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대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사촌의 신분증을 잘못 제시해 다른 사람 명의로 투표가 이뤄지는 일이 발생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거동이 불편한 사촌 언니 B씨를 대신해 신분증을 보관하던 A씨가 요양보호사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A씨는 본인 신분증 대신 B씨의 신분증을 제시했고, 선거사무원은 이를 본인 것으로 오인해 신원확인 절차를 통과시켰다.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사전투표일은 이달 29~30일 이틀간이었다.
사전투표에서는 신분증 확인 후 손도장, 서명, 지문 인식 중 한 가지 방식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선관위는 “지문 인식은 주민등록시스템과 연동돼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표 참여 기록을 남기기 위한 용도”라며, 지문이 다르더라도 시스템상 걸러지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B씨가 소지한 신분증은 발급받은지 20여년이 지나 사진이 흐릿했고, 두 사람의 주소와 외모가 비슷해 현장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약 10분 뒤 당사자인 B씨가 요양보호사와 함께 투표소에 도착하면서 드러났다. 전산상 이미 투표한 것으로 표시돼 투표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선관위는 CCTV 확인 등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행정 절차를 통해 B씨가 다음 날 정상적으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반면 A씨가 이미 행사한 표는 유효표로 인정하되, 추가 투표는 불가능하도록 처리했다. 선관위는 “고의성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전투표 기간 경기 부천에서는 투표용지를 찢거나 선거사무원을 폭행·방해하는 사건도 잇따랐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용지를 훼손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치러진 대선·총선·지방선거에서는 투표 과정의 신뢰를 흔드는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특히 사전투표 도입 이후 투표용지 관리 부실, 대리투표, 투표함 관리 문제 등이 잇따라 드러나며 선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때 서울 신촌동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외부 반출 사건’이다.
또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 기간에 서울 대치동에서 발생한 ‘선거사무원 대리투표 사건’, 같은 대선 사전투표 기간에 경기 김포·부천 사전투표소에서는 투표함에서 22대 총선 투표용지가 투표함에서 발견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번 사건들은 사전투표 과정에서의 유권자의 본인 확인 절차와 함께 현장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