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과 3선 백재현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 의원과 백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원 의원은 "저는 이번 20대 국회를 끝으로 저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을 준비하면서부터 가져왔던 오래된 생각이었다"고 했다.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이다.
원 의원은 "1992년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30년 가까이 선출직 공직자로 일했다. 부천 시장으로 두 차례, 국회의원으로 다섯 차례 일해 온 매 순간이 제게는 너무나 영광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회상하며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주신 부천시민과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주신 선후배 의원님,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일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당원 동지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제가 처음 정치를 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을 때, "하나님 기준으로 바르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으셨다"며 "저는 "하나님 기준으로 잘할 수 있다고 약속드릴 순 없지만, 사람의 기준으로는 바르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라고도 말했다.
원 의원의 부친은 풀무원 설립자인 원경선 선생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원 의원은 "저는 정의, 실력, 배려를 삶과 정치의 덕목으로 삼고 살아왔다. 학생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삼십대에는 식품회사 풀무원을 창업해 경영했다"며 "그리고 이후의 인생은 정치인으로 일해 왔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우리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칭찬받기보다 비판과 질책의 대상이 돼왔다"며 "그러나 당장 정치를 바꿀 수 없다고 외면하거나 포기하면 희망이 없어진다. 정치인에게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와 함께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책임감 역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저의 소임을 마칩니다만,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 줄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라며 "특히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실현에 앞장섰던 후배 세대 정치인들이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백 의원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백 의원은 "지난 30여 년 동안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를, '자치분권의 실현'을 끊임없이 외쳐 왔다"라며 "광명발전을 이루고, 경기도,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었다.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일'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20대 국회가 5개월 넘게 남아 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그동안 못다 한 일들 최후의 일각까지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했다.
특히 백 의원은 "지난 30여 년 동안 혹시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들, 서운함이 있으셨던 분들에게는 '용서와 화해'를 구한다"며 "이제 저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 다시 한번 광명시민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해찬 대표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오신 두 중진 의원님께서 후배들을 위해 명예로운 결단을 해 주셨다"라며 "두 분께서 국회를 떠나신다니 아쉬운 마음, 그리고 보다 젊은 국회와 후배들을 위한 영단에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해 "원혜영 의원은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동지로서 항상 나라를 위해 자신을 던져 오신 분"이라고 했고 "백재현 의원은 우리 당의 대표적 재정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당의 정책을 이끌어 오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국회를 떠나시는 것이지 당과 민주진보진영을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며 "또 이후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을 위한 역할을 계속하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