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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치수(治水)의 나라, 네덜란드에 가뭄이 들었을 때

에코경제학 (8)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과 홍수가 유난히도 많았던 올해, 특히 연중 평균 강우량이 우리의 절반가량인 750mm인 유럽은 전 지역을 강타한 가뭄으로 라인 강의 수위가 48cm까지 떨어져 선박운송까지 차질을 빚었다. 그렇다면 지금 바닥을 보이며 사막화 되어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 가뭄이 든다면 어떻게 될까?

 

맑은 물이 흐르던 우리나라 가을철의 강과 하천

 

비가 많이 내렸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맑은 물이 흘렀던 우리나라의 강과 하천, 그리고 시내와 개울이었지만 요즘 어느 하천이든 수량이 크게 줄어 개울처럼 물이 졸졸 흐르거나 바닥을 보이며 말라버렸다. 게다가 퇴적물이 쌓여 강과 하천가에 모래톱이 생기고, 곳곳에 흙더미와 모래더미가 풀숲을 이룬 묘지처럼 드러난다.

 

언제나 맑은 물이 흐르던 우리네 고향의 시냇물이 그렇게 된 이유는 해마다 쌓이는 퇴적물을 긁어내지 않고, 방치함으로써 바닥이 높아졌기 때문인데, 아직도준설이란 말이 나오면 4대강 운운하며 뱀눈을 뜨고 쳐다본다. 풍차와 운하로 물을 다스림으로써 세계 2위의 농업 대국을 만든 네덜란드는 이번 가뭄을 겪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뉴욕타임스 2022년 10월 13일자 「Netherlands turning the tides」의 현지 보도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땅을 말리는데 고수인 네덜란드 사람들이 축축한 흙을 만드는 까닭은?

 

물과 수 세기 동안 싸워온 네덜란드의 이야기는 질척이는, 저지대의 풍경마다 스며있다. 풍차는 물에 흠뻑 젖은 농경지에서 물을 퍼 올렸고, 운하를 통해 재빠르게 흘려보냈다. 동시에 제방을 쌓아 물이 밀려들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지금의 기후 변화는 거대한 유럽의 드넓은 지역을 바싹 말리고 있다. 이런 가뭄이 들자, 이번에는 또다시 네덜란드사람들은 안전한 물의 나라를 만드는 방법을 어떻게 개척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을 퍼 올려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더 많은 물을 가둬두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로부터 인도와 중국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많은 지역이 습윤(濕潤) 상태와 대단히 건조한 상태의 극단을 왔다 갔다 하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 기후와 싸우고 있다. 정상을 넘어서는 지표면의 열기는 많은 지역에서 살인적인 가뭄과 격렬한 호우가 내리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는 지금 가뭄과 홍수라는 양극단의 날씨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비록 가뭄을 대비한 최선의 준비가 홍수에 대비한 최선의 준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우린 말이죠. 땅을 말리는 데는 최고 고수들이죠”라고 네덜란드 남쪽 지역에 터 잡고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Peter van Dijk씨가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물 관리 시스템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중입니다. 왜 그러는지 아시죠? 우리는 지표면의 물을 위로 퍼 올려서 버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니까요”라고했다.

 

네덜란드와 같이 부유하고 야심 찬 나라에서조차 이런 사업을 펼치는 건 거대한 도전에 속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물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물 값을 많이 받는 정책을 펼치면 후폭풍이 올까 두려워 까치발을 딛고 조심스럽게 여기저기 국민의 눈치를 보고 있다. 건설업을 바짝 조이면 취약지역에서는 주택난이 깊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물의 사용량을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농민들과의 긴장상태가 팽팽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농부들은 정부의 질소 배출량을 낮추려는 계획에 맞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중이다.

 

물 도둑이 늘어난 물의 나라의 고민

 

가뭄이 찾아왔을 때, 세상에서 가장 밀집된 인구 밀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인 네덜란드 국민에게 문제가 되는 건 이 나라엔 새로운 큰 저수지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다. 덧붙여 이 나라의 땅 모양은 팬케이크처럼 평편하다. 중력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지상의 물을 퍼 올리려면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만약 네덜란드가 가뭄이 예상되는 미래에 대한 준비 태세를 갖춘다면, “그건, 우리가 가뭄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라고 물 문제 해결에 관한 특사로 여행 중인 Henk Ovink 씨가 말하며 “그거야 말로 우리의 높은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겠어요?”라고 반문한다.

 

올해 유럽은 기록적인,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면서 일찍이 보기 드문 열기가 들불을 부채질하고, 농작물 수확을 풍전등화처럼 아슬아슬하게 만들고 전 유럽에 걸쳐 수력 공급량을 한도 이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재앙을 보았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지금처럼 흙이 마른 상태가 이번처럼 심각한 적은 아마도 지구 온난화 이전까지 쳐도 3번밖에 없었다.

 

네덜란드의 경우, 뜨겁고 건조한 여름은 라인 강에서 유입되는 유량(流量)을 크게 줄어들게 만들었다. 알프스의 눈 녹은 물이 흘러드는 라인 강은 이 나라에 신선한 물을 상당 부분 공급한다. 8월에 라인 강이 방출하는 수량은 독일에서 네덜란드로 유입되는 장소에서 측정했을 때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15만 9천 명의 인구를 가진 네덜란드 동부 내륙도시 「엔스헤데」는 물이 매우 귀해서 “농민들이 이따금 밤에 불법으로, 연못이나 다른 수원지에서 몰래 물을 뽑아 써야 했다. 그런 사건이 빈발하자 2018년, 지역 수자원 위원회는 이런 행태를 경고하고 벌금을 물리기 시작했다”고 지역 수자원 위원회의 Stefan Kukes 위원장이 말했다. 그래서 직원을 고용해 수자원 주변을 순찰토록 하고, 현장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감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 물 도둑질을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은 누군가? 라고 묻는 다면, 관상수를 재배하는 사람이다.

 

“몇 사람은 정말이지 상습적으로 물을 훔쳐요” 라고 그 위원회 고문이 말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물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가뭄에 대비해 물을 비축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전역에 걸쳐 공무원, 농부, 그리고 과학자들이 처음부터 땅을 다시 만들고 있다.

 

흙바닥을 노출시켜 빗물을 침투시키고, 점적관수로 물을 아껴

 

「엔스헤데」의 도시계획 입안자들은 완만한 구릉지를 초지로 만들어서 빗물을 붙잡으려 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빗물은 하수구로 일제히 빠져 나가버릴 것이다. 그들은 바닥의 콘크리트 타일 등과 같이 인공물로 포장된 것을 뜯어내 빗물이 흙속으로 침투하도록 바닥을 노출(露出)시킨다. 이 개념은 네덜란드 도시 간에 타일 벗겨내기 경쟁으로 바뀌었다. 아울러 수자원 위원회는 개울과 시냇물을 곡선으로 만들어 물이 빠르게 흘러나가지 못하게 했다.

 

네덜란드 농부들은 배수로를 야트막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야만 배수로에서 물이 바다로 덜 빠져 나간다. 이 방식은 물에 잠긴 땅에서 물을 한 방울이라도 더 퍼내서 마른 땅에 작물을 기르고 육우를 키울 수 있게 했던 수 세기 동안 이어진 그들의 치수(治水)의 방법과는 반대다.

 

 

네덜란드의 각 지역의 수자원위원회는 중세 이후 지금껏 농작물을 키우는 농민들이 그들의 논밭에서 물을 빼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지금은 일부 수자원 위원회가 농부들에게 땅에 물기가 스며들게 해서 물을 저장할 수 있게 만들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방에 분무식으로 뿌려대는 스프레이 캐넌(spray cannon) 방식 대신에 점적관수(点滴灌水, 작물 하나하나에 꼭 필요한 만큼 물을 주는 것)를 하도록 하는 것도 그 중 한 가지다. 

 

농부의 마음을 바꾸는 일은 미묘한 문제라는 블루베리 재배농민이며, 지역 수자원 위원회를 이끌어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반 디크씨가 말했다.

 

“네덜란드사람은 뭘 하라고 시키면 무지하게 싫어하거든요”

 

네덜란드사람들은 물을 빼는 일에 성공함으로써 네덜란드를 농업 강국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이들이다-네덜란드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농산물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하지만 올해, 가뭄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에 대한 우려는 해답이 없는 골치 아픈 토론을 촉발했다. 과연 네덜란드가 네덜란드하면 떠오를 만큼 유명한 튤립뿐만 아니라 엄청난 치즈, 고기, 과일과 채소를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냐 없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였다.

 

네덜란드 수자원 연구소 KWR의 생태학자 Jeroen Geurts는 이 나라가 원래 질척한 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다시 축축하게 만든’ 습지대에서 수생식물인 부들을 키우는 실험을 하고 있다. 부들은 건축자재용이나 물소들을 먹이기 위한 초지(草地)로써 활용된다.

 

바닷물의 유입으로 수질이 나빠지고 가뭄으로 인한 녹조현상

 

기온상승과 가뭄은 또한 네덜란드가 물과의 완수할 수 없는 시시포스 같은 싸움을 하는데 훼방을 놓고 있다. 맑은 물이 점점 줄어든 상태로 라인 강과 북해로 들어가는 다른 강으로 물이 유입되기 때문에 물이 줄어든만큼 바닷물이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서히 차오르고 있다. 바닷물의 염분이 민물강으로 흘러들면 가정과 농장에 공급되는 물의 품질이 나빠진다. 또한, 열파(熱波)에 의한 강에서의 녹조현상이 더 많이 일어나 이 또한 물의 품질을 해치고 있다.

 

헤이그 주변의 130만 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회사인 Duena의 정책 참모이자 연구원인 Gertian Zwolsman씨와 그의 동료들은 네덜란드의 모래 해안 사구 밑에 저장된 염분을 먹은 물을 퍼 올려 이를 처리해 쓰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이런 과정으로 물을 뽑으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죠. 그러나 강물을 아주 먼 거리의 도시까지 끌어당겨 오는 일도 에너지가 많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라고 Dunea의 연구원인 Franca Kramer가 말했다.

 

“네덜란드에는 자연적이란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라고 하면서 Zwolsman박사가 웃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이 나라는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의 방파제 혹은 다른 홍수통제 프로젝트와 같은 거대한 계획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구가 지금처럼 더 뜨거워진다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많은 나라가 각자 기후변화에 대한 나름의 처방을 수행한다 할지라도 산업화 이전의 온도 보다 섭씨 2도 이상 올라갈 게 아닐까, 그래서 네덜란드 지도자들은 가뭄에 대비한 좀 더 대담한 조치를 비록 위험성이 클지는 몰라도 당장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로테르담항의 운명을 쥔 강물의 수량

 

사람들은 유럽의 가장 큰 도시 로테르담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다. 오늘날 이 도시는 북해로 통하는 모든 운하를 모두 열어놓고 있어서 화물선이 쉽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운하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거대한 수량의 신선한 민물을 강으로 흘러 보내 그 힘으로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바닷물이 유입됨에 따라, “그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더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라고 Utrecht 대학의 물 전문가인 Niko Wanders가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에 정부가 암스테르담 항이 그 임무를 다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로테르담 의미는 아닐 것이다. 올해 여름 가뭄이 진행되는 동안,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 근처 갑문(閘門, 수문)으로 염수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보기 위해 매일 얼마만큼 갑문을 열 것인지를 제한적으로 지시했다.)

 

 

어떤 이는 정말이지 과감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네덜란드 해안의 대부분을 거대한 방조제를 쌓는 것이다. 그런 사업을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대안(代案)은, 갈수록 힘들어인프라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일일 것인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네덜란드 수자원부의 수석 고문인 Stefan Nieuwenhuls 씨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간(才幹)과 의지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사회를 만든 유럽의 물에 젖어 축축한 어깨(네덜란드)가 “지금의 위치로부터 물러나 가뭄에 대비하는 다음 단계로 움직인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계획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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