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31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경제정책 전환을 건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말씀을 나눈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다만 경제 정책을 전환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문화일보'는 여권 핵심 관계자의 말을 빌어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각종 경제지표 및 경상수지 악화, 산업경쟁 구조의 취약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청와대 정책 참모 일각에서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가계소득이 올랐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실제로 문 대통령에게 통계와 각종 지표를 들어 현재 일자리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정부가 현 상황이 경제위기라는 점을 인정하고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김광두 부의장이 어제 오후 1시간가량 대통령과 말씀을 나누었다"며 "윤종원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고 했다.
또 "경제정책과 관련된 말씀을 나눴지만, 그간 우리 정부가 주도해온 소득주도성장을 전환하라거나 변경하라는 내용은 아니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그동안 활동 상황에 대해서 보고와 더불어 국민경제자문회의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셨다"며 "운영 방안 중에는 곧 열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줄 것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이 자주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사람 중심 경제의 한 부분"이라며 "소득주도성장 논쟁에 매몰되지 말고 사람 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얘기하자. 백 투 더 베이직. 기본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또 김 부의장이 문 대통령에게 사람 중심 경제의 주요 방안으로 인재 양산, 인력 양성을 건의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부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을 면담한 사실은 맞다. 그러나 기사 내용은 평소 나의 주장을 바탕으로 추측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인 내용의 윤곽은 김 대변인의 설명과 부합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