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획


친환경 기업, 『파타고니아』 창업자

- 86세 암벽등반가 '이본 쉬나르'의 학교에서 도망치기 - II

미국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올해 86세인 이본 쉬나르(Yvon Shouinard, 1938~ )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출퇴근길 전동차 안에서 그의 자서전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기업인 자서전이 아니야”라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나왔다. “지구를 목적으로, 사업을 수단으로” 한다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인의 글이라기보다는 환경 철학가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 멋진 기업인”이었다. 문장으로 표현된 그의 말은 밑줄을 긋고 외우고 싶을 만큼 격조가 있었다.

 

나는 그의 문장력에 눌려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기까지 했다. 여하튼 이윤과 성장을 추구하지 않고 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기후 위기 시대에 미래의 기업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지면에 정확하게 투사하고 있다. 지난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는 그가 왜 파타고니아의 의류제품을 100% 유기농 면화로 바꾸게 했는지를 알아본다.

 

 

[제2편] 우리는 지구와 건강에 해로운 옷을 입어야만 하는가?


자연파괴에 대해 책임져야 마땅한 자본주의 기업 모델


쉬나르가 초판을 쓰는 데만 15년이 걸렸다는 자서전의 제목은 『Patagonia 파타고니아―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이다. 제목에 걸맞게 표지 사진은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진 뒤 붉게 물든 노을을 앞에 둔 어느 바닷가 모래사장이 배경이다. 그 모래사장 위로 파도가 일직선으로 밀려들어 부서지기 직전, 서핑보드를 든 한 남자가 바다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표지 사진이 그러하니 이 책은 겉표지만 보면 영락없이 파타고니아 해변에서 파도타기를 주제로 다룬 책처럼 보인다. 나 역시 선배가 데리고 간 여의도의 한 서점 여주인이 추천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런 책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기업 경영인으로서 자신의 자서전 표지를 황혼 녘에 서핑보드를 들고 바다로 가는 남자 사진으로 골랐을까? 아마 황혼 녘은 자신의 나이가 86세임을 암시하는 듯하고, 바다
를 향해 서핑보드를 들고 걸어가는 남자는 놀 때 놀면서도 일을 잘하는 전형적인 기업의 규칙에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자 한 것 같았다. 실제로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였다. 그는 책의 프롤로그 말미(末尾)에서 “환경의 붕괴가 목전에 있지만, 우리 사회는 행동을 취할 의지가 부족하고, 무관심, 타성, 상상력의 부재로 인해 집단 마비 상태에 빠져있다”고 했다. 이쯤 되면 이게 기업 경영인으로서 할 소리인가? 의문을 갖게 되지만 곧바로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파타고니아는 통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책임 있는 기업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우리는 끝없이 성장을 필요로 하고 자연 파괴에 대해 책임져야 마땅한 자본주의 모델은 반드시 대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파타고니아와 2천 명의 직원들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세상에 유익하면서도 수익성이 있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의 기업에 입증해 보일 수단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 책을 쓴 목적을 밝히고 있다.

 

 

유독성 화학물질 「포름알데히드」가 섞인 옷을 만들어야 하나


1988년 이븐 쉬나르(이하 나)는 보스턴의 한 낡은 건물을 복원해서 파타고니아 매장을 열었다. 그곳에는 면으로 된 스포츠 의류가 다량으로 쌓여 있었다. 그런데 개장하고 나서 며칠 뒤 직원들이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나는 매장 문을 닫게 하고 화공 기사를 불렀다. 화공 기사는 “매장 내의 공기 순환장치가 같은 공기를 계속해서 재순환시키는 바람에 직원들이 포름알데히드를 흡입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그런 소리를 들었을 때 전형적인 사업가라면 “그런 건 상관하지 말고 공기 순환장치나 고치시지”라고 했겠지만, 나는 의심을 품고 조사를 지시했다. 알고 보니 당시 순면 의류 대부분의 면 함량은 75%에 그쳤고, 나머지는 구김이 덜 가고 옷이 줄어들지 않게 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포름알데히드는 포르말린이라고 해서 생물 시간에 볼 수 있는 개구리 등과 같은 실험용 동식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다.

 

대단히 유독한 물질이고 미용실에서 스트레이트파마를 하는데 사용하지만 FDA의 규제를 받지 않았다. 충격이었다. 나 역시 다른 기업들과 다를 바 없이 사업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기존 섬유를 주문하면서 나는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마감 처리가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었던 거다. 나는 그 사고를 계기로 우리 회사가 의류를 만드는데 소비자나 환경에 다른 악폐(惡弊)를 저지르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다.

 

 

유기농 목화를 찾아서


1991년 나는 ‘옳은 일을 함으로써 회사를 재건하려는 냉철한 과제의 하나’로 일시 해고를 단행했다. 그러고 나서 의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섬유, 즉, 삼, 마, 레이온, 면, 폴리에스테르, 모, 나일론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를 처음으로 의뢰했다.

 

조사 결과 목화를 심을 준비를 하기 위해 작업자들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유기인산 화합물을 땅에 뿌려 흙 속의 미생물까지 다른 모든 생물을 제거했다. 이렇게 완전히 죽은 토양에는 인공비료를 집중적으로 시비(施肥)해야 하는데, 이런 흙은 토양 건강의 지표인 지렁이가 나타나려면 5년간 살충제를 뿌리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

 

정말이지 목화 농사는 심각한 토양오염을 일으키고 있었고, 이런 목화밭에서 빠져나온 빗물은 바다의 데드존(dead zone, 생물이 살 수 없는 산소 고갈 지역)을 증가시켰다. 농경지의 2.5%를 차지하는 목화밭이 화학 살충제의 22.5%, 농사에 사용되는 농약의 10%를 사용한다. 이 화학물질의 0.1%만이 그들이 표적으로 하는 해충을 죽인다. 목화씨와 그 기름인 면실유는 인간이 먹는 음식과 가축의 먹이에 사용되고 있지만, 역시 FDA로부터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었다.

 

 

20년 전 도입된 바킬루스 투링기엔시스( Bacillus thuringiensis, BT)라고 하는 유전자 변형 목화는, 잎을 먹는 목화 다래 벌레가 생기지 않게 않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에는 살충제 사용이 줄어드는 듯했다. 하지만 이런 목화를 대량으로 재배하는 중국을 보면, 계절이 몇 번 지난 후 문제가 생겼다. 목화 다래 벌레의 빈자리를 투명 잡초 노린재와 기타 해충이 침입하면서 전면적으로 살충제를 다시 살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전 세계 목화의 70%가 유전자 변형 목화이며, 대대적으로 살충제를 쓰고 있다. 그래서 그런 목화를 재배하는 목화밭에 가면 악취가 코로 들어온다. 화학성분 때문에 눈이 따갑고 속이 메스껍다. 캘리포니아와 같이 서리가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는 수확 전에 비행기로 맹독성 제초제인 고엽제를 살포한다. 이중 표적에 도달하는 것은 절반쯤이고, 나머지는 인근 농장이나 시냇물로 흘러가 환경을 오염시킨다.

 

나는 우선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의 몇몇 가족 농장에서 유기농 목화를 구해서 티셔츠만 유기농 목화로 만들어보았다. 그런데 샌와킨 밸리로 몇 번 여행을 갔다가 연못에서 셀레늄 냄새를 맡고 달 표면 같은 목화밭 풍경을 본 뒤로는 중대한 의문이 생겼다. 정말 기업을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지구를 파괴하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도 되는 걸까? 나는 단안을 내렸다. 1994년 가을, 우리는 1996년부터 우리의 모든 면 스포츠 의류를 100% 유기농 목화로 만들자고 결정한 것이었다.

 

농약 냄새가 진동하는 목화밭의 충격


유기농 목화로 바꾸려면 제품 하나당 5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야 했다. 낯선 방식엔 누구나 거부감을 느끼기는 법, 그래서 나는 전 직원을 버스에 태워 기존 목화 재배 농장에 갔다 와 보게 했다. 버스에서 내린 직원은 농약 냄새가 진동하는 목화밭에서 곤충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목화 기름을 짜서 상당한 돈을 번다”는 농장 직원의 말을 듣고 우리 직원들은 기겁했다. 

 

나는 그런 직원들을 다시 유기농 목화밭으로 보냈다. 직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목화밭에서 풍겨오는 자연의 냄새를 맡고, 밭에 벌과 곤충들이 가득한 모습을 보더니, “왜 제품 원료를 유기농으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다. 66개 제품을 유기농으로 전환하는데 남은 시간은 18개월.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유기농 목화는 충분치 않았다. 때문에 유기농을 선택한 몇몇 농부에게 직접 찾아가야만 했다.

 

유기농 목화를 확보한 다음, 나는 철저한 인증 시스템을 만들었다. 모든 섬유가 목화 뭉치 단계부터 추적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하게 했다. 조면공(繰綿工, 목화씨를 앗아 솜을 만듦)과 방적공(紡績工, 섬유에서 실을 뽑는 것)에게 우리의 유기농 직물을 취급하기 전에 다른 직물을 처리한 장비를 세척(洗滌) 해 달라고 설득했다. 그래야 화학물질이 섞이지 않을 게 아닌가.

 

 

그들은 유기농 목화를 마땅치 않게 여겼다. 잎과 줄기가 많고 진딧물로 인해 끈적거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국에 있는 우리의 가장 창의적인 협력사가 방적하기 전에 목화를 얼림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처럼 새로운 협력자들의 개방적인 태도와 지혜로 우리의 계획은 성공했다. 하지만 해결되어야 할 게 그것만이 아니었다. 천연염료를 만들어야 했고, 수축과 주름의 문제도 화학물질을 쓰지 않고 제작 단계에서 기술력으로 해결함으로써 드디어 1996년에 모든 파타고니아 의류를 100% 유기농으로 만들 수 있었다.

 

나는 100% 유기농 제품 가격을 다른 상품의 중간 이윤을 줄여서라도 소매가격이 기존의 면제품보다 2~10달러 이상 비싸지지 않도록 했다. 직영점과 통신판매 쪽으로 판매를 제한해 가격을 낮게 유지했다. 우리의 천연 면제품은 성공을 거뒀다. 우리의 디자이너와 생산자들이 생목화 뭉치를 가지고 일을 시작해서 최종 상품이 될 때까지 친환경 옷을 만드는 방법을 새로 배우고, 그 과정을 관리해 부가가치를 높였기 때문이었다.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원료생산은 가능한가?

 

천연섬유 중 가장 해롭지 않은 것은 삼베와 아마(linen)일 것이다. 목화는 유독한 화학물질 없이 재배할 때도 대단히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며, 매해 재배가 거듭될수록 토양이 고갈된다. 화학섬유 중 레이온은 목재펄프로 만들어지지만, 공정(工程)에 대단히 유독한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6이라는 나일론은 석유를 기반으로 하지만 재활용된다는 장점이 있다.

 

양모는 양들이 취약한 사막 환경이나 고산 초원에서 풀을 뜯는지, 비가 많이 오고 풀이 많으며 포식자가 없는 지역에서 풀을 뜯는지에 따라 환경에 해를 많이 입힐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양모는 가공 단계에서 화학물질에 의존한다. 해충을 죽이기 위해 양을 살충제에 담그고, 양털은 석유가 원료인 세제로 세탁하며, 실은 염소로 탈색한 후 중금속 염료로 염색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소비 속도로 보면 천연섬유만으로 70억 세계 인구를 입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계속 멀어지는 목표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향한 노력은 그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수년 동안 환경보호단체인 Nature Conservancy, 아르헨티나 기업 「오비스 21」과 공동으로 양모 생산자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다. 6만㎢의 파타고니아 초원에서 100년 이상 이루어진 과도한 방목 상황을 역전시켜 보려는 게 우리의 목표다. 토질 개선에 도움 되는 양 떼의 이동, 씨앗의 수송, 식물 뿌리를 깊게 하는 일 등 초원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지속 가능한 방목 규약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염소, 다이옥신, 기타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의 사용을 없앰으로써 양모 가공 과정을 정화했다. 이와 함께 동물에게 항생제를 먹이지 않기 등 동물복지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온갖 노력을 기울여 유기농 목화와 책임 있는 생산과 가공을 거친 양모를 사용한 뒤에 독성 염료로 염색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지금도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이를테면 “나일론을 염색하는 데 쓰이는 형광염료가 유독한가?” 나는 모든 염료를 유독하지 않다는 독일제로 바꿨는데 주황색은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회사가 주황색 제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은 나처럼 이런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는 일에 손을 대고 싶어 하지 않는다.

 

폴리염화비닐(PVC)은 사회 곳곳에서 사용되는 유독성 발암 플라스틱이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비닐 가방을 코팅하는 데 쓰이며 티셔츠 프린팅에 가소제(可塑劑)로도 쓰인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회사 내에서 PVC의 사용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시도를 해왔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네오프렌(neoprene) 생산은, 웻슈트(Wetsuit)를 만들 때 가장 해로운 부분이다. 우리는 「율렉스사」와 협력해서 생분해성 웻슈트 소재를 개발했다. 또한, 미국 남서부에서 자생하는 사막 관목(灌木)인 과율(guayule)을 이용한 식물 기반의 바이오 고무를 공동 개발했다. 이 고무는 보온성, 신축성, 내구성의 손실 없이, 웻슈트의 환경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100년 동안 입는 지상 최고의 옷은?


그의 자서전을 절반쯤 읽고 또 읽었다. 나는 문득 그가 무엇이든 완벽함을 추구하는 전설을 만들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 대장장이가 되어 암벽등반용 장비를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으로 만들었고, 유기농 면화로 옷을 만들면서도 병적일 만큼의 완벽함을 추구하면서 정말이지 100%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크라테스 이후 서양철학은 “과연 무엇이 완벽함인가?”라는 걸 철학적 명제로 삼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가 서양철학의 그 완벽함을 추구하는 정신을 자신의 제품에 구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는 완벽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걸 회사의 목표로 삼았다.

 

 

또 회사의 존재 이유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위해 기업 철학을 연구하는 담당 임원까지 두고 있었다. 특히 100% 사실만을 전하기 위해 기자 출신을 홍보 요원으로 채용해 제품 광고문을 작성하게 한다는 말을 들으니, 완벽함에 대한 그의 집착이 느껴져 아연(啞然)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주와 자연이 주관하는 게임 규칙을 인간이 무슨 재주로 바꿀 수 있겠는가. 그런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있는 그는 단지 플레이어(player)로서, 게임의 규칙을 지키는 완벽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능동적인 창조자가 되고자 하는 듯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그는 파타고니아의 존재 이유이며 사업 철학의 초석이다. “최고의 품질을 가진 제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애초에 사업을 시작한 이유였다”면서, 그는 “우리는 제품 중심 기업이다. 실체적인 제품이 없이는 회사도 없고 사명 선언문의 다른 목표들도 뜬금없는 허풍이 될 것이다. 고품질의 유용한 제품은 회사를 지탱해 주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그가 최고의 의류를 만들기 위해서 유기농 원료 사용 외에 정해 놓은 엄정한 기준은 지극히 철학적이다.

 

▲필요한 기능을 갖췄는가?

▲다 기능적인가?

▲내구성이 있는가?

▲수선이 가능한가? 

▲고객에게 잘 맞는가?

▲디자인이 단순한가?

▲제품 라인이 단순한가?

▲혁신인가 발명인가?

▲글로벌한 디자인인가?

▲관리와 세탁이 쉬운가?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는가?

▲진짜인가?

▲아름다운가?

▲패션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핵심 고객을 위해 디자인하고 있는가?

 

이처럼 완벽함을 생명과의 등식(等式)으로 여기는 그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옷은 어
떤 것입니까?”라고 기자가 물었다. 이 물음에 그는 “80대의 나바호 인디언 할머니가 입고 있
던 블랭킷 코트”라고 대답했다. 그런 코트는 손녀딸에게 물려 주고, 손녀딸은 50년을 더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100년을 입어도 여전히 멋진 옷,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옷이 최고 제품이라는 그에게 나는 다시금 경외심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다음 편에서는 그의 ‘생산 철학’에 대해 알아본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22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