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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훈 칼럼> 지방공무원의 사명의식 실종


모든 공무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을 위한 투철한 사명의식이다. 그러나  우리 공무원들의 사명의식은 실종된지는 오래된 것 같다. 정부부처나 대도시의 공무원들은 그나마 낫다. 지방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먼 나라 얘기다. 사실 지방 공무원의 일은 찾으면 끝없이 없지만 하지 않으려면 안 해도 전혀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혹자는 노량진 고시촌 에서 컵라면 먹으며 시험문제 달달 외우던 공시생들에게 지방자치를 맡기면 어떻게 되냐고 걱정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지방분권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방 공무원들의 애국심과 사명감은 과연 있는지 궁금하다.


필자를 만난 한 지방 공무원은 “영혼 없는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는 공무원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탄했다. 열심히 일하려고 하면 오히려 이상해지는 조직이 공무원조직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겐 국가관과 지역민에 대한 봉사정신은 사라진지 오래라는 것이다. 그는 일부 양심 있는 공무원들도 있지만 이들이 일을 찾아서 만들어 보려고 애쓰면 할수록 일을 하지 않고 줄만 찾는 공무원들에게 왕따가 된다고 말했다.


지방의 황제나 마찬가지인 지방 공무원들은 얄팍한 권한으로 하청업체들 위에서 군림하기도 한다. 4년마다 바뀌는 지방 단체장들의 비위만 적당히 맞추면 그만인 이들이 지방의 곳간을 걱정이나 하겠는가. 양심 없는 방조자로 전락한 그들에게 출세를 담보로 한 윗선의 지시는 교묘한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 부당한 지시에 맞서야 공무원을 정략적인 도구로 이용하려는 권력이 사라질
텐데 자신의 뱃속을 채우기에 급급한 몇몇의 공무원들 때문에 지저분한 거래의 연결고리는 끊 길 줄 모르고 진행되고 있다.


김치통 돈다발 사건


영혼 없는 지방직 공무원의 대표적 사례가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어난 ‘김치통 돈다발’ 사건이 다. ‘김치통 돈다발’ 사건은 군수의 심부름으로 뇌물 받은 돈의 일부를 군 공무원이 김치통에 담 아 집 주변 땅속에 묻은 사건이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검찰이 토착비리 수사에 나서 자, 이들이 숨겨 뒀던 돈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수사발표에 따르면 한 군청 공무원은 지난해 9월부터 군 관급공사 브로커로부터 2억2,500만원을 받아 군수에게 1 억5,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돈 을 플라스틱 김치통에 담아 자신의 집 마당에 숨겼다.


지방 공무원 B씨는 이 사건을 두고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방 공무원들이 왜 이렇게 타락의 길로 접어들 었을까? B씨는 “‘철밥통’이라는 안정된 직업에 위협이 될 줄 알면서도 단체장의 비리가담과 부당 지시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영혼 없는 공무원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장이나 군수·구청장에게 ‘찍히면’ 3선까지 연임할 경우 최장 12년간 한직에서 맴돌다 퇴직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단체장은 지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쥔 황제여서 제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위 사건에서 공무원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서 스스로 업자를 찾아 돈을 받아 왔고 불리해지니까 자수했다. 명예보다 돈을 선택한 추악한 모습. 물론 공무원으로서 단체장의 지시가 부당해도 쉽게 거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지시를 따라 성공해서 인사상 혜택을 받았다고 하자. 양심을 저버리는 부끄러운 행동 앞에서 과연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스스로가 모험을 자처하는 공무원도 꽤 있다고 하니 한심할 뿐이다.



승진이라는 목줄에 이끌려 측근을 이용해 단체장의 마음을 사려다 걸린 범죄도 있다. 전남 모 군청 공무원은 군수와 친한 사이니 사무관으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건설업자의 말을 듣고 8,000만원을 건넸다가 지난해 4월 적발됐다. 경북의 한 시청 공무원은 시장 친인척에게 인사 청탁하며 2,000만원을 줬다가 지난해 10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지난 1월 모 군청 공무원 심모(56)씨에게 징역 1년에 집 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심씨는 사무관 승진 후보 1순위인데도 번번이 좌절되자 지난해 3월 아내·처제와 3,000만원을 마련한 뒤 청원경찰을 통해 비서실장에게 승진 청탁조로 전달 한 혐의로 기소됐다. 모두가 자신의 승진에 목숨을 거는 영혼 없는 지방 공무원들의 초라한 모습들이다.


위에서 아래까지 줄줄이 부패


최근 몇년 사이 대한민국의 민낯은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대통령부터 시작해 정치권, 법조계 심지어 지방직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부패할 대로 부패했다. 입으로는 청렴도를 외치면서 검은 돈에 이끌려 영혼까지 팔아버린 초라한 이들. 최근 몇년 사이 사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길을 열어 줘야 하지만 실종된 국가의 도움은 애초 포기한 상태다.


이들에겐 오직 희생정신과 투철한 사명의식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에겐 이들의 치열한 경쟁은 먼 나라 얘기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가진 공무 원이 많아져야 한다. 희생정신 없는, 비리공무원들은 과감하 게 퇴출시켜야 한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돈 벌어 출세하고 싶은 사람은 공무원보다는 일반기업으로 가야 한다.


또 단체 장의 비리를 고발하는 공무원은 보호해야 올바른 공직문화가 만들어진다. 한 지방 공무원은 “단체장의 비리를 고발하 기 어려운 점이 지역에 묶인 연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울과 같은 대도시 정치와 다르게 중소지역은 공무원들이 학 연이나 지연으로 끈끈하게 묶여 있어서 거절하기가 어렵다 는 것. 풀뿌리 민주주의를 성장시키려면 부패한 지방정치를 수술대 위해 올려놓고 곪은 상처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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