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의사가 있으나 관련 시스템 부족으로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이 참여한 응답자들은 탈플라스틱 전환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22일 국내외 1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플뿌리연대)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플라스틱 졸업식’을 열고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플라스틱 오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3.6%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또 81.3%는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서 검출된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81.7%에 달했다.
응답자의 88.0%는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수급 차질 가능성을 알고 있다고 답했고, 71.9%는 이를 계기로 탈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또 76.6%는 나프타 부족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로는 ‘구매하려는 제품이 대부분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로 판매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8.7%(복수응답 기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면 구매·이용 과정이 더 복잡해진다’는 응답이 39.0%를 차지했다.
반면, 다회용기나 리필 시스템이 마련될 경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79.1%였다. 플라스틱 제품이나 일회용 배달용기에 추가 비용이 부과될 경우 사용을 줄이겠다는 응답도 56.1%였으며, 편의를 위해 계속 플라스틱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37.7%였다.
플뿌리연대는 “높은 플라스틱 사용률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시장 구조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다회용기와 리필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탈플라스틱 전환을 이끌 주체를 묻는 질문에는 정부(64.4%)와 기업(58.8%)이 소비자 개인(48.5%)보다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시민들은 정부와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과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다회용기·리필 시스템 구축(44.4%)이 꼽혔으며, 텀블러 할인이나 보증금제 등 소비자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41.6%), 생산 기업의 환경책임 강화(34.5%)가 뒤를 이었다.
다회용기 및 리필 시스템에 대한 인지도는 90.9%로 높았으며, 실제 이용 경험도 55.0%에 달했다. 다만 이용 경험은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금지에 따른 다회용기 사용(77.8%)에 집중됐고, 야구장(21.1%), 장례식장(22.0%), 배달음식(28.8%)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강제성이 있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 간 사용 경험 차이가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탈플라스틱을 위해 감축이 가장 시급한 산업군으로는 포장재가 1위, 소비재가 2위, 섬유가 3위로 꼽혔다. 반면 플라스틱 사용이 필수적인 산업군으로는 의료, 전기·전자, 건설·건축 분야가 상위에 올랐다.
플뿌리연대는 “이번 조사 결과 시민들은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과 헤어질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개인의 실천을 가로막는 플라스틱 중심의 생산·유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