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8일 설정 스님의 거취와 관련해 "(총무원장은) 종단제도권에서 엄중하고도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진제 스님은 이날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이 대독한 종정 교시를 통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유무를 떠나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승가는 율장 정신을 받들어 종헌을 준수하고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 여망에 부응해 여법하게 선거법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진제 스님은 "이제 우리 사부대중은 시시비비의 속박에서 벗어나 상호 자성과 용서로써 수행 본분으로 돌아가 대화합의 장에서 다 함께 중지를 모아 불교 중흥의 대장정에 동참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진제 스님의 발표에 앞서 조계종 교권자주 혁신위원회 위원장인 밀운 스님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체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밀운 스님은 M이코노미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종정스님 자문위원회 위원장과 교권자주 혁신위원회 위원장 자리까지 다 내버렸다. 종정스님한테 사직서도 보냈다”고 말했다.
진제스님의 차기 총무원장 선출발언에 대해서는 “총무원장이 나가지도 않았는데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냐”면서 “오늘 종정스님 교시는 아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종정스님의 기자회견을 반대했다. 그런데도 오늘 종정 진제스님께서 이런 발표를 냈다. 결국 내가 어른 말씀에 불경죄를 저지른 것이다. 사표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밀운스님은 지난 5일 M이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밀운 스님은 “혁신위원회는 설정 총무원장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위원회이다. 유전자검사에서 사실로 드러나면 총무원장이 나가야 될 것이고, 아니면 총무원장직을 수행하면 된다. 사회의 사법부도 대법원까지 있다. 지금 총무원장에 대해 설(說)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설에 의해 나가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확정되기 전까지는 총무원장은 절대로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