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년인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을 추모하며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를 되새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님은 한국과 일본이 걸어갈 우호·협력의 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일본을 국빈방문해 참의원과 중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참의원 본회의장에서 “일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며, 한국인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당시 연설을 언급한 것은 한일관계 우호증진에 세운 공을 평가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에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998년 오부치 총리와 함께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명문화했고, 양국 국민이 역사의 교훈을 공유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약속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님이 1990년 13일 목숨을 건 단식으로 다시 열어낸 지방자치는 지금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다”며 “‘복지는 인권이다’라는 신념으로 이뤄낸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건강보험의 통합은 ‘전국민 전생애 건강보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8년 세계 최초 초고속 인터넷 상용화로 시작한 IT강국 대한민국은 또 한번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은 오직 국가의 미래를 생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그때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기에 우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치러낼 수 있었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경제라는 담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함께 잘사는 길에 용기 있게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잘 사는 길,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길, 한일간 협력의 길 모두 진전시켜야 할 역사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마음 속에 대통령님은 영원히 인동초이며 행동하는 양심”이라며 “국민의 손을 잡고 반발씩, 끝내 민주주의와 평화를 전진시킨 김대중 대통령님이 계셨기에 오늘 우리는 더 많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1982년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청주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옥중에서 가족에게 보낸 서신의 일부를 인용해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않고, 인내할 때 초조해하지 말며, 후퇴할 때 낙심하지’ 않겠다”면서 “이희호 여사님의 손을 꼭 잡고, 여전히 대한민국을 걱정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