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20일 별세한 가운데 주요 정치권 인사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홍일 의원님께 작별인사를 드렸다"며 "위대한 아버님의 아들이어서 오히려 고난을 겪고 병을 얻어 그것으로 일찍 떠나셨다. 고통 없는 곳에서 안식하소서"라며 애도했다.
이어 "제가 여러 차례 대변인으로 일하던 시절, 의원님께서 기자실에 홍어를 자주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사랑과 눈물이 많으셨던 형님, 감사하다"고 했다.
특히 김 전 의원과 인연이 깊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박 의원은 20일 "김대중 대통령님은 장남 사랑이 지극하셨다. 특히 김홍일 의원께서 당신 때문에 고문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셨다"며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다. "박 실장. 나는 우리 홍일이가 유죄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현금 3천만원(당시에는 5만원권 지폐가 발행되기 전)을 들고 어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원이 없겠어" 대통령님이 제게 하신 말씀"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나라종금사건에 연루된 김 의원은 당시 구속돼있는 대학선배 측근이었던 정 모씨가 검찰의 회유로 '서울호텔 앞에서 현금 3천만원이 든 종이백을 전달하니 김 의원이 받아들고 갔다'라는 허위진술로 유죄가 확정 됐다"며 "당시 김 의원은 3천만원 백은커녕 자기 혼자 일어서지도 못했고 걷지도 못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김 대통령님은 "어떻게 사법부마저" 하시며 못내 아쉬워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 다 잊고 용서하시고 영면하소서. 당신이 그립다"고 했다.
박 의원은 21일에도 글을 올려 ""형님이 아버님께 말씀 드려주십시요" 고문후유증으로 언어소통이 어려워 대통령님과 소통이 안되서 제게 알아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연락해서 나도 무슨 뜻인가 이해 못하니 "글로 써보내"라고 하면 "네"하시던 김홍일 의원!"이라며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더 친절하게 했었어야 했을 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삼가 고인의 영면과 명복을 빈다. 그곳에서 아버님과 함께 화평(和平)의 술 한 잔을 나누시길"라고 했다.
조 수석은 "우리 세대가 겪었던 '야만의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 시대는 변화했지만, 그 변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남겨진 상흔은 깊다"며 "'독재'란 단어가 진정 무엇을 뜻하는 지도 돌아본다. 그리고 그 '독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 그 '독재'를 옹호·찬양했던 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떠올린다"하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정치적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사라졌던가. 나는 '기억의 힘'을 믿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