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하반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확대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금리인상이 향후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이 회복되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2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거래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집값을 급격히 끌어내릴 수준의 변수는 아니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거래량 감소와 시장 양극화는 나타날 수 있지만 서울 핵심지 수요와 공급 부족, 고정금리 확대 등 구조적 요인이 가격 하락 압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집값 상승세·주담대 증가세 지속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집주인 역시 금리 부담에 급매를 내놓게 된다. 여기에 수요자의 구매력 악화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집값이 조정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집값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느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5월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은 1년 넘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국 100.6, 수도권 101.1, 서울 101.6으로 조사됐다. 전월 대비 변동률은 전국 0.2%, 서울 0.5% 상승한 반면, 지방은 100.1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2025년 9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 기준으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 전환 없이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월편군 약 0.2%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25년 2월 이후 약 1년 넘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2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약 0.8% 수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는 수도권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뚜렷한 시장 충격이나 정책 변화가 없는 한 현재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이 보고서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전년 대비 다소 둔화했다는 점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약 1252조원으로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월평균 약 0.3% 수준의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2025년 월평균 증가율(약 0.5%)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3월 기준 2.89%로 전월(2.81%)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금리 역시 전월 4.32%에서 4.34%로 소폭 상승했다.
보고서는 “최근 기준금리 및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모두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이는 최근 시장 내 주택 수요가 금리 부담보다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기대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거래는 둔화, 집값은 버틴다…전문가들 "양극화 심화"
다만 지난 5월 9일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개한 이후 매매거래가 줄어든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주택 거래는 다소 위축될 수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리 인상은 이자 부담을 높여 레버리지 효과를 떨어뜨리는 만큼 거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자산 가치 상승 여력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현재 주택 구입 수요는 무주택자의 실수요 성격이 강하고 대출 규제도 작동하고 있다"며 "지방 시장은 위축될 수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견조한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가 상승과 유동성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상황인 만큼 금리 인상이 집값을 떨어뜨릴 정도의 충격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오히려 금리 인상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 랩장은 "금리 인상은 수요 억제에는 도움이 되지만 공급 확대에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분양가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지방 미분양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과거처럼 즉각적인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금리와 부동산 가격은 기본적으로 반비례 관계에 있다"면서도 "과거와 비교하면 금리 인상의 영향력이 다소 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고정금리 비중이 크게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박 위원은 "과거에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 시 이자 부담이 빠르게 늘어났지만 현재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며 "금리 변동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예전보다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만으로 집값 방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입주 물량, 시중 유동성, 경기 상황, 정책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용한다"며 "금리는 중요한 변수지만 그것만으로 향후 집값을 단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서울 주택시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진 데다 서울 핵심지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이 곧바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거래 감소와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서울·수도권 강세와 지방 부진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