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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성봉 칼럼】 협상과 양면게임

양면게임(Two-level game)은 둘 이상의 행위자가 서로 다른 상대방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모색할 경우에 둘 중 하나 이상의 행위자가 또 다른 행위자와 새로운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의 게임을 지칭한다. 적어도 한 행위자가 동시에 서로 다른 두 명의 행위자와 서로 다른 게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양면게임은 특히 협상론과 관련하여 적절히 원용이 되고 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만나는 두 명의 행위자와 상대해야 하는 어떤 행위자가 이러한 이중적 게임으로 인해 오히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경우를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면게임은 궁극적인 협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협상의 조건을 넓히려는 정치지도자나 기업경영자 행위와 관련하여 적절히 이용이 되고 있다. 

 

양면게임의 ‘예’

 

먼저, A와 B라는 두 개의 나라가 있다고 가정 하자. 나라 A는 단 한 사람의 정치지도자 의사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고 움직이는 독재국가이다. 반면에 나라 B는 주기적인 선거를 치르고 시민의 참정권이 보장되는 민주국가이다. 

 

현재 이 두 나라는 관세 인하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이다. 그렇다면 나라 A의 경우에 나라 B와의 협상에 임하는 태도와 전략에서 전적으로 나라 A의 독재적인 정책 결정자나 그를 추종하는 소수에 의해 결정이 된다. 이를테면, 나라 B와의 무역거래에서 관세를 인하할 것인가, 혹은 그렇지 않을 것인가의 문 제에 대해 전적으로 독재적 정책결정자의 독단적인 의사에 의해 결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라 A는 국민의 의사는 정책결정과정에서 무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민주국가인 나라 B의 경우는 나라 A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선거를 통해서 국민이 대표를 선출하고, 이를 통해서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갖춘 나라 B는 국가 원수나 행정부의 수반이 외국과의 무역에 있어서 관세인하 등의 문제를 독단적으로 결정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나라 B는 나라 A와 조약 또는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고 처리해야 할 사항들은 반드 시 국민의 대표가 모여 있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국회의 동의 없이 국가원수나 행 정부의 수반이 타국과 체결한 관세인하 협정은 효력을 발휘 할 수 없다. 만일 나라 B의 최고 정책결정자가 독재국가인 나라 A와 관세 인하 협상을 하는 상황이라면 나라 B는 양면 게임의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나라 B가 대면해야 할 상대자가 독재국가인 나라 A 뿐만 아니라, 자국 내의 국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의회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나라 B의 외교정책 결정자들은 한편으로는 독재국가인 나라 A와, 다른 한편으로는 나라 B의 의회 및 이익집단을 상대로 양면게임을 벌이는 상황이 된다.  


위의 예를 약간 변형하여, 관세의 인하를 둘러싼 상황에서 나라 A와 B가 모두 민주국가여서 양국 간 협상의 결과가 국내 의회의 동의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확정을 해야 한다면, 나라 A와 B의 외교정책 결정자들은 각각 양국 내의 의회와 관세인하 협상의 결과를 놓고 또 다른 게임을 벌여야 하는 양면게임적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협상에서 양면게임의 시사점


양면게임은 윈셋(Win–set)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두 행위자 간의 협력의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고, 작아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윈셋은 어떤 정책 결정자에게 현상유지상황 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변화될 경우 더 큰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예컨대, A와 B의 두 개의 나라가 민주국가가 관세인하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 두 나라가 의회가 협상에 대해서 서로 다른 조건을 첨부할 수 있다. 이 경우 <1> 두 나라의 의회가 모두 까다로운 조건을 달 수도 있을 것이고, <2>한 나라의 의회가 다른 나라의 의회보다 좀 더 까다로운 조건을 달 수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3>두 나라의 의회가 모두 양국의 외교정책 결정자의 결정사항을 그대로 받아 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의 경우 가운데 <3>의 경우 양국의 외교정책 결정자의 윈셋은 큰 반면에 <1>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작다고 할 수 있다. 이는 <3>의 경우 양국의 의회가 현재의 관세 수준보다 낮은 수준이기만 하면, 양국 지도자의 결정을 받아 들이므로 양국에게 모두 협상을 통해 현재의 관세수준 보다 낮은 다양한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1> 의 경우 양국 국회가 특정한 관세 수준 이하 혹은 이상으로는 협상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음으로써 양국 외교정책 결정자들로 하여금 현재의 관세율보다 나는 관세율을 선택할 폭을 줄여 놓았기 때문이다. 한편 <2>의 경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나라의 윈셋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나라의 윈셋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양면게임이 보여 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양면게임적 상황에 처한 어떤 행위자의 윈셋이 상대방 행위자의 윈셋보다 좁을 경우에 전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의 결과가 나타날 가능 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독재국가인 나라 A와 민주국가인 나라 B가 관세인하의 문제를 두고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나라 A에 대하여 나라 B의 정책결정자는 국가 내 또 하나의 게임 행위자인 의회의 반대를 핑계로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컨대 국내보호주의 여론을 반영하는 나라 B의 의회가 국내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자국의 관세 인하에 대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나라 B의 지도자는 독재국가 나라 A에 대하여 자국의 의회가 관세인하에 동의할 수 있게끔 나라 A가 관세인하에 있어서 좀 더 양보를 해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독재국가인 나라 A의 경우, 나라 B와의 거래에서 관세 인하를 통해서 얻는 이익이 존재한다면, 독재적인 최고정책 결정자의 단독적인 의사에 따라서 나라 B의 형편을 인식하고 나라 B의 의회를 설득하려는 정책 결정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상당한 양보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양면게임은 윈셋이 작은 나라 B가 윈셋이 큰 나라 A에 대해서 유리한 형상고지를 점령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양면게임의 상황은 국가 간 뿐 아니라 공기업의 노사협상 등 다양한 상황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정성봉

 

영남대,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 고려대에서 교육학, 목회학,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Caroline University 경영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7년 이상 농협 직원들의 협상력 향상을 위한 통신교재를 저술하고 지도하는데 참여하였다. Allianz 생명, 금융감독원을 거쳐 지금은 농식품부 공공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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