에 손해가 갈 때 면피용으로 폐기를 먼저 거론 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2007년 한명숙 당시 총리 등 현재 여권 관계자들이 FTA에 대해서 극찬을 하다가 2011년 국회에서 비준된 이후에는 FTA를 극렬하게 비난했다”며 정부·여당의 FTA 말 바꾸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도 “민주당이 ‘FTA는 을사늑약’이라고 할 정도로 그렇게 반대하고, 홍준표 당시 대표를 매국노 이완용이라고 할 정도로 극렬하게 반대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사업가 출신 트럼프의 전략에 말리 고 있다.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 ‘백운규·김현종 패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에서 FTA를 협상했을 때 저도 화형식도 당하고 매국노라고 불려봤지만, 몇 년 지나고 숫자를 보니 우리에게 나쁘지 않았다”며 “여야 의원들이 잘 도와주면 최상의 결과를 내도록 협상을 잘 하겠다”고 말했다. 현 여권에서 2011 년 한·미 FTA 재협상 당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재협상에서 균형이 깨졌다는 차원에서, 그 자체에 대해서 반대한 것 같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당당함을 잃지 말라는 주문을 주로 했다. 권칠승 의원은 “FTA는 스포츠 게임과 달라 서 일방이 완승을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런데 유독 한·미 FTA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우려가 많은 것 같다” 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그동안 FTA에 대해 당당하게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입장에서 해나가야 한다고 한 만큼 기본적으로 기조는 당당하게 해야 하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이나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말한 내용이 단 한 번도 사실관계에서 어긋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그 통화 자리에 직접 있었기 때 문에 알고 있다”며 “이제 외교나 통상 물제를 갖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그런 정치시대는 벗어나야 한다. 과거에 민주당 정 부에서 그런 점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런 부분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기재위 “면세점 입점 비리 관련자 10명 징계해야” vs 김영문 관세청장 “재심·검찰 수사 진행 중”


10월16일에는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에 대한 국감이 됐다. 여기에서는 지난 정부에 있었던 두산과 한 화의 면세점 입점 비리와 관련된 질문이 김영문 관세청장에 집중됐다.



감사원은 올해 7월11일 2015년 7월(신규)·11월(후속)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및 2016년 신규특허 추가발급과 관련해 입찰 과정에서 평가점수가 잘못 산정돼 경쟁업체간 최종 순위가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개입, 4곳이 추가로 선정된 점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관세청은 관련 자료를 심사 종료 후에 보관하고 있다가 2016년 국감 때 국회로부터 사업 계획서 등 자료제출을 요구받자 자료제출을 하지 않기 위해 보관 중이던 자료를 선정업체에 반환하는가 하면 서울세관은 탈락업체의 서류를 모두 파기했다. 이에 감사원은 관세청장에게 계량항목 평가점수를 잘못 부여하고 관련 자료를 무단으로 파기한 총 10명에 대해 징계하도록 요구하고, 그 중 4 명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협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들 10명은 모두 재심의를 신청했고, 현재 재심의가 진행 중이다.


여당은 이 부분을 공격해 지난 정부에 있었던 적폐를 드러내는데 집중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순 실수라고 해도 엄청난 실수다, 3번이나. 특히 그것도 롯데만 뺐다 넣기 위해서. 그 중간에 뭐가 있었냐면 롯데가 미르·K재단에 기부한 것. 적폐청산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심지어 정권도 바뀌었다. 엄정하게 국민을 대신해서 처리하라고 청장을 보낸 것인데, (관련자들을)부서이동만 시켜 놨다”면서 “감사원 감사 결과만 보더라도 직위해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다그쳤다. 김 청장은 “현재 감사원에서 재심 중이고 감사원의 최종 결정이 아니다”라며 “제가 그 사람들을 비호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 누구나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공권력이 잘못 사용돼서 기관은 기관대로 상처를 받고 기업은 기업대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다 알고 계신다”면서 “그것을 감사원 감사가 어떻게 됐는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임명권자와 국민들의 열망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 이라고 지적했다.



관련해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면세점 특허제를 신고제나 등록제로 풀어버리자는 제안을 했다. 유 의원은 “계속 ‘면세점 특허 심사’라는 말을 쓰는데, 그냥 면세점 면허 심사 아닌가? 굳이 특허라는 말을 쓸 이유가 없다. 특허 같으면 특허청에서 할 일이지 왜 관세청에서 하나?”라면서 “자꾸 무슨 면세점의 신뢰, 경쟁력 이야기를 하는데 관세청에서 이 부분 을 신고제나 등록제로 기준만 정해서 풀어버리는 것이 맞다 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청장은 “다국적 기업이나 대 기업들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 하고, 한국 면세점들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부분이 ‘신뢰’인데, 이것이 깨길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강원랜드 채용비리


이번 국감에서 의원들의 지적을 받은 각종 이슈들 중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씁쓸해하고 가슴 아파 할 부분은 정부·공공 기관 고위직 자녀들에 대한 채용특혜·채용비리일 것이다. 청년실업자 114만명, 올해 9월 기준 청년실업률 9.2%. 대부분은 청년들은 대학 입학 이후 등록금 내고 원하는 직장이나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스펙을 만드느라 엄청난 비용을 쓰기 때문에 졸업 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는 대부분 빚을 지고 있다. 졸업 후 바로 취직이 돼 월급을 받으면서 빚을 갚아나갈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 한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이 될 때 까지 취업 준비를 하면서 부족한 스펙을 준비하느라 비용을 소모한다. 이게 악순환인데, 이번 국감에서 밝혀진 채용비리는 대부분의 청년들과 그 부모들에게 절망과 무기력함을 안 겨주기 충분했다. 게다가 이들이 특혜를 본 기업은 대부분의 청년들이나 구직자들이 입사를 원하는 금융기관, 공기업이었다.



10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우리은행 인사팀에서 작성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약 13조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은행은 지난해 일반 신입사원으로 150명 정도를 채용했는데, 이 문건에 따르면 채용된 신입사원 중 16명이 국가정보원이나 금융감독원, 은 행 주요 고객들의 친인척이었다.


문건에는 총 16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성별, 출신학교 등 신상정보와 이들을 추천한 인사의 이름 그리고 이들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적혀있었다. ‘금융감독원 이상구 부원장(보)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돼 있는 한 지원자의 추천인으로는 우리은행 본부장일 것으로 추정되는 ‘◯◯◯(본)’이라고 표기 돼 있고, ‘국정원 백창훈의 자녀’라는 또 다른 지원자는 ‘우리은행 ◯◯◯ 그룹장’이 추천인으로 돼 있었다. 그런가하면 ‘◯◯부구청장 ◯◯◯의 자녀’라는 지원자의 비고란에는 ‘RAR(Risk Adjusted Return, 위험조정수익) 9억, 급여이체 1,160명, 공금예금 1,930억’라고 표기됐고, ‘국군재정단 연금카드 담당자’라고 적혀있는 지원자의 비고란에는 ‘RAR 2.3억, 연금카드 3만좌, 급여이체 17천건’이라고 돼 있다. 이밖 에 ‘◯◯◯클럽 ◯◯◯회장 자녀’, ‘◯◯◯◯ CFO 자녀’, ‘◯ ◯중앙병원 ◯◯◯이사장 요청’ 등으로 이들 16명은 모두 ‘채용’됐다. 결국 금융감독원의 고위공무원이나 우리은행을 ‘금고’로 사용하고 있는 정부기관 혹은 지자체의 공무원, 은행에 막대한 자산을 맡겨놓고 있는 사람의 자녀들을 우리은 행 간부의 추천을 받은 형식을 취해 최종 합격시켰다는 의심 을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심 의원은 “2016년 하반기 우리은행 공채에 1만7,000명이 지원해서 200명이 최종 합격된 것으로 언론보도를 봤는데, 어 제(10월16일) 물어보니까 200명 중에 50명은 텔레마케팅이다. 그러니까 150명이다. 그러면 이게 경쟁률이 113:1이다. 정 말 한 끗 차이로 합격, 불합격이 결정되는 것이다”라면서 “이 문건을 보는 수십, 수백만 취준생들과 빽 못 써주는 부모님 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일 것이다. 국정원부터 감독 기관에 돼야 할 금융감독원, 그리고 고액 고객의 자녀가 망라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에서 ‘100% 블라인드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추천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말하자면 인적사항은 전혀 채점관들이 모른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제보된 바에 따르면 이 면접관들이 다 연필을 사용하게 한다고 한다”면서 “이 연필 가지고 왜 하도록 하겠나? 사후 에 최종판단할 때 다 지우고 고친다는 뜻 아닌가? 블라인드 100% 채용하면 뭐하나?”라고 강하게 일갈했다. 이어 “시중 은행인 우리은행이 이 정도라면 ‘다른 시중은행은 이런 일이 없을까?’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만하다”며 “금감원은 금감 원 법률 자문관의 검토를 거쳐서 검찰에 수사의뢰, 고발저치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최홍구 금감원장은 “면목없다”면서 “은행권 채용 과정을 검토하고 비리가 발견되면 검찰에도 수사의뢰하겠다”고 답했다.


10월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강원랜드 국감에서는 인사청탁을 한 사람들 중에 권성동·염동열·김 기선·김한표·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포함됐다는 지난달 16일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해당 명단의 입 수 경위를 놓고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이 의 원이 검찰 등을 통해 불법으로 자료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기선 의원은 “이훈 의원은 강원랜드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했지만, 강원랜드가 제출한 자료와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차이가 있다”며 “검찰이나 다른 곳에서 불법적으로 자료를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의 기록에서 흘러나왔다면 권력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자료가  디에서 나왔는지 정치공작차원인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설전은 산업부의 자료요청 경 위 확인을 통해 일단락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강원랜드 채 용비리 관련해 진상파악 차원에서 강원랜드에 감사보고서 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해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19일 기 재위의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 에서 강원랜드 인사비리를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공공기관 인사비리 문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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