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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20년 후 깡통되는 '당진 LNG 터미널'…가스공사 알고도 추진

당진 LNG 터미널, 10년 후 용량 40% 감소
LNG 사업 특성상 현 계획대로라면 손실 불가피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 중인 당진 LNG 생산기지 건설 사업이 변화된 정책 환경과 가스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않고 추진되고 있어 좌초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가스공사가 ‘민간 임차’ 물량으로 추진한 용량이 사업 시작 후 10년 이내에 40%대로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 LNG 생산기지 건설 사업은 한국가스공사가 석문국가산업단지에 LNG 저장탱크 총 120만톤(270만 kl)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재 한국의 LNG 터미널 증설 계획인 299만 톤(664만 kl)의 40%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LNG 터미널  확장 사업이다.

 

현재 1단계(108만 kl)가 공사 중이며 2031년 완공 목표로 2~3단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당진 LNG 생산기지 사업은 가스공사와 민간의 합작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가스공사가 짓고 소유하지만 터미널 용량 절반가량(135만 kl)을 민간에 임대해서 임대료를 수임하는 구조다. 한국가스공사는 사업비(1~2단계 기준) 2조 6300억 원을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탄소중립을 향한 전 세계적인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LNG 터미널 건설이 위험한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가스 수요는 2030년 대비 2050년 최대 79%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도 감소 추세는 마찬가지로, 2023년 발표된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중 기준수요는 2023년 4509만 톤 대비 2036년 3766만 톤으로 13년 만에 가스 소비가 15%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고려한다면 수요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LNG 터미널 보유 용량과 확장 계획이 전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과도한 LNG 신규 설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좌초 자산화가 우려된다는 점은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보고서를 통해 이미 지적되기도 했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한국의 LNG 터미널 이용률은 29.48%인데, 2036년에는 19.78%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저장탱크 용량이 늘어날 경우 일정 이용률이 확보돼야 경제성이 확보되는 LNG 터미널 사업 특성상 현 계획대로라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김교흥·박지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19년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한국의 탄소중립 선언에도 불구 2022년 7월 당진 LNG 터미널 2단계 확장 공사에 대한 승인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중부발전이 추진 중이던 40만 kl 규모 보령 LNG 터미널 건설을 두고 정책 변화 미반영이 논란이 되자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한 뒤 지난 6월 건설 계획을 철회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변화된 정책 환경에 대한 냉담한 시장 반응은 가스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확인됐다. 가스공사는 국가 내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건설 용량의 50%(135만 kl)를 민간 시설 이용자에게 임대를 추진 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김교흥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민간 시설이용자와 맺은 공동이용 사전협약상 임대 기간은 사업 시작(2026년) 이후 10년 만에 142.6만 kl에서 약 40%(43만 kl)대로 급락하고 20년 뒤인 2047년에는 모두 만료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대응 기조와 화석연료 사용에 관한 급변한 국내외 정책 환경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상태로 사업이 추진돼 좌초화가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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