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전격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19일 오전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의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다. 후속하는 다른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년 8월 하순에 열리는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훈련(CPX) UFG 연습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이다.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3대 한미연합훈련은 이외에도 키리졸브(KR) 연습, 독수리(FE) 훈련이 있다. 이들 훈련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에 따라 실시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한미 국방부의 판단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연합훈련 유예라는 저희 조치가 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기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제한된다”고 답했다.

서스펜드(suspend)라는 단어를 ‘중단’이 아닌 ‘유예’로 번역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을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한 한미 정부에서 결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은 잠정적으로 중지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으면 훈련을 다시 재개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미 국방당국의 이번 결정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의 후속조치라고 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회담 당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 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말을 이해한다면서 “북미 사이에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한 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 게임(war game)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며 한미연합훈련 중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하기도 했다.

한미가 평화적인 남북·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UFG 연습 유예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어떤 후속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