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8월, 2.19 유로였던 올리브유 가격은 올해 8월 말 약 80% 급등했다. 소매가격 상승도 가팔라서 유럽각국의 올리브유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5%가 상승했다. 고급 식용유의 대표 주자인 '버진 올리브 오일' 수입량이 14,000t이 넘는 우리나라 역시 폭등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 가격이 치솟은 원인은 유럽에 밀어닥친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으로 올리브 열매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란다는 올리브 나무가 말라죽을 정도라면 다른 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 위기를 맞고 있는, 세계 최대 올리브 오일 생산지인 스페인 남부도시 하이엔 지역이 직면한 좌절과 희망을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알아본다. (뉴욕타임스 2022년 9월 15일자 참조) 세계 올리브 오일의 수도(首都)가 가뭄으로 황폐화되고 있다 올리브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올리브 숲에 자라는 수천 그루의 나무 가운데 한 그루에서 가지를 하나 딱 꺾어서 보면, 누렇게 뜬 잎이 붙어 있고 끝에 미세하게, 바짝 말라버린 몇 개의 싹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아우구스틴 바우티스타에게 그 가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올리브 수확에 저주가 미치리
통계청의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합계 출산율(2.3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홍콩(0.75명)을 제외하면 꼴찌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7년간 저출산에 대응하고자 38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이 오르기는커녕 고령화만 빨라졌다. 이에 과거의 잘못된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 당사자인 2030청년 중심으로 대전환을 이뤄내는 한편 인구위기에 대한 국민공감대 형성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월 26일 국회에서 ‘인구쇼크 대한민국 소멸위기, 사라지는 한국 해법은 있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다. 양기대 “저출산 대책, 2030청년 중심으로 대전환해야...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출산·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관련 정책을 현실에 맞도록 수정하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0.75명으로 OECD 국가 중 역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꼴찌”라며 “인구문제는 답답할 만큼
“바람과 석양처럼, 야생의 것들은 당연히 있는 것으로 여겼지만 발전이 시작되자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 높은 '생활 수준'이란 것이, 자연에 있는 것들이나 야생과 자유를 희생하면서 얻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나요? 라고요. 소수에 불과한 우리에겐 스마트폰(텔레비전)을 보는 것보다 진짜 거위 떼를 볼 기회가 더 중요합니다. -알도 레오폴드 (1887~1948, 미국의 생태학자, 환경운동가) Like winds and sunsets, wild things were taken for granted until progress began to do away with them. Now we face the question whether a still higher 'standard of living' is worth its cost in things natural, wild and free. For us of the minority, the opportunity to see geese is more important than television. - Aldo Leopold /ecologist 20세기 환경윤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알
젊은 세대가 농어산촌에 뜻을 두고 정착하는 ‘기승전결’ 이 되지 못하고, 결국은 수도권으로 올라가 버리는 ‘기승전수도권’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역대 어느 정권이나 ‘녹색성장’, ‘그린뉴딜’ 등 거창한 농어산촌의 미래비전을 내놓았고, 지난 5월,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청년 농업인 3만 명을 육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하는 듯 보인다. 이는 농촌을 식량 생산의 수단으로만 보는 정부와 농어산촌에 정착할 자리가 있기를 바라는 젊은 세대 간의 인식차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젊은 세대 중심의 새로운 농어산촌의 질서는 어떻게 형성되어야 하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상상해 보자. ◇ 농업을 꿈꾸고 지금하는 일과 병행하며 기회를 노려라 전남 함평에서 비닐하우스에다 애플 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50대 중반의 L씨. 그는 귀농귀촌을 해서 망고 농사를 짓겠다는 젊은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미국에서 개발된 애플 망고는 한 개에 3만원을 받는 고소득 작물인데 어째서 하지 못하게 말리는 걸까? 애플망고는 묘목에서 성목(成木)이 되려면 3~4년을 기다려야 하고, 그 기간 온도를
산에 들어와 시한부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들의 의지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어떻게 현대의학이 손을 놓은 병마(病魔)를 자기 몸으로부터 몰아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산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젊은 시절부터 고질병에 시달렸던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활인심방』, 그리고 구전으로 내려온다는 ‘조선 왕실 양명술’을 비교하면서 흙과 자연 속에서 질병이 치료될 수도 있는 원리가 무엇인지 유추해봤다. 마음을 다스려야 병이 치료된다 주자학이 대세였던 조선 시대에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라면 효를 실천하는 방편의 하나로 의학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유학자이면서도 의학에 밝은 사람이 많았을 뿐 아니라 직접 의서를 쓰기도 했다. 퇴계 이황도 의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젊은 시절 이미 고질병을 얻어 일생 고통을 받았는데 그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와중에 자연히 의학과 양생을 공부해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가족 일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었다. 『활인심방』도 이런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나『활인심방』 은 퇴계의 저작물은 아니다. 퇴계가 자신의 수양을 목적으로 『활인심』이라는 저작을 필사한 것이다.『활인
은행에서 돈을 빌려본 사람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 것이다. 하물며 담보물이 거의 없거나 신용이 시원치 않은 젊은이들일수록 은행 대출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 농업을 짊어지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은 국가의 우대 정책이 있기는 하지만, 희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그렇다면 농수산업과 이와 관련된 업종으로 부를 축적한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미래청년농부를 위한 전문은행을 설립하면 어떨까? 돈이 없어서 자기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없도록 말이다. 서민의 위한 저리 대출을 최초로 시도한 은행업계의 전사 (戰士), 「Bank of Ameraica」의 설립자, 아마데오 피터 지아니니(1870~1949)가 다시 태어난다면 그런 은행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151년 전, 이탈리아계 미국 이민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나 농산물 거래를 기반으로 종잣돈을 모아 은행을 만든 그는, 20세기 최고의 은행가이다.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로 농촌이 붕괴 위기에 있는 우리나라에 그처럼 훌륭한 은행경영자가 나와 청년 농부은행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 주; 그에 대한 전기(傳記)는 『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최근 한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강남, 서초 일대가 물바다가 되어 난리를 치렀지만 그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양은 배수구 역할을 하던 청계천에 퇴적물이 쌓여 비만 오면 범람하는 바람에 시내가 물바다가 되곤 했다. 강남 서초 일대가 물에 잠겼다는 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생리를 무시하고, 제2의 청계천이라는 반포천과 합류하는 한강의 바닥 높이를 계산하지 않고 개발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일대는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면 수억 톤의 빗물이 반포천으로 흘러가지 못해 저수지처럼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비만 오면 청계천 물난리에 골치를 썩였던 조선의 조정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 까? 그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려 본다. (필자 주; 청계천에 관한 역사는『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조광권 저, 여성신문사, 2005년을 전재하거나 요약했 으며, 현대적 설명과 소제목은 필자의 가필임을 밝혀둔다) 영조의 자랑, 개천(청계천)의 준설 공사 전국 8도와 수도권 백성을 동원한 대대적인 개천(청계천) 준설을 단행한 태종, 세종 이후 개천 정비에 가장 큰 힘을 쏟은 임금은 영조였다. 영조는 재위 49년(1775 년) 8월 6일, 세손
인구감소, 지방소멸이 심각한데 멋진 농업창업과 농어산촌이라니. 그런 허황된 소리하지 말라고 눈을 부라릴 사람이 있겠지만, 수십 년 사이 먹고 사는 방법과 기술이 눈부시게 변화하면서 미래의 먹거리를 담당할 농업과 농어산촌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이 머리를 들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 졸업생과 청년 창업농 그리고 귀농인들을 중심으로 농업분야에서의 창업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창업농이 ‘미래 최고의 직업이 될 것,“이라는 농협의 선전문까지 등장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 농산물에다 가공기술, 그리고 맞춤형 푸드테크를 융합하여 제품을 표준화하고 세계화하면, 농업 창업만으로도 해당 지역의 인구감소를 막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멋진 농어산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흙과 먹거리는 기본, 가공과 유통을 겸하는 청년농부와 창업농의 등장 최근 「농협 창업농지원센터」가 발간한 『창업 농부이야기』 책자에 소개된 창업농은 전국에 걸쳐 총 64명으로 직접 농사를 지은 건강한 먹거리를 가공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귀농했다가 직접 재배한 작두콩, 수세미 오이
전국 어느 곳을 가도 양 떼와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목장의 나라 뉴질랜드. 19세기 후반 유럽인들이 뉴질랜드에 들어와 원시림을 벌목해 나무를 팔고, 그곳을 목장과 초원으로 조성한 덕택이었으나, 최근 목장의 가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흡수하기 위해 기존 목장과 초원을 나무가 무성했던 개발 전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한 ‘탄소 농업’이 시도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로 산림을 훼손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목장과 초원까지 산지(山地)로 만들려는 뉴질랜드의 사례를 소개한다. (뉴욕타임스 국제판 2022년 8월 13~14일자 참조) 탄소 농업에 양보한 뉴질랜드의 푸른 초원의 목장들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양과 소의 목장인「Horehore Station」은 4,000에이커(=489만 6천 평)에 달한다. 고르지 못한 울퉁불퉁한 언덕이 넓게 펼쳐져 있고, 가파른 도랑들이 무성한 풀 섶에 덮여있다. 누더기가 된 것 같은 풍경이지만 이곳은 16㎢에 이르는 훌륭하고, 생산성이 높은 방목 농경지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제 곧 농장으로써는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이 땅의 주인인 존 힌드럽 씨는 2013년에 이 땅을 180만 뉴질랜드 달러에 샀다가 11년만인 올해 1
돼지우리를 온돌방으로 만들다 돼지우리 한 동을 지으면서 그는 돼지와 3달 동안 같이 생활한 셈이었다. 그 사이에 그는 돼지와 사람의 공통점을 비교하고 비교하면서 돼지나 사람이나 똑같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람이 먹는 것을 돼지가 못 먹는 게 없었고, 돼지가 먹는 것을 사람이 못 먹을 게 없었다. 이목구비는 비록 모양이 다르지만, 사람이나 돼지나 똑같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사람들은 아기를 낳았고 사람이나 돼지는 종류에 따라서 몸무게까지 비슷하다는 데까지 이르자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돼지와 사람이 다른 게 있다면 그건 팔을 쓰느냐 아니냐였다. 사람은 두 팔을 쓰지만 돼지는 네 발을 사용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사람이 두 팔을 가지고도 일을 하지 않는다면 돼지와 똑같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돼지가 두 다리를 팔처럼 사용했다면 사람이 돼지로부터 지배받는 세상이 될 뻔했다고 동물 농장 같은 상상을 하곤 했다. 이런 생각을 모으고 모은 그는 돼지도 사람처럼 겨울이 되면 따뜻하게 해 주고, 가끔 목욕도 시켜야 하며, 여름이 되면 돼지우리를 시원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확신을 굳혔다. 그래서 그
운전기사 뒷자리에 앉아 출퇴근하는 사장님들의 눈에 가장 잘 띄는 건물이 어딜까? 그런 건물에 건축회사 간판을 걸면 사무실이 없더라도 건축의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남의 집 머슴살이를 끝내고 자립한 그는 사무실 낼 돈이 없었으나 건물관리인에게 매달 얼마간의 돈을 내고 건물 옥상에 그의 누이동생의 전화번호가 적힌 가짜 건축회사 간판을 달기로 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났을까, 누이동생이 전화를 받았다면서 넘겨준 연락처는 어느 돼지 농장 총무의 번호였다. 돼지 새끼들이 죽어 나가는 농장 “우리 회사 사장님이 출근하시다가 로터리 건물 위의 옥상에 붙은 건축회사 간판을 보셨나 봅니다. 돼지우리 공사는 튼튼하고 안전해야 하니까 큰 회사에 맡겨야 한다고 하시면서 저 보고 연락을 하라고 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돼지 농장 총무가 어떻게 알고 전화를 했는지 궁금했던 그는 총무의 설명을 듣고, 간판을 옥상에 걸어두길 잘 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찾아간 돼지우리는 충북과 경기도 경계 지역에 있었는데, 수천 마리의 새끼 돼지를 반년 동안 키워 마장동으로 보내는 그가 상상한 규모보다 큰 농장이었다. “돼지 새끼들이 자꾸 죽는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병 때문이 아닌데
농촌의 살충제와 농약을 피해 도시의 밀원(蜜源)으로 들어온 수백만 마리의 도시 꿀벌이 품질 좋은 도시의 꿀을 만들고, 파산선고를 받은 어느 도시에서는 해체된 건물터에 포도나무를 키워 깔끔한 맛의 포도주를 만든다. 또 다른 도시에선 도시 상공에 떠다니는 효모를 모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빵을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흙을 숨 쉬게 하면 일어나는 놀라운 흙의 건강 처방전을 받아보시라. (The New York Times Style magazine/2021년 3월 27일 자 참조) 도시의 해체된 건물터에 조성한 포도밭, 그 포도로 빚은 포도주 의 맛은? 수 세기 동안 프랑스인들은 포도가 생산되는 자연환경을 표현하기 위해 ‘테루아르, terroir’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라틴어인 ‘terra’ 즉, ‘땅’이란 말의 기원은 전통적인 시골의 풍경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전통적인 시골의 농업이 과거의 일로 희미해져 가면서 그 단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은 되레 열렬해 졌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도시에 산다. 추정치긴 하나 8억 명이 어떤 형태로든 도시 농업에 종사함으로써 우리가 먹고 있는 농산물의 5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