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고체 배터리, '황화물 vs 산화물'이 판도 가른다

  • 등록 2026.06.17 14: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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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화물계는 저비용·대량생산성 강점, 산화물계는 안정성·내구성 강점 뚜렷
- 압력·온도·계면 기술 중심의 공정 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 부상
- 한국 기업, 황화물·산화물 ‘이중 전략’ 통해 기술 불확실성 시대 주도권 확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이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 ASSB)를 중심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였던 안전성·에너지 밀도·수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일부 산업 분야에서는 상용화 직전 단계에 진입했으며 주요 기업들은 시범 생산과 초기 샘플 공개를 통해 기술력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 맞춘 대량 상용화 양산은 여전히 높은 기술적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크게 황화물계와 산화물계 전해질 기술로 나뉜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고,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은 안전성·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가공 난도가 높다.

 

◇전고체 배터리, 황화물·산화물 전해질 쌍방간 본격 경쟁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의 핵심은 ‘양산 시점’보다 시장을 선점할 소재와 공정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황화물계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에 근접한 10⁻² S/cm 수준의 높은 이온전도도를 기반으로 가장 유력한 주류 기술로 주목받는다.

 

성형 압력이 낮고 대면적 공정에 유리한 특성 덕분에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을 수 있다. 또한 전극과의 계면 접촉성이 뛰어나 높은 출력을 내는 데 강점을 가진다. 공정과 설비 최적화에 따라 제조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어 향후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유리하다.


다만 황화물계 전해질은 수분과 반응해 황화수소(H₂S)를 발생시키는 특성 때문에 생산 환경 관리가 까다롭고, 기술적으로도 장기 안정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 중국 CATL 그리고 삼성SDI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은 황화물계 전해질을 중심으로 개발 로드맵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는 것이 산화물계 전해질이다. 산화물계 전해질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며 고온 환경에서도 구조적 변형이 적어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특성은 전기차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산화물계 전해질은 수분 민감도가 낮아 제조 공정에서의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장기 수명 확보에도 유리해 배터리의 내구성을 중시하는 기업에서 주목하고 있다.

 

◇ 산화물계 전해질의 기술적 난제와 글로벌 기업들의 돌파구


산화물계 전해질이 가진 기술적 난제도 분명하다. 대표적으로 1000℃ 이상에서 소결해야 해 공정 온도가 높아 제조 비용이 높고, 대량생산 체제 구축도 부담이다. 또 전극과의 계면에서 발생하는 높은 저항은 출력 성능을 저해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면공학 기술이 필수다.

 

이러한 한계에도 미국의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일본 혼다(Honda),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기업들은 산화물계 기반의 연구 개발을 강화하며 기술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퀀텀스케이프는 산화물계 전해질을 기반으로 한 리튬메탈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혼다는 고안정성 전해질을 활용한 보다 긴 수명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황화물계와 병행해 산화물계 연구를 확대하며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에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단일 소재가 아닌 다양한 전해질 기술의 공존과 경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산화물계 전해질은 안전성·내구성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및 고내구성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고출력과 고에너지 밀도에 강점이 있는 황화물계 전해질이 메인 시장을 주도하더라도 산화물계는 장기 신뢰성이 필수적인 특정 분야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질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다가오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는 각 기업이 어떤 소재와 공정을 선택하느냐가 미래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국내 기업,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 확보 위한 전해질 기술 전쟁 가속


황화물계 전해질은 높은 이온 전도도와 우수한 계면 접촉성, 상대적으로 제조비용이 낮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채택에 유리하다. 액체 전해질에 근접한 전도도는 고출력·고에너지 밀도 구현이 쉽고, 낮은 성형 압력은 대면적 공정에도 적합하다.


황화물계 전해질이 가진 약점도 분명하다. 수분과 반응해 황화수소(H₂S)를 발생시키는 특성은 생산 환경 관리의 난도를 높이고, 장기 안정성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도요타·파나소닉·CATL·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황화물계 전해질을 중심으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개발 로드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황화물계 전해질이 가진 잠재력이 단기적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산화물계 전해질은 안정성과 내구성이 강점이며, 고온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가 적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높은 성형 압력과 공정 난도, 상대적으로 낮은 이온전도도는 대량생산 체제 구축에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은 산화물계 전해질의 구조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장기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소재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업계의 관심사다. 한국 기업들은 황화물계 전해질의 양산 기술 확보와 함께 고순도 전구체·계면 안정화 소재·고체 전해질 분말 등 핵심 소재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전고체 배터리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은 기술 개발을 넘어 소재·공정·생산 생태계 전반의 혁신으로 확장되고 있다. 연구기관들은 일부 분야의 초기 양산이 예상되는 2027~2028년을 기점으로 기업 간 기술 격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핵심 과제는 선택한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양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 결국 황화물계와 산화물계 전해질을 둘러싼 선택과 집중은 향후 국내 배터리 산업의 지형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해질 특성이 공정 결정, 전고체 배터리 시대의 경쟁축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경쟁은 어떤 공정을 선택해 시장을 장악할 것인가에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 황화물계와 산화물계 전해질의 특성이 공정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압력·온도·계면 기술·공정 호환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황화물계 전해질은 높은 이온전도도와 낮은 성형 압력의 특성상 저압 성형 공정을 중심으로 대량생산 체제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공정과의 호환성도 높아 생산라인 전환 비용의 최소화가 가능해 세계 기업이 선호하고 있다. 반대로 산화물계 전해질은 기계적 안정성은 높지만, 고온 소결 공정이 필수인 만큼 제조 비용과 공정 속도 측면에서 병목이 생긴다. 업계에서는 산화물계의 경우 신뢰성은 강점이지만, 대량 양산 경쟁에서는 불리하다는 평이 나온다.


계면 엔지니어링도 상용화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전극–전해질 계면에서 발생하는 저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좌우한다. 황화물계는 계면 접촉성이 우수하지만, 화학적 안정성 확보가 과제이고, 산화물계는 안정성은 높지만 접촉 저항을 낮추기 위한 코팅·복합화 기술이 필수다.

 

또 전고체 배터리 공정에 롤투롤(R2R)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비용 경쟁력의 핵심이다. 롤투롤 공정(R2R)은 플라스틱 필름·금속 호일·종이 등 유연한 기판을 롤에서 롤로 이송하며 인쇄·코팅·적층·건조·패터닝 등을 연속 수행하는 제조 방식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기업들은 설비 투자 비용을 크게 줄여 상용화 시점과 및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도 결정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 시대의 승자는 더 빠르고 저렴하게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공정을 확보한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베터리 경쟁은 소재·공정·계면 기술이 맞물린 복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내리는 전략적 선택이 향후 배터리 산업의 전체 판도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전고체 배터리, 이중 전해질 전략 기업의 미래 경쟁력 결정


전고체 배터리 경쟁은 단일 기술의 독점이 아니라 서로 다른 특성이 있는 전해질 기술들이 각자의 시장을 형성하며 공존하는 다층적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고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앞세운 황화물계, 안정성과 내구성이 강점인 산화물계는 전기차·ESS(에너지저장장치)·프리미엄 시장 등 용도별로 분화된 수요를 흡수하며 동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택한 ‘황화물계-산화물계 이중 전략’은 리스크 분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불확실성이 큰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 계열의 기술을 모두 확보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계면 안정성, 공정 비용, 대량생산 기술 등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그러나 소재·공정·생산 생태계를 아우르는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결국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중심에 설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술기업들의 다층적 전략은 글로벌 경쟁을 주도할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김영명 기자 paul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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