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의 업황 부진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11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전반적으로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투자·고용·수출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악화하자 해당 산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린북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은 2018년 10월 전월대비 0.8% 증가에서 11월은 0.7% 감소로 전환했다.
11월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전기·가스업 등 중심으로 10월보다 감소(1.3%→△1.7%)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증가했지만 금융·보험, 부동산 등의 부진하면서 같은 기간 0.2% 감소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줄면서 5.1% 감소를 기록했고, 건설투자 역시 건축공사 실적이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세(10월 △1.8%, 11월 △0.9%)를 이어갔다.
고용은 서비스업과 건설업 취업자 증가폭이 줄고, 제조업 감소폭이 커지면서 12월 기준 3만4,000명 증가에 그쳤다. 2018년 연간으로는 9만7,000명 증가했다. 평년의 3분의 1를 밑도눈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과 농축수산물 가격의 오름폭 축소 등으로 11월 2.0% 증가에서 12월 1.3% 증가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지난 한 해 동안은 1.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자동차·선박에서 증가했지만, 가전·무선통신기기가 줄면서 작년 12월 대비 1.2% 감소했다. 다만, 연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소비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11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었으나(△3.8%), 승용차·통신기기 등 내구재(3.3%),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늘어 10월 대비 0.5% 증가했다.
2018년 12월 자동차 내수판매량은 2017년 12월보다 3.3% 늘었다.
백화점 매출액은 같은 기간 0.5% 증가한 반면, 할인점 매출액은 3.6% 감소했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7.1% 늘었고, 한국은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월대비 37.9%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97.2로 전월대비 1.2p 올랐다.
지난해 11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각각 0.2p 하락해 현재 및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각각 8개월, 6개월째 이어졌다.
12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의 경우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 금리인상 혹도 완화 기대 등으로 하락(원화 강세)했다. 국고채 금리 역시 떨어졌다.
12월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수도권에서 상승했지만, 지방에서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하락(△0.01%)를 기록했고, 전세가격은 수도권·지방 모두 하락하면서 전월대비 0.19% 하락했다.
기재부는 “적극적인 재정운용, 양호한 수출·소비 등은 긍정적인 요인이나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 금리인상 가능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대책 및 저소득층·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경제 역동성·포용성 강화를 위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속도감있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