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30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약 한 시간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20여분 동안 통화한 지 하루만이다.
양 정상은 이날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도발 및 정부성명 발표와 관련한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은 어제 정부성명을 통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 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다”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지만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며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북한이 스스로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 육·해·공군은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3종류의 미사일을 각각 발사하는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했다”며 “한미 양국이 확고한 연합방위 태세를 토대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오판을 방지토록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위협에 대응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또 첨단 군사자산 획득 등을 통해 방위력 강화를 이루려는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미국의 굳건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