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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융권 채용비리, 의심만으로는 처벌 안 돼

적폐 청산, 이제 옥석 가려야

우리나라의 정부기관이나 언론은 종종 선진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을 버젓이 벌인다. 왜 금융감독원이 민간은행의 채용까지 조사하고 그걸 공표하고 검찰에 자료를 넘기는가. 또 요즘 한국 언론들을 보면 이게 약자를 위한 언론인지 강자를 위한 언론인지 구분이 안 간다. 언론은 채용되는 사원 후보 대 은행 간을 놓고 후자를 강자로 놓고 보는 모양인데, 참으로 단순한 사고다. 금융감독원 대 은행에서 후자가 약자인 것은 차지하고라도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떤 기업이든 입사자를 뽑는데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 모르는가

 

하나은행의 채용은 어디까지나 은행 자체 내에서 판단해 할 일이다. 무슨 공개 경쟁시험을 한 것도 아니고 추천을 받아서 채용하는 것이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뽑든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다. 최종 채용 여부는 여러 점수를 보고 해당 기업의 사정과 형편을 봐서 뽑는 것이다.

 

과거 산업시대에는 임금이 낮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필기시험 중심으로 대거 채용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전반적으로 임금이 높아진 현재의 채용방식은 소수의 인원을 신중하게 뽑는 방식으로 정착돼 있다. 더욱이 선망의 일자리인 은행원은 면접 중심으로, 은행마다 특수 사정에 적합한 인물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외부에서 공정성을 판단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민간기업의 인력채용을 조사하고 공정성 여부를 따지는지 잘 모르겠다. 서류면접과 실무면접, 임원면접의 세 토막으로 나눌 경우, 당연히 임원면접의 비중이 가장 높고, 그리해야 한다. 서류면접은 그냥 커트라인 통과일 뿐이다. 실무면접도 중요하긴 해도 실무자들은 실무능력만 본다. 최종적으로 임원들이 그 사람이 조직 생활에 적합한지,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지 등 여러 가지를 판단해 뽑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뽑는 것이 공정하게 뽑는 것인가. 어차피 서류 심사와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은 다 주관적이다다만 청탁을 받고 무조건 채용한 것이라면 문제는 있다. 그런데 청탁을 받았는데, 막상 그 사람을 면접해서 좋은 동량인 것 같아 뽑았다면 어쩔 것인가. 청탁 자체만을 갖고 따지기엔 애초부터 무리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의심스럽다고 하여 정황 증거만으로 처벌을 몰고 가는 것은 안 된다.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을 막기 위한 것이 법의 정신일진대 정황 증거만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죄를 털어내 구속시키는 것은 없었으면 한다.

 

남녀 비율의 문제도 그렇다. 회사의 내부 방침이란 것이 있다. 이를 테면 직원 5명을 뽑을 예정인데, 최종면접 이전 후보 순위에서 1등에서 5등까지 여성들이 차지했다고 치자. 시험 성적대로 뽑으면 남성 직원을 한 사람을 뽑지 못할 지경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인가.

 

여선생님이 많은 초등학교의 선생님을 뽑는데 남성에게 가산점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사람 뽑는 게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고, 경우의 수가 많다. 그러므로 직원 채용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다 간섭하다간 부작용만 더 커질 게 틀림없다. 금융감독원은 본연의 임무도 산더미처럼 많을 텐데 민간은행의 사원 채용에는 간섭하지 말았으면 한다. 설사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경고정도로 그칠 일이다. 더더구나 검찰이 나선다는 건 어색해 보인다. 국민은행의 경우에도 굳이 인사담당자들을 구속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큰 칼로 모기를 잡으려고 덤벼든 꼴, 검찰 체신에 맞지 않는 듯하다.

 

한국 언론은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다짜고짜로 벌떼처럼 달려들고 비판하고, 그것도 모자라 수사기관의 조사를 촉구하는 행태도 이제는 자제했으면 한다. 또 일만 터졌다 하면 정부 보고 해결하라고 다그친다. 한국 언론들의 무책임한 글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는지 또 쓸데없는 정부 규제가 얼마나 증가하고 있는지 자성해야 한다.

 

이제 검찰과 언론은 권력보다는 약자의 형편을 더 살피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규제산업인 금융권이 권력에 약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검찰과 언론이 현재 권력 편에 서서 적폐청산을 한다며 우리 사회의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기관 등을 상대로 칼을 휘둘러 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다. 적폐청산을 한다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이제는 옥석을 구분하여야 한다.

 

한 사람의 은행장이 되려면 수십 년의 공부와 경험, 간난고초를 거쳐야 도달하는 자리다. 사회가 길러낸 인재를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것은 사회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검찰과 경찰이 모 기관의 전현직 수장이나 관계자들을 수사한다는 보도를 본다. 이래가지고야 기관장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더 이상 억울한 사람들을 만들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우리 각자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운명의 거미줄에 놓여 있는 인생이지 않은가.


◀M이코노미뉴스 수석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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