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소비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명절 이동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광공업생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생산 관련 지표의 개선 추세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비투자의 양호한 흐름이 점차 약해지는 가운데, 건설투자가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투자 관련 지표는 점차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대외여건이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는 한편, 소비 개선의 영향으로 성장 추세가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KDI는 “수출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나, 세계교역량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선행지수 등이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수출 경기가 단기간에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심리가 양호한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매판매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반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2월 전산업생산은 설 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3일) 감소로 광공업생산이 전월(4.3%)의 증가에서 6.4% 감소로 전환됐고, 서비스업생산도 전월보다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됐지만, 경기 개선 추세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는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12.1%)와 운송장비(3.4%) 모두 증가폭이 감소하면서 전월(21.6%)보다 낮은 9.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 증가폭이 2월 줄어든 가운데, 3월 기계류 수입액 속보치도 1월(21.8%)보다 낮은 10.0%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선비투자 관련 지표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건설투자 역시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 및 토목 모두 추세적으로 둔화하면서 0.9% 증가에 그쳤다.
KDI는 주택준공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5만2,000호, 28.1%)했지만, 주택인·허가가 감소(-12.5%)하고 있어 향후 건설기성은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수주(경상)은 1월(39.3%)에 토목 부문에서 나타났단 대규모 수주 효과가 사라지면서 38.9% 감소로 전환됐다.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비내구재 소비를 중심으로 1월 1.2% 증가에서 6.3% 증가로 크게 늘었다.
3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6.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1~2월 수출(12.8%)보다는 증가폭이 줄었다.
수입 역시 소비재(12.2%), 자본재(7.5%) 등을 중심으로 5.0% 증가했으나, 1~2월(18.2%)에 비해 증가폭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