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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옥상두 한·호 정경포럼 회장 "재외동포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필요"



한·호 정경포럼이 지난 11월8일 서울 양재동 K 호텔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한·호 정경포럼은 1회에서 3 회까지는 호주에서 열리다가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한·호 정경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호주 시드니 인근 스트라스필드시에서 시의원과 부시장, 그리고 시장까지 역임한 바 있는 옥상두 씨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호 주 유학생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정착해 시민권을 얻은 호주 1세대다. 


어느 나라든지 이민 1세대가 정치인으로 진출한다는 건 극히 어려운데, 그는 호주 정치인의 권유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뒤 친화력과 열정, 참신한 아이디어로 정치인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스트라스필드 내 타민족 이민자들과도 좋은 유대 관계를 맺으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현재 시의원직을 내려놓은 그는 한·호 정경포럼 회장과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지지기반을 다진 뒤 내년이나 2019년에 주 상원 의원 혹은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할 예정인데 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를 서울에서 만나 한국과 호주 간 비즈니 스 가능성과 재외동포의 정체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대담자 : 이상용 M이코노미 편집주간, 옥상두 한·호 정경포럼 회장)


Q. 이번 한·호 정경포럼이 한국에서는 처음 열렸다고 들었는데요. 포럼 개최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요? 


A.  한·호 정경포럼은 2014년에 설립해서 3회 연속 호주에서 개최하다가 올해 한국에서 개최한 것이 무엇보다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교류 성격의 민간 포럼들이 있겠습니다만, 한·호 정경포럼과 같은 민간단체가 모국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이 행사를 기획할 때는 한·호 정경포럼이 그 이름에 걸맞게 한국에서도 개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이번에 행사를 가지면서 뜻밖의 큰 호응에 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국의 재외동포단체들도 모국에서 이런 민간 행사를 많이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이런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모국의 인사들과 더 가까이 하고 아울러 정치외교는 물론 경제와 사회, 문화면에서 상호 이해를 높이고 그만큼 비즈니스 기회도 넓어질 거란 확신을 가졌습니다. 11월8일 양재동 K 호텔 3층에서 열었는데요. 저는 이번에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150여명 정도 초청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참석자들이 크게 늘어나 500여 명이 참석해서 호텔 측에 요청해 대회의장으로 공간을 텄습니다. 한국의 기업인들이 호주 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한·호 정경포럼의 할 일이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웃음) 




Q. 한·호 정경포럼의 창립 당시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A. 저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늦깎이 유학을 갔습니다. 정치학을 공부했는데요, 호주에 가보니까, 호주인들이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대학과 국회 도서관에 가봐도 한국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자료는 굉장히 많은데 한국자료는 존재 자체가 없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2012년부터 스트라스필드 시의원으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요, 다른 민족 이민자 행사에 가보면 호주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하는 것을 봤습니다만, 우리 한인 커뮤니티에는 그런 모임도 없었고 호주의 정치인들을 만날 기회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4년 한국과 호주 간에 FTA가 체결되는 것을 계기로 제가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한국과 호주 간에 경제교 류가 활성화될 텐데 한·호 정경포럼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그 당시 연방 의원이었던 크랙 론디에게 말씀을 드렸지요. 현재 그 분은 연방 산업부 차관인데요, 저의 제의에 적극 찬성하고 도와줬습니다. 그 제안을 한지 2개월 만에 첫 한·호 정경포럼을 개최했습니다. 그 분이 첫 포럼에 연방과 주 정치인들을 초청해줬습니다. 그 자리에 한·호 FTA 주무장관도 참석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참석했습니다. 


우리 교민들도 처음으로 호주 정치인들과 각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 전에는 한인커뮤니티가 정치인들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리 행사는 포럼만 하는 것이 아니라 4시간에 걸쳐 저녁을 같이 먹으니까, 현직 정치인들과 경제인들과 애로 사항이나 비즈니스 얘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습니다. 호주 정치인들도 한인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할 수밖 에 없습니다. 국가 간 교류에서 정부나 코트라 등의 공적 기관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우리와 같은 민간 베이스의 단체들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기업인들은 민간 단체를 통한 교류를 더 편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호주 진출에 대한 관 심이 무척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Q. 그러면 한·호 정경포럼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지요? 


A. 저는 3가지 모토를 갖고 있습니다. 피플과 피플 사이(P2P), 비즈니스와 비즈니스 사이(B2B), 세대와 세대 사이(G2G)의 교류를 진작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정치와 경제가 양날개처럼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 나라를 파악할 때 한쪽면만 봐서는 안 됩니다. 호주의 연방 정부와 지방정부 시스템을 알아야 호주 경제가 어떻게 돌아 가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Q. 한국은 정치와 경제가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 는 경제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과거 정경유착에 대한 나쁜 인식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사실상 현실적이지 않은 견해라고 할 수 있죠. 옥상두 회장의 견해에 공감이 갑니다. 정치와 경제가 하나의 생태계에서 상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존재 인데, 이를 굳이 부인하고 안 그런 척하고, 멀리하는 것은 정 상적이지 않은 듯합니다. 정치인이 되기 전에 한·호 문화재단 활동도 많이 하셨지요?


A. 2004년에 한호 문화재단이 처음 설립될 때에 사무총장을 맡았고 나중에 이사장을 지냈습니다. 4년 넘게 일했습니다. 한인들의 호주이민역사가 50년이 넘어서면서 자녀들의 정체성 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 저도 딸을 두고 있는 입장에서 2세, 3세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한·호 문화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확신한 것은 외국에서 이민으로 살더라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저는 호주에 이민 갔을 때 한국은 20년쯤 지나면 선진국 대열로 발전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호주에 사는 동포들도 모국인 한국을 배경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인2세, 3세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호주인을 비롯해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다문화시대입니다. 외모가 한국인이면 아무리 호주 태생이라고 해도 외국인들은 한국인으로 봅니다. 그럴 때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고 한국문화와 역사를 모른다면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한·호 문화재단에 있으면서 제가 처음으로 K-아이돌 콘텐스트를 주최했습니다. 호주 청년세대에게 한국문화를 가장 빨리 확실하게 배우는 수단은 한국의 대중음악과 춤이라고 생각한 거죠. 한인 후세들의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K-아이돌 콘텐스트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한국으로 보내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뮤직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도 했습니다. 호주 내 한국의 날 행사에도 K 아이돌 대회 우승자들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현재는 그 콘텐스트가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Q. 호주에서 한인으로서는 처음 정계로 진출하게 된 것이죠?


A. 한·호문화재단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라스필드 시장을 자주 만나게 됐습니다. 이번 서울 행사에 동 행한 스콧 팔로우 상원의원이 당시에 시장이었습니다. 하루는 그 분이 저에게 정치에 입문할 뜻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스콧 팔로우 의원은 자유당 소속입니다. 자유당은 보수당인 데요, 이제 자유당도 이민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호주는 자유당과 진보색깔의 노동당의 양당 체제 입니다. 


당시 시의원 선거를 5개월 남겨놓고 있어서 후보자를 발굴할 시기였습니다. 한인들은 이민자니까, 으레 노동당 을 지지했습니다. 자유당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고요.  제가 입당하면 뭘 해주겠느냐고 물었지요. 그는 저를 시의원 후보로 공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원래 당원으로 입당하고 난 뒤 6개월이 지나야 의원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데, 저는 특별 케이스로 5개월 만에 공천을 받고 출마했습니다. 


한인으로서 처음으로 스트라스필드 시의원으로 출마하자 동포사회가 들썩거렸습니다. 2008년에 첫 출마해 한인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열심히 뛰었으나 근소한 표차로 떨어졌습니다. 처음 나서기도 해서 한인들은 저의 당 소속과는 상관 없이 전폭적으로 밀어줘서 선거 기부금도 많이 모아줬습니다. 4년 뒤에 두 번째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Q. 어떻게 선거운동을 했습니까?


A. 주로 역 앞 거리에서 새벽부터 나가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토요일과 휴일에는 쇼핑센터 앞에서 유권자들을 접촉했습니다. 또 가가호호 일일이 방문하여 그들의 민원과 건의 사항을 들었습니다. 한인들에게 실제로 이민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당은 자유당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저를 보고 그 전에 노동당을 무조건 지지하던 분들이 많이 자유당으로 돌아섰습니다. 2008년 선거에서 당후보 3번을 받아 제 앞에 2명이 당선되고 제가 떨어졌습니다. 


2012년 선거에는 2번을 받았습니다. 보통 2번까지는 당선권이이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지 않습니다만 저는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벌였습니다. 그때 어떤 동 포가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 가만히 있어도 당선될 텐데’ 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나의 동료들을 위해서 끝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호주 선거는 한 달 정도는 열심히 발로 뛰어야 합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치하기 어렵습니다. 그 선거에서 자유당은 3번까지 무난히 당선되고 4번도 당선될 뻔했습니다. 우리 자유당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시장을 지낸 스트라스필드 시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A. 스트라스필드 시의 인구는 4만5천명 정도됩니 다. 호주에서도 유명한 부유한 지역입니다. 시드니의 부자들이 큰 저택의 별장지로 조성했던 곳입니다. 시드니 도심지에 서 열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 위치였기 때문에 역 주변으 로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호주 내에서 다민족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스트라스필드에서 승리하는 당이 연방정부를 장악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론들이 항상 스트리스필드의 선거를 자세히 보도하고 향방을 주시합니다. 


한인들은 다민족 이민자 중에서 숫자는 적지만 한인표가 어디로 쏠리는가에 따라 당락이 좌우됩니다. 한인들의 표가 스트라스필드 선거구에서 일종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유당과 노동당은 한인들의 지지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왜냐하면 자유당과 노동당의 표차가 1-2%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인들은 전체 유권자의 5.6%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결집성이 강한 집단이므로 정치인들이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인들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아 한인 정치인이 있는 당을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다민족 이민자들이 모여 있는 스트라스 필드의 표심은 호주 전체의 민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Q. 시장으로 있으면서 코리아기념정원 건설 사업 을 추진했었죠?


A. 제가 시장과 부시장으로 재직할 때 코리아기념 정원사업을 건설하기로 하고 기공식까지 했으나 제가 떠나고 난 뒤에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초 장소로 선정된 곳이 개발되면서 다른 장소로 옮겼는데, 그곳 주민들과 의원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민자들도 왜 한국정원만 세우느냐고 반대편에 가세 한 것이죠. 제가 한국정원을 건설하려고 한 것은 호주에 와 보시면 아시겠지만 호주 곳곳에 일본정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드니 달링 하버에는 굉장히 큰 차이나정원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 명소입니다. 


한국정원은 호주에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중국과 일본정원들을 보고 한국의 전통정원을 꼭 호주에 세워야 하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한국정원은 한국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 않습니까. 제가 정치인으로 나서기 전에 한호문화재단에 있을 때부터 스트라스필드에 건의를 해왔던 사업이었습니다. 사업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부터 제가 드라이브를 걸어볼 작정입니다. 작년에 시의원의 임기를 끝낸 뒤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자유당에서 공천을 받았습니다. 


한인사회에서 크게 환영했습니다. 제가 스트리스필드 시의원과 부시장, 시장을 다 했습니다. 다만 그것들은 보수가 없는 봉사직입니다. 사무실과 차는 제공되지만 봉급이 없습니다. 그러나 연방 상윈 의원과 주 의원은 직업 정치인으로서 보수를 받습니다. 시의원과는 차원이 다르지요. 호주 이민사회에서 중국계와 중동계, 동남아시아계가 있지만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은 것은 제가 처 음이었습니다. 작년에 연방 상원의원에서는 떨어졌으나 내년이나 내후년에 연방 상원의원이나 주 상원의원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시의원으로서는 해볼 것 다해봤으니까, 그 다음 단계로 진출해야지요. 사실 연방 상원의원으 로서 공천을 받은 것만으로도 큰 영예로 여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간 민간인으로서 열심히 기반을 다져나갈 각오입니 다. 


Q.  한인들의 호주 내에서 위치는 어떻습니까? 


A. 1970년대와 80년대, 호주 이민초기에는 주로 청소업, 식당업, 건설노동자로 종사했습니다. 지금은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 다양한 전문직에 많이 진출해 있고 기업가들도 많습니다. 호주 내에서 한인들의 경제수준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Q. 미국이나 유럽 동포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한인 후세들이 정체성 문제로 내적인 갈등을 많이 겪고 있습니 다. 정체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A.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한국인은 외국에 살더라도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딸 두 명이 호주 공무원으로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한국어와 한국의 정신과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은 물론이고 소설도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야 한국에서 와서 한국인들과 자연스레 대화를 나눌 수 있지요. 한국은 이제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호주인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럴 때 한국어도 모르고 한국의 역사와 정신, 문화를 잘 모른다고 통할 수 있겠습니까. 작년에 재외동포재단이 전 세계 한인 정치인들을 초청했는데요, 카자흐스탄에서 온 동포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것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했습니다. 러시아말은 할 줄 알면서 모국어를 모르는 겁니다. 오늘날에는 다국어 언어시대입니다. 유럽인은 여러 개 언어를 구사합니 다. 그런데 한인 동포가 모국어도 모르고 영어만 한다고 되겠 습니까.


한국인과 한국어로 자유자재로 얘기해야 한국을 깊이 알 수 있고 비즈니스도 잘 할 수 있습니다. 해외동포라도 한국어를 모르면 외국인일 뿐입니다. 제 딸한테 그랬죠. 아빠는 이민 1세대로 호주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영어로 쓰지 않느냐, 너희들도 한국에서 한국어로 석사 논문을 쓸 정도 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그랬더니 수긍을 하더군요. 


Q.  언어는 어려서 배워야 하는데, 이민자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쳐야 되겠군요. 마지막으로 한국과 호주 간 비즈니스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호주에는 외국 투자가 활발합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중국 건설사도 들어와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거의 없어요. 흔히 호주의 고임금을 거론하며 투자를 꺼려할지도 모릅니다만, 노동생산 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면 고임금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습니 다. 호주는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투자 회수가 보장되는 나라입니다. 호주는 2차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제조업이 들어와도 괜찮습니다. 


3차 산업의 경우,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의료, 병원, 요양사업 등에서 유리하다고 봅니다. 한국기업가들이 호주 인구가 작다고 해서 시장이 작다고만 생각하는데, 그건 단견입니다. 중국 자본들이 그걸 모르고 많이 진출하겠습니까. 호주는 유럽과 미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습니다. 싱가폴이 세계경제의 허브인 것처럼, 시드니도 하나의 허브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호주는 유럽과 미국 문화가 녹아 있으면서 아시아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호주는 상호 보완되는 요소가 너무 많은데 서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호 정경포럼이 양 국의 교류발전에 미력하나마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켜 봐주시기 바랍니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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