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생재배를 설명하기 전에 농사와 관련한 우리말을 알아 보자. 농사짓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농사에 딸린 말도 달라 지거나 사라졌다.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이 나오고 우리말인 극젱이(훌칭이), 쟁기, 써레, 고무래(곰배), 홀케, 도리깨가 꼬리를 감췄고 따비와 보습은 쓰지 않는 말이 되 었다. 그렇지만 ‘이랑’과 ‘고랑’은 끝까지 살아남을 말이다. 웬만해서 흙을 뒤엎는 일을 하지 않는 게 정석이지만, 유기 밭농사를 하더라도 보통 고랑과 이랑을 만든다.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른 다음, 괭이로 비가와 도 흙이 잠기지 않도록 흙을 파 올려 길게 높이 만들어 놓은 곳을 ‘이랑’이라고 한다. 종자를 뿌리거나 모종을 옮겨 심어 남새(채소)나 곡식을 키우는 곳이다. 이랑과 반대로 흙바닥이 낮아진 공간을 ‘고랑’이라고 한다. 농부들은 고랑을 발로 밟고 가면서 이랑에서 자라는 작물을 돌본다. 그러나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된다”는 속담처럼 이랑과 고랑은 하루아침에 신세가 뒤바뀐다. 한편 흙을 끌어올려 논밭의 가장자리를 둑처럼 쌓아 놓은 곳을 ‘두둑’이라 하여 논밭의 경계선으로 삼고 사람이나 마소가 걸어 다니는 길로 이용한다. 초생재배는 이
『제5편』 안전하고 편리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자전거를 왜 안타겠어요? 가슴을 뛰게 만든 덴마크의 자전거 길 “자전거 천국이야. 어떻게 자전거 길을 이처럼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거지?” 10여 년 전 나홀로 자전거 유럽 여행을 하던 그녀는 덴마크의 북부 항구도시 프레데릭스하운를 시작으로 덴마크를 종주하는 동안 그런 궁금증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영국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스웨덴을 자전거를 타고 오는 동안 전혀 감지하지 못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타면 탈수록 마음과 몸에 전달되고 있었다. 건물이나 지붕의 색깔이야 덴마크도 북유럽 나라들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자전거 도로만큼은 타는 이로 하여금 만족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대학생 시절부터 국내외로 자전거여행을 숱하게 다닌 그녀였지만 덴마크의 자전거도로처럼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안락(安樂)한 길을 일찍이 경험할 수 없었다. “그래 맞아, 내 몸이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 한 것은 결국 이거였어. 지금까지 이런 길을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지. 상상도 못했던 자전거 길을 만났으니....와, 이런 경험은 처음이야.” 그녀는 이상적인 남자를 만난 듯이 가슴이 쿵쿵 뛰고 있었다.
지난 봄, 필자의 흙 살리기 강의를 들은 분들은 ‘흙 살리기를 하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현실적인 질문을 많이 던졌다. 강사의 답변이 마뜩잖다는 표정을 지으신 분들이 많아 지난호부터 ‘흙 살리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쓰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흙 가꾸기의 첫 번째 계획은 풀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썼다. 이번 호에서는 풀을 바닥에 깔고 흙을 갈아엎지 않는 게 왜 좋은지, 이상적인 흙의 조건을 갖추려면 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 ‘흙 가꾸기의 두 번째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필자 주; 이 글은 교토대학의 니시무라 카즈오(西村和雄) 교수가 쓴 『유기농법 비결의 과학, 배상면 옮김』 을 참고했다) 땅을 갈아엎어서는 안 된다 일단 무슨 풀이 됐건 낫 등으로 베어서 바닥에 까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땅을 갈아엎어 흙과 바닥에 깐 풀이 흙과 섞어 지면 흙속의 미생물이 일제히 분해를 시작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흙속에 있던 산소가 그들이 풀 을 분해하는데 쓰여 흙은 산소결핍이 되기 쉽고, 분해과정에서 흙속의 영양분을 뺏길 우려가 많다. 이렇게 되면 모처럼 심은 작물이 잘 자라지 않게 된다. 특히 목초(牧草)는 축산 퇴비물이 흙에 들어가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9668 이어서 >> 셰드레이크는 아버지가 자연계에 대해 가졌던 관심과 경이로움에 대한 감각을 그대로 흡수해 이어받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애정을 듬뿍 실어 아버지는 자기를 “마치 벌처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데리고 다녔다”고 했다. 우리들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렇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는 아버지와의 경험을 가급적 낭만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 쓰고 있다. 이를 테면, “봐라! 냄새 좀 맡아 보라고! 얼굴을 꽃에 바싹 갖다 대봐, 냄새 좋지? 여기 또 다른 게 그것 말고도 저기 또 다른 것도 있다!”는 식이다. 여름에 그의 가족은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의 어떤 섬에서 지냈다. 그 섬은 에살렌(Esalen, 집단요법이나 심리극 등을 통한 치료법,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에살렌 인스티튜트에서 개발)과 같은 은신센터 (retreat center)가 시작된 곳이었다. 그곳에서 성인들은 음 악과 예술을 창작하고 열린 의식(expanded consciousness) 에 대해 토론했다. 10대 소년일 때부터 셰드레이크
의약물질로 판명된 균류, 이 세상의 모든 존재물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한다. 셸드레이크의 책은 ‘기상천외한 균류’의 홀씨가 확실하게 떨어진 옛날식 학교와 버섯 광(狂)들이 모인 야영지에서 꼭 필요한 것이 되었다. 셸드레이크는 “균사체(菌絲體)는 생 태적으로 연결된 조직(組織)이며, (두 조각이나, 물질을 함께 꿰매놓은 선)인 솔기처럼 세계의 많은 곳을 기워놓고 있다”고 했다. 지구가 붕괴될 것처럼 지각 변동이 활발했을 때 우리들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균류들이 실오라기처럼 하나로 엮여져 있다는 상상은 거의 이가 시릴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다. 고급 여성복 디자이너 이리스밴 펄펜는 코로나 봉쇄기간에 이 책을 읽은 후 균류에 영감을 받은 신상품들을 만들게 되었다. 꾀꼬리 버섯처럼 주름이 잡힌 드레스로였다. 균류가 세상을 탐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느다란 균사(菌 絲)가 쉽고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모델로 삼아 뱀이 꿈틀 거리듯 보디스(드레스의 상체)를 비단 덩굴손처럼 만들었다. 고유한 문화를 지닌 수많은 공동체와 토착집단들도 버섯에 대한 자기들만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SPUN이 만든 한 영상물을 보면, 버섯에게 노래를 하는 칠레의 마푸체 노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제로다. 기준금리란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예금한 돈(지준예치금)을 주고받는 하루짜리 대출 금리를 말한다. 일본의 경우 수십 년간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기준금리가 이미 제로(0)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단기금리를 조정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래서 일본 은행은 단기금리 대신 장기금리인 10년짜리 국채 금리를 통해 기준 금리를 관리한다. 이것을 일드 커 브 컨트롤 (yield curve control)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10년 물 국채 금리가 0%가 될 때까지 일본 은행은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무제한 매입함으로써 국채 가격을 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일본 정부가 일본 은행에 돈을 찍어 내게 해서 그 돈을 공짜로 가져다 쓰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일본 정부는 근본적인 경제 구조조정보다는 임시방편의 제로(0) 금융정책을 펴는 걸까? 그것은 일본 정부가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원인을 자국민이 소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돈을 쓰지 않고 계속 저축만 하니까 소비가 줄어 물가는 자꾸 떨어지고, 물가가 떨어지면 조듬 더 지나면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물
일본인에 비해서 중국인은 돈 버는데 밝고 적극적이다. 심지어 기술 도둑질을 하면서까지 새로운 물건을 만든다. 그래서 중국은 일본처럼 경제 침체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수요가 일어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중국 경제가 그동안 축적해온 부실이라는 적폐를 제거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도 중국 경제 성장률은 5%를 넘어서 곧 정상화 될 것이라고 했다. 실무부문만 보면 틀림없이 맞는 사실이다. 경제는 그러나 실물 부분과 통화금융 부분이 있다. 실물 부분이 아무리 긍정적이라도 통화금융 부분이 부정적이라면 실물은 맥을 추지 못하다. 지금 중국이 그런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학자들이 아니라 현대 경제학이 무능하다. 경제학이 그렇게 된 중요한 원인은 금융 부분을 실물 부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었다. 경제학자들은 흔히 화폐금융 부분을 외면하고 실물 경제 위주로 보기 때문에 오류가 난다. 중국의 통화금융부문은 굉장히 심각하다. 첫 번째,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관련 국가들에게 준 상업차관이 9천700억 달러이고,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준 게 7천억 달러다. 두 사업을 합한 1조7000억 달러의
(필자 주 : 이 기사는 뉴욕타임스,The miracles beneath your foot라는 기사를 토대로 필자의 의견을 첨부한 것임) 우리의 발밑이라 흔히 간과되는 흙은 생명의 원천이요. 그 속에 살아가는 무수한 미생물 유기체가 생명활동을 하는 곳이다. 그 속에서 혹은 바깥에서 살고 있는 균류(곰팡이류) 또한, 우리들은 힐끔 못 본 척하고 넘어간다. 하지만 버섯처럼 거대한 균사(菌絲, 균류의 본체를 이루는 실 모양의 세포)는 지구의 생명체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 균류학자인 메를린 셸드레이크는 우리들이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난치병을 치유하는 물질이나 우리의 식량을 공급하는 생명 줄을 쥐고 있는 우리의 발밑 세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흙속의 균류세계가 보낸 인간 특명대사(特命大使) 지난겨울 어느날 저녁. 균류학자이며 베스트셀러인 ‘얼기 설기 얽힌 생명(Entangled Life)’의 저자인 멜를린 셸드레 이크는 외국인들이 경영하는 식당가인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 소호 지역에서 열린 한 행사에 주인공으로 나왔다. 그날 모임은 ‘작가와 예술가들을 포함한 사교 살롱’이라고 해야 좋을 듯 했다. 소설가 에드워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중국이 자신의 힘을 키우면서 그들의 패권적 국제정치를 노골적으로 드 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11월, 미국은 중국이 WTO에 가입한다고 했을 때 회원국 자격이 없는 중국을 도왔다. 중국은 국영기업이 많고 중국의 경제를 시장경제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회원자격이 없었다. WTO 회원국이 되려면 국내적으로 시장경제를 해야 하고 국영기업 숫자를 줄여야 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을 가입시켜야 중국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면서 나머지 100여 개 회원국을 설득하고 다녔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의회도 설득했다. 중국을 가입시키면 중국이 달라져 동맹국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미국은 이미 그런 경험이 있다. 2차 대전은 독일, 일본, 이탈리아라고 하는 3국 동맹과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선진국 간에 벌어진, 다시 말하면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나치즘, 파시즘에 맞선 전쟁이었다. 미국이 이겼다. 동맹국이었던 소련도 태도를 바꾸면서 미국은 깨닫기 시작했다. 미국의 적대국이 되어 버린 소련을 혼자 감당하기보다는 누구와 함께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시아에서는 일본, 유럽에
최근 세계 경제의 흐름은 두 개의 큰 줄기를 이룬다. 우선 미국과 서방 세계의 지류가 하나로 뭉쳐 흐르는 강이 있고,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 브라질 등이 모여 흘러가는 또 다른 강이다. 하지만 두 강이 지향하는 바다는 다르다. 이 같은 신냉전의 흐름으로 전쟁의 가능성은 고조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 산업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 냉전 구도로 세계 수출시장 반 토막, 각광을 받는 한국방위산업 이상 기후에 따른 지구촌의 재앙은 끊이지 않고 펜데믹 이후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reopening)정책은 중국의 전체주의적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그런데 올 들어 일본을 찾은 해외여행자의 숫자는 천만 명(한국인 40%), 일본의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그룹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또 다른 그룹이 거대한 흐름을 이루며 흘러가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지구촌이 하나로 통합된 시장을 갖고 있었지만 신 냉전으로 다시 양쪽으로 갈라서게 되어 개별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세계 무역시장은 절반으로 축소되었다. 그 결과 각국은
『제4편』 자전거 타는 이에게 교통수당을 지급하라 매년 30억~40억 원, 지자체의 자전거 특별교부세는 어디에 쓰이나?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도로는 사치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이 아닌 레저나 운동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국토의 1.7%를 차지하는 자동차 위주의 도로만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지만 가장 기본인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생활교통 공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녹색성장을 외친 2010년대 주요 물길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긴 했으나, 그건 레저용이지 교통수단으로의 자전거를 위한 도로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나마도 2015년 이후에 건설이 끊겼다. 그 대신 정부는 매년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30억~40억 원을 지원해 자전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교통 분담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95년 자전거법이 만들어질 당시 2%였던 분담률은 지금 1.2%로 0.8%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관리 소홀과 시민의식 부재로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도로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국 지자체별로 자전거 예산을 쓰고 있는데도 우리나라가 이처럼 세계 최하위권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 행위는 당연히 비난받고 엄한 처벌을 각오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를 분별하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이를 테면 어떤 뉴스와 지식, 정보의 진실성을 별로 따지지 않고 내가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하거나 무조건 동조하는 태도가 문제다. 건강한 상식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판단능력을 갖지 못한 채, 황당하고 흥미로운 음모론적 이야기나 소문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가짜뉴스의 전파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되 돌아봐야 한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데도 나의 기존 관념과 편견, 이념에 빠져 귀를 막고 진실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확증편향의 타입은 아닌지 자신을 비춰볼 필요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생각해보자. 우리 정부 시찰단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오염수의 해양 방류와 관련해 현장 시찰과 관련 자료 입수, 추가 자료 요청 등의 활동을 마치고 돌아왔다. 우리나라 국가기관인 원자력안 전위원회의 위원장이 시찰단장으로 갔다 왔으나 시찰단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리는 게 옳다. 곧 있을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검증보고서 발표도 참고하고 우리 조사 결과와 비교하며 살펴보고 판단하는 것이 진실을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