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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7월 2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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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면 남자의 뇌도 자란다?


 

최근 저출산 논의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대체로 ‘희생’으로 치부한다. 경제적 부담, 경력의 제약, 부족한 수면, 사라진 자유 시간 등을 거론한다. 특히 남성에게 아버지가 됨은 책임이 늘어나는 사건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미국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심리학과 교수인 다비 색스비(Darby Saxbe)는 어제 뉴욕 타임스 기고문에서 아버지가 됨은 아이에게만 좋은 일이 아니라 남성의 뇌와 몸, 정신 건강을 성장시키는 경험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아버지가 아이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과 그런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사회성과 자조절 능력이 높고 학교생활에도 더 잘 적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고 있다.

 

또한 아버지의 육아 참여는 어머니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부부관계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색스비 교수의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아버지 역할이 남성의 삶도 변화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이른바 ‘대드 브레인(Dad Brain)’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버지의 뇌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공감 능력과 사회적 이해를 담당하는 영역이 재조정되며, 아이의 신호와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뇌가 적응한다.

 

과거에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어머니만 이런 변화를 겪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버지 역시 양육 과정에서 생물학적 변화를 경험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도 아버지 역할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많은 연구는 남성들이 자녀와 시간을 보낼 때 다른 일상 활동보다 더 큰 행복감과 삶의 의미를 경험한다고 보고한다. 아이와의 관계는 단순한 가족 관계를 넘어 자신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게 만든다.

 

직장 성과나 사회적 지위로만 자신을 평가하던 남성들이 누군가를 돌보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깊은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실제로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아버지들은 더 높은 삶의 만족도와 사회적 연결감을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를 돌보는 방법을 배우면서 아버지들은 공감 능력을 키우고, 두뇌를 키우며, 조직과 지역사회를 향상할 수 있는 기술을 기른다. 궁극적으로 좋은 아버지의 특성은 좋은 남자의 특성이기도 하다. 강인함과 함께 젊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면서도 경청하며, 모범을 보이며 어려운 도전에 맞서고, 끈기로 인내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특성이 아버지인 우리로 하여 더 건강한 뇌와 더 만족스러운 노년을 만들 뿐만 아니라, 외로운 늑대, 세속적 수도승, 그리고 어둡고 잔인한 남성상을 긍정적이고 친사회적인 남성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현실은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육아에 많이 참여하는 아버지일수록 피로와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으며 우울 증상을 경험할 때가 있다. 수면 부족과 체중 증가, 자유 시간 감소 역시 흔한 현실이다. 색스비 교수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부담과 보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육아는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의미와 유대감, 성장의 경험 또한 매우 크다는 것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사회는 단지 아이를 더 많이 낳게 하는 사회가 아니다. 부모가 되는 경험이 개인의 삶에도 가치 있는 선택임을 알려주는 사회다. 아이는 부모의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하지만, 동시에 삶의 의미와 기쁨, 그리고 인간적 성숙을 선물한다.

 

특히 아버지에게 육아는 무언가를 잃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일 수 있다. 저출산 시대에 우리가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아버지가 됨의 혜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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