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북한 공식 서열 2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방남할 예정인 가운데, 그의 방문이 향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남과 김여정,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북한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은 11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 계획인데, 그동안 문 대통령과 따로 면담하고, 개막식에 참석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8일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그만큼 진정성이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남한의 발전상 및 남한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두혈통 김여정이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은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진행하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 트럼프 대통령이 장녀 이방카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도 고려했을 것”이라면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단장이지만, 김여정은 대표단의 활동을 좌우할 실세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만30세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돼 북한을 이끌어가는 30명 내외의 핵심 그룹에 공식적으로 포함됐다. 이는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1946년생)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김경희는 만30세에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에 임명됐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직에 보선돼 북한을 이끌어가는 약100명 내외의 핵심 엘리트 그룹에 들어간 것은 만42세 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에 선출된 것은 44세 때였다.
김여정은 지난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되기 전까지만 해도 각종 공식행사에서 김정은이 수상자들에게 수여할 메달 등을 김정은에게 전달하거나 김정은이 받은 꽃다발은 건네받는 등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쳤지만, 선출 이후에는 김정은과 나란히 걸으며 대화하거나 주석단 맨 앞줄에 앉는 등 지위가 현저하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