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대 신산업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이 OECD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바이오기업 2,593개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국내 바이오산업 1등 기업인 유한양행의 글로벌 순위는 127위에 그쳤고, 국내 바이오기업 348개사의 매출액(38조1,000억원)을 모두 합쳐도 미국 1위 기업인 존슨앤존슨(91조원)의 4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OECD 국가와의 비교에서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2018년 OECD 국가 22개국 중 한국 바이오산업의 매출액(38조1,000억원)과 영업이익(1조9,000억원)은 각각 9위, 15위로 중하위권이었고, 기업 1개사당 매출액(1,094억원)과 영업이익(53억원)은 각각 17위, 19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특히,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9%로, 폴란드(-7.7%)와 캐나다(-6.4%)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순위인 20위에 그쳤다.
이는 OECD 평균 영업이익률(17.8%)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한경연은 한국 바이오기업의 수익성 부진이 ‘영세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리스크가 높은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대형화를 통한 위험 분산이 필수적이나, 국내 바이오업계는 인수합병이 아직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해 소규모 기업들이 난립하는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수출입은행의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개발에는 평균 1~2조원의 개발비용과 10~15년의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데, 임상 단계가 전체 신약개발 비용의 약 70%를 차지하고, 성공 확률은 5,000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의 바이오기업 수는 348개로, 미국(48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OECD 평균인 118개보다 약 3배가량 많다.
그러나 매출액 총합은 글로벌 10위인 미국 애브비(Abbvie) 1개사 매출(37조9,000억원)과 비슷하고, 2018년 국내 제약분야 인수합병 규모는 미국(1,057억 달러)의 1.9%에 불과한 20억 달러 수준이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바이오산업은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성공 확률은 낮은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산업이므로, 의약품 연구·생산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임상단계 재정지원은 물론,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 관련 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