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피지컬 AI’ 시대 개막, 산업과 국가 전략을 다시 쓰다

  • 등록 2026.02.26 11: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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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넘어 현실로 확장되는 ‘움직이는 AI’의 본격 상용화
한국, 25일 AI행동계획 의결...글로벌 경쟁 속 피지컬 AI 국가전략 가속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화면 속 알고리즘에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로봇, 자율주행차, 드론 등 물리적 공간을 스스로 인지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본격적인 확산 단계에 들어서면서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인공지능행동계획(이하 AI행동계획)’을 공식 의결, 피지컬 AI 시대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선언했다.

 

◇산업 현장에 스며드는 피지컬 AI, 본격 상용화의 순간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25일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행동계획을 포함한 5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우리나라의 이번 ‘AI행동계획’ 의결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AI에서 벗어나 실제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AI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순간이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에 센서, 배터리, 로봇 기술이 결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존의 AI가 데이터 분석이나 언어 처리 등 디지털 영역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이동하며,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최근 기술 성숙도 향상, 센서 가격 하락, 배터리 효율 개선 등이 맞물리며 피지컬 AI의 상용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특히 로봇공학과 AI가 결합하면서 ‘움직이는 AI’가 산업 현장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산업별 확산 속도도 눈에 띈다. 제조·서비스업에서는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고객 응대와 협업 업무까지 수행하며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류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반의 물류 로봇이 창고 자동화와 라스트마일(Last Mile, 유통산업에서 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배송을 혁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레벨4 상용화를 향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며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드론은 배송, 시설물 점검, 농업 관리 등에서 이미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고, 돌봄·교육 로봇은 고령화와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실질적 도구가 되고 있다.

 

 

◇움직이는 AI의 시대...기술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이러한 변화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피지컬 AI는 AI·센서·배터리·로봇 등 여러 기술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만 구현되기 때문에 국가 기술력의 종합전 성격을 띤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로봇·자율주행 분야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은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정밀 로봇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도 배터리, 반도체,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지만, 기술 인력 확보와 규제 혁신, 국제 표준 선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부가 발표한 ‘AI행동계획’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세부계획에는 피지컬 AI 기술 개발 지원, 규제 샌드박스 확대, 전문 인재 양성, 공공 분야 로봇·자율주행 도입 확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지금이 산업 전환의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기술 상용화 촉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반면, 학계에서는 안전성·윤리 기준 마련과 장기적 인력 전략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균형 있는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는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대체하는 대신, 로봇 운영·정비·데이터 관리 등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이 이 변화의 흐름을 선도한다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동시에 기술 윤리와 안전성 확보는 피지컬 AI 시대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움직이는 AI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과 사회 전반의 질서를 다시 쓰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한국이 이 흐름을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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