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소송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 해결 끝을 보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한 방송에서 토론자로 함께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로부터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국내 3대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저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며 "처음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막상 닥쳐오니 걱정도 되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고 했다.
박 의원은 "고(故) 노회찬 의원이 떡값 검사 실명을 폭로했을 때가 떠올랐다"며 "당시에도 온 국민이 노회찬 의원을 지지하고 성원했지만, 결과는 유죄, 의원직 상실로 이어졌다. 그가 힘들어하던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가슴이 아팠는데, 지금은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구나라는 생각에 약간 서글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한유총의 전날 기자회견을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저는 한유총이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반성하는 줄로만 알았다"며 "하지만 아니었다.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배신감이 들었다. 이는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명백히 배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고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유치원 비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커녕, 소송으로 무마해 보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가 보아도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첫 학교이자 처음 만나는 사회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어른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세금이 쓰인 곳에는 당연히 감사가 있어야 한다. 혜택과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한유총의 태도는 그 누구에게도 절대 납득받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처하겠다"며 "국민이 뽑아주신 국회의원으로서의 사명만 생각하겠다. 제가 해야 하는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국민을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