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이사회가 박장범 사장 임명제청을 취소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이와 관련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사회는 13일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2024년 10월 23일자 사장 임명제청 의결 취소의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재적 11명 중 과반인 6명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해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서기석·이석래 이사가 불참해 9명만이 표결에 참여했다.
해당 안건은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등 여권 성향 이사 5명이 제출한 것으로, 서울행정법원이 올해 1월 윤석열 정부 당시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해 임명된 KBS 이사 7인의 임명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조치였다. 이들은 “무자격 이사들만으로 이뤄진 박장범 사장 임명제청은 원인 무효”라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권 성향 이사 6명은 “항소심 등 후속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 “사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박 사장 임기 정당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안건임에도 두 이사의 불참으로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사실상 부결을 만든 무책임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장범 사장은 2024년 10월 임시이사회에서 당시 방통위가 추천한 7인의 이사만 참석한 가운데 사장 후보로 제청됐고, 같은 해 11월 대통령 재가를 통해 임명됐다. 그 이후 법원의 임명 취소 판결로 해당 이사들의 업무가 정지되면서, 이들이 단독으로 의결한 사장 임명제청의 효력에 대한 문제 제기가 KBS 안팎에서 이어져 왔다.
13일 이사회에서의 표결 부결로 박 사장은 당분간 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에 안건을 제출한 이사 5명은 “법원 판결을 수용하지 않은 부당한 결정”이라며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켜야 할 이사회가 책무를 저버렸다”고 유감을 표했다. KBS본부도 “정상화의 첫걸음을 뗄 기회를 놓쳤다”며 향후 새 방송법을 기반으로 박 사장 퇴진 요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여러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취약성과 정치적 영향력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KBS 경영의 정당성과 신뢰 회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