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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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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이후 이란 관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 두 달여 지나면서 전쟁 이후의 방향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는 듯하다. 이스라엘은 농축 우라늄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 군사시설을 상당 부분 파괴하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 등 강경파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얻은 듯하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을 도와서 엄청난 폭탄을 퍼부은 것 말고는 별로 얻은 것은 없는 듯하다. 작년에 이어 이번 전쟁 초기에 공중 폭격으로 농축 우라늄이 파괴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듯 말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란이 농축 우라늄 400여kg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작년 1차(2025년 6월)와 이번 2차 폭격을 일찌 감치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이 이란을 너무 허술한 나라로 본 것이 실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축 우라늄을 미국에게 완전히 넘기라고 요구했다가 이란 측이 완강하게 거부하자,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7일~18일 무렵 군사 옵션을 거론한다고 밝혔으나 이튿날 전격 취소했다. 걸프 국가들의 요청으로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제 대규모 군사공격의 동력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두 달 넘게 걸프 국가들은 석유와 가스를 수출 못하고 있고 걸프만 갇힌 유조선과 가스 운반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혀 있다.

 

선원들이 피로도가 극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 치명적 손상 입은 중동 석유 수송 안전성

 

국제에너지기구 수장은 에너지 루트로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는 ‘깨져 버린 꽃병’이라고 표현했다. 산산조각 난 꽃병을 맞춰 봐야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얘기다.

 

이란은 아마도 지루하게 호르무즈의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할 거라고 본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통행료 징수 부분은 양보한 듯한데, 더 두고 볼 일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모든 종류의 화물선들이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와 비교하는 건 억지 논리다.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는 막대한 건설비를 들여 건설됐고 운하 시설 운영비가 필요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자연적인 바닷길에 지나지 않는다. 이란의 통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선사들이 호르무즈 해협 이용을 기피할 요인이 될 것이다. 이번 이란 전쟁으로 빚어진 호르무즈 사태는 에너지 수입국들에게 에너지 문제에 관해 확실히 미래 방향을 결정해 줬다는 점에서 그 영향은 막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중동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고자 하는 결심을 굳혔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은 앞으로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홍해에서도 예멘의 후티 반군이 존재하는 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은 일시적 평화가 온다고 해도 중동으로부터 수입을 줄이려는 동기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중동 의존을 줄인다는 것은 수입 다변화 정책일 텐데, 그렇다고 러시아산 수입도 안전하지 못하다. 일시적으로 러시아산 수입은 피할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바 있듯이 많은 물량을 러시아산으로 채운다는 것은 중동 의존에 못지않은 리스크다. 상대적으로 보면 그래도 미국산이 가장 안전해 보인다.

 

둘째, 자원 수입국인 아시아와 유럽은 재생에너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체 에너지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원전과 소형 원전(SMR), 석탄 등 기존의 에너지 기술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은 미국의 공격을 막고 유리한 입장을 견지할 수 있는 뜻밖의 카드로 이란은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입국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다. 이란은 에너지 없이는 단 하루도 국가 경제가 돌아갈 수 없는 수입국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점에 대해 미국도 에너지 자원 부국인 탓인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듯 준비 안 된 전쟁을 벌였을 리가 없다.

 

국제에너지기구 수장의 말처럼 이미 깨진 꽃병이 돼버린 중동산에 의존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리스크가 되고 말았다. 걸프국들에게는 정말 재앙이 될 것인가. 중동 최초의 석유는 영국에 의해 1908년 이란에서 채굴되는데, 백 년을 넘기면서 세계를 쥐고 흔들던 중동 석유의 위세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 에너지 패권을 선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시행했던 기존 환경 정책을 전면 폐기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 관세 압박을 높이는 동시에 알래스카 가스전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참여를 종용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복원 불가능한 시점에서 떠오른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일으킨 데에는 미국의 에너지 패권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분석이 새삼 현실감으로 다가온다.

 

한국과 일본은 그간 막대한 투자비와 경제성 등의 이유로 머뭇거렸던 알래스카 가스전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석유 패권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면 철저히 미국의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는 실리적’인 미국 지도자라는 생각에 섬뜩하다.

 

나아가 미국의 이란 전쟁은 중동 석유의 부와 석유 권력을 종식시키는 더 큰 그림으로 전개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때마침 UAE는 사우디가 주도해 온 OPEC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중동의 석유 패권은 이제 확실히 지는 해가 되고 있다.

 

◇ 미국의 대외 전쟁 스타일

 

미국이 세계 패권을 쥐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제1차,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 이전에도 독립전쟁과 영토 확장 전쟁에서 거의 이겼다. 그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대체로 졸전을 치르거나 베트남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사실상 패전했다. 이번 이란 전쟁도 필자가 보기에 졸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왜 그런가, 하나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원정 전쟁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고 멀리 떨어진 곳, 즉 본토 미국인들은 피를 흘릴 염려가 없다는 점이다. 이와같이 원정 전쟁은 절박함이 떨어지고 ‘수월한 전쟁 플랜을 구상하기 쉽다.

 

미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비행기와 함정을 통한 대규모 폭격 전략이 우선시된다. 지상전이 불가피할 경우에도 특수부대를 활용한 속전속결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상대는 아무리 군사력이 빈약해도 자기 땅과 가족을 지켜야 하는 절박함과 종교적 신앙심이나 민족적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죽기 살기로 싸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미국의 고전 요인을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민과 문명을 폄하하는 말 폭탄도 이란 국민의 적대적 감정에 계속 불을 지르면서 이란 국민들의 단결과 신앙을 더욱 강고하게 만들었다. 농축 우라늄을 제거하고자 하는 정당성은 안 보이고 입으로 지은 ‘업보’만 부각되고 있다.

 

누구든지 군사력이 열세이면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상대를 두고 공중전과 속전속결 위주로 절박함이 부족한 ‘여유로운’ 전쟁을 치른다는 것은 애초부터 위험한 도박이었던 셈이다. 이란과의 장기전은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양상과 유사하게 러시아와 중국의 은밀한 군사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만 핵무기를 가질 수 있는 원칙과 근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사실상 무너졌다.

 

핵무기 보유의 특권은 타국을 침공하지 않고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나라들에 대해 응징하고 비핵 국가들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준수할 때 그 정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핵무기 보유국이 국제법을 어기며 선제 침공을 하고 자국의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국제적 룰을 어기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핵무기 독점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어려워졌다.

 

◇ 평화와 국제법만이 제국주의 난폭함을 제어할 수 있다

 

CNN, BBC 등 서방의 매체들은 테헤란의 합동결혼식을 비추고, 시내 카페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의 공포 속에서 젊은 커플들은 반미 적개심을 감추지 않지만, 그들도 내일의 꿈을 키워나갈 소망을 가지고 일상의 행복을 즐길 자유가 있다.

 

이슬람 신정체제는 시대착오적인 면이 있지만 작년까지도 전국에 걸쳐 반체제 시위를 격렬하게 벌일 정도로 자유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란 체제는 반체제 시위를 용납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보다 민주주의에 더 가까이 다가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은 한국보다 인구는 두 배, 국토 면적 7.5배에다 석유 등 자원 부국이어서 대국이다. 모름지기 에너지와 식량의 자급도가 높지 않으면 대국이라고 할 수 없다. 한국은 중견국엔 속해도 에너지와 식량 면에서 보면 대국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첨단기술이 발전했다고 대국이 되는 건 아니다.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자원 대국인 이란과는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내에서도 잘못된 전쟁이라는 게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전쟁 경험이 많은 역전 노장 영국이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임에도 이번만큼은 발을 담그지 않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이 여전히 1등 강대국이지만 먼로주의 때문인지 남 부러울 게 없이 다 갖춘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 때문인지 외교를 능숙하게 다루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방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미국 같은 동맹이 여전히 필요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다시 제국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얘기한다. 미국의 그린란드 야욕 노골화에 이어 이란 전쟁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군비 강화에 서두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같은 대 강대국 외교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지금 전 세계 국가들의 외교적 난제이다.

 

힘이 약한 나라들이 강대국을 대하는 외교는 첫째 평화와 국제법의 준수라는 원칙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평화와 국제법만이 질서를 무너뜨리는 제국주의의 난폭함을 제어할 수 있다. 둘째, 실리 외교 자세다. 강대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되 실리를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약한 나라가 국익과 자존심만 고집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전쟁만 자초한다. 이란이 그런 불필요한 대결 외교를 벌여 왔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은 농축 우라늄에 과감한 양보를 하고 대신에 경제 제재 해제와 석유 수출 재개라는 실익을 얻는 것이 현명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강대국들은 힘을 과신하기 때문에 외교적 실수가 적지 않다. 강대국이라고 항상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결정은 두고두고 그 문제점이 회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 다른 나라들이 실수를 저지른 강대국에 대해 정면으로 지적하고 맞서는 것은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하기 쉽다. 강조하건대 한국과 같은 중견국과 무역 국가는 입은 무겁게 하고, 행동은 신중한 것이 좋다. 이재명 정부는 이란에 대한 처신처럼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대 이스라엘 외교를 세계 여론만 보고 전개하면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본다. 항상 상대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해하지 못할 바가 없다. 이란이 그토록 농축 우라늄에 집착하는 것도 이란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부분이 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성 증가도 건국 이후 끊임없이 시달려 온 전쟁 역사를 반추해 보면 이해 못할 바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적 언사를 직접 표명하는 것은 자제하고 충분히 논의한 후 외교부 성명을 통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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