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관광객이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여행 국가의 안전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안전관리 중에서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소의 화재 안전은 매우 중요하다. 낯선 환경 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호텔화재 발생 시 대응능력 이 낮아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전 공장 화재로 인해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대규모 화재는 공장과 같은 위험물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외국인 관광객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그중 일본인 관광객이 중상을 입고 연명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한국이 좋아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참으로 안타까운 희생이었다. 이러한 캡슐형 호텔은 명동 인근에 위치해 외국인 관광객 이용 비중이 높은 숙박시설로 숙박료가 비교적 저렴해 배낭 여행객이나 단기 체류 관광객이 주로 이용해 왔다.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호텔을 비롯한 숙박 업소에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대형 화재가 증가하고 있다. 호텔 화재는 객실, 복도, 주방, 전기설비 등 다양한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다수의 이용객이 밀집된 공간이 라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호텔 화재가 발생할 경우 다른 시설보다도 짧은 시간에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호텔 화재 중에서 대참사는 1971년 12월 25일에 발생한 대연각 호텔(서울 명동) 화재로 2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2024년에는 부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올해 1월에는 스위스의 스키 리조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40여명의 관광객들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철저한 예방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매번 수 없이 강조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텔 화재 참사는 반복되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국내 호텔 화재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화재 시설 관리에 관한 법적 장치의 모호성에 있다. 불이 난 캡슐호텔은 2018년 이전에 완공되었 으며, 캡슐호텔 특성상 비좁은 침실이 벌집처럼 이어져 있는 형태였다.
2018년 개정된 소방시설법에 따라 6층 이상, 1000㎡(약 303평)이상의 규모에 적용되는 화재 설비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관계로 스프링클러, 옥내 소화전, 객실별 완강기와 소화기, 방연벽이 없었다. 특히 초기 화재진압에 효과적인 소화기의 설치 기준이 바닥면적이 33㎡ 이상인 객실로 되어 있어, 대부분의 소규 모 숙박업소는 33㎡ 이하여서 설치 의무가 없었다.
최근 1 인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소규모 숙박시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처럼 소방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숙박 업소에 대해 소방청에서는 소방시설의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고, 완강기 및 스프링클러 등과 같은 화재 설비의 설치 기준을 소급해서 적용해야 한다.
다음으로 호텔은 화재에 취약한 건축구조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많은 객실로 이루어진 밀폐된 공간에서 객실 내 화재가 발생하여 객실 문을 열게 되면 다량의 산소가 내부로 유입되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여기에 복도에 바람길이 만들어지면서 연기가 급속히 건물 전체로 확산된다.
대부분 화재에서 보듯이 불보다는 연기로 인한 인명피 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생존자는 소방 지침을 준수하여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점을 화재로부터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재경보설비, 방연벽 및 방화문의 정상 여부를 확인하고, 피난통로의 확보와 아울러 객실 내 피난기구 관리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울러 직원과 투숙객 모두는 화재 발생을 대비해서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소방 지침에 따른 대피요령에 대한 사전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화재 안전 의식 소홀이다. 평소 화재경보기의 관리 소홀로 화재 시 작동이 안되어 화재를 늦게 발견하거나, 비상 통로의 적치물들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 피해를 키우는 사례가 많다. 특히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문제가 반복되며 경보기를 임의로 정지시키거나 화재 전 꺼 두어 인명피해를 키운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부천 호텔 화재 당시 호텔 매니저가 화재경보기를 임의로 정지시킨 점이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반대로 훈련된 직원들이 초기에 신속하게 소화를 시도함과 동시에 소방서에 신고하고, 투숙객들을 발 빠르게 대피 시켜 피해를 최소화한 경우도 많다.
따라서 호텔종사원은 비상 대처 매뉴얼을 숙지하고, 정기적인 소방 교육을 통하여 화재 예방과 비상시 대처 요령에 익숙해야 한다. 특히 소규모 숙박업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야간 근무자가 1명인 관계로 사전 훈련을 통해 야간 화재 발생 시 신속한 비상 대처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호텔 화재에 대비해 호텔 투숙객 또한 비상 상황을 고려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외 호텔에 입실할 때는 위급상황 시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객실에 설치된 휴대용 비상조명등, 간이 완강기, 소화기 등 소방 관련 장비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용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비상시 투숙객의 행동 요령을 담은 안내 지침서와 비상 대피 안내도를 통해 대피요령을 철저히 점검해 봐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호텔 화재 예방 방안의 중요성은 단순한 안전관리의 차원을 넘어 K-관광산업의 신뢰성, 국가 이미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관광 발전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이다.
따라서 호텔 화재를 예방하고 안전한 숙박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보완과 호텔의 소방시설과 피난·방화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호텔 직원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호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예방에 대한 관심과 책임 의식으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3000만명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관광정책 중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K-관광을 위한 K-안전이다.
글 김경한 건양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주재여행포럼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