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중한 국민들의 질타 속에서도 자유한국당에는 소위 '투톱 정치' 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의원은 해당 글을 시작하면서 "진심을 담아 글을 올린다. 이 글을 올리면 또 '내부총질'이라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 하루를 정치하더라도 너무도 뚜렷한 민심 앞에서 눈을 감고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침묵'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지난주 지역구를 돌며, 어림잡아 1,500분 이상의 구민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구민들은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대부분의 구민들은 "자유한국당 뭐하고 있냐"고 혼을 내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정말 한 번 생각해 보자"며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올스톱 시켜놓고, 당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다. 지금 이 정국이 그토록 한가한 상황인지 당 지도부께 충정을 가지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장 의원은 "국회의원들 페이스북엔 온통 지역구에서 구민들과 악수하는 사진들만 넘쳐난다"며 "국회일정이 없으니 당연하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당내에는 ‘침묵의 카르텔’만 흐르고 있다. 건강한 비판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도대체 누굴 위한 정치이고, 누굴 위한 당이냐"며 "정말 싸우려고 한다면, 결기를 가지고 똘똘 뭉쳐 장외로 나가 문재인 정권이 백기를 들 때까지 싸우던지, 아니면 국회 문을 열어 제치고 원내 투쟁을 하던지, 우리가 지금 국민들에게 주고 있는 메시지,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저 혼자 하고있는 이 절규가 메아리없는 외침인 줄은 알지만 구태정치를 바꾸는 밀알'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선거 결과가 나온 후에야 깨닫는다면 그때는 후회해도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