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흡수원 기능 강화, 산림바이오매스 연료화, 산림관리 체계 혁신 등이 주요 핵심 과제로 부각된 가운데, 24일 국회에서 산림정책의 현황과 전환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첫 발제에 나선 이수진 자연과공생연구소 연구위원은 산림바이오매스 정책과 관련해 공급 확대 중심에서 지속가능성과 참여 중심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림바이오 활용 시 명확한 대상과 기준, 그리고 이해관계자의 부담과 편익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산주·벌채업자·지자체·칩 생산자·발전사업자·임업후계자·시민단체·산림청 등 8개 주요 이해관계자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그는 산림바이오매스를 둘러싼 갈등은 크게 네 가지 정리해 설명했다. 첫째, 산림바이오매스는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내부수익율(IRR)이 마이너스 13% 수준에 그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와 지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적 경제성 부재 문제를 안고 있으며, 둘째, 원료 수급 문제와 인증제도의 한계로 인해 정책과 현장 간의 괴리가 크고, 특히 국비와 지방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매칭 사업 구조가 지자체의 소극적인 집행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셋째, 산림의 바이오매스 활용을 두고 탄소 흡수원과 장기 저장고로서의 역할에 대한 인식 갈등이 존재해 목재의 조기 연소 방식은 산림의 장기 탄소 저장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넷째, 바이오매스 정책 변화나 발전소 운영 축소는 종사자뿐 아니라 지역 상권과 인구 구조 등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쳐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한 상황으로, 산림 현장의 인력 고령화, 안전사고 위험, 임업후계자의 진입 장벽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짚었다.
그는 정책의 개선 방안으로 REC 의존도 완화, 지속가능성 기준 정비, 공급망 투명성 강화, 장수명 목재 이용과 카스케이딩(cascading) 원칙 확대, 생태서비스 보상 중심의 재정지원 체계 개편, 지역사회와 노동자를 고려한 정의로운 전환 지원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 산림의 가치, 흡수보다 저장...산림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 제기
윤여창 서울대 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산림을 단순한 탄소 흡수원이 아닌 장기 탄소 저장고이자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조림·벌채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장수명 산림 육성과 생태계 서비스 중심의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산림의 약 66%가 사유림이며 50년 이상 된 노령림은 13% 수준이라는 현황을 바탕으로 노령림 확대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윤 교수는 스웨덴처럼 우리나라도 숲을 100년 이상 장기 육성해야 한다며, 인공조림 중심의 산림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와 병해충 등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자연림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사실상 도시국가에 가까운 만큼, 산림 전체가 국민의 건강과 기후 적응을 돕는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현행 산림정책의 문제점으로 40년 가까이 유지된 조림보조금 제도를 지목하며, 이것이 벌채 주기를 100년에서 40년 수준으로 단축하고 바이오매스 확대를 유도하는 배경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 체계를 단순히 나무를 심는 행위가 아닌 탄소 저장, 생물다양성 보전, 수자원 보호 등 공익적 가치를 보상하는 생태계 서비스 직불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탄소중립 정책에서 산림의 탄소 흡수량보다 저장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벌채 후 재조림 시 흡수율은 늘어도 토양 내 탄소 손실 문제가 간과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정책 과제로는 100년 이상의 장기 산림 육성, 조림보조금의 생태계 서비스 직불제 전환, 비목재 임산물 기반의 산촌경제 활성화, 장수명 목제품 확대, 재난 대응과 산림경영의 연계, 노령림 보전 지원 강화 등이 제시됐다. 또한 환경부·산림청·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 협력 부족과 시민사회와의 소통 미흡을 걸림돌로 지적했다.
◇ 산림바이오매스 정책, 새로운 전환기 맞아...“종합적 해법 필요”
패널 토론 좌장인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산림 정책이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지역경제, 생물다양성 보전 등과 맞물린 복잡한 과제이므로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산림은 탄소 흡수·저장뿐만 아니라 수자원 관리, 휴양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가 결합된 공간이라며, 산주, 임업인, 발전사업자, 시민사회,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만큼 갈등을 조정하고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산림정책 전환의 핵심은 재정과 녹색금융”...제도 간 정합성 확보 필요
안소은 한국환경연구원 녹색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산림 분야에 민간 자본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이 되는 활동의 환경적 가치와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탄소흡수·저장 효과와 생태계 서비스 가치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제도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현행 산림 관련 제도로 LULUCF(토지이용·토지이용변화·산림) 회계체계, K-Taxonomy(한국형 녹색분류체계), REC 가중치 제도 등이 운영 중이며, 이들 간의 정합성 확보가 중요하고, 통합적 기후 정책 흐름에 맞춰 제도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K-Taxonomy에 포함된 지속 가능한 산림 활동을 녹색금융과 연결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PES)와 임업직불제의 개념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직불제는 서로 명칭이 유사해 혼동될 수 있지만 출발점과 철학이 다르다며, 직불제는 기본적으로 소득 보전을 위한 보조금 성격이 강한 반면,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토지 소유자가 자발적으로 환경친화적 활동을 수행할 경우 그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계약 기반 제도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위원은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산림에 대해서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면적 기반으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림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 거래가 가능한 탄소나 수질 크레딧 등의 생태계 서비스는 민간 녹색금융 및 투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크므로, 공공재원 중심 지원과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산림정책에서 직불제와 지불제 가운데 어떤 방향이 더 적합한지, 각각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만큼,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 검토를 주문했다.
◇ 산림바이오매스, 분산형 열에너지 체계로 전환해야
이승재 나무와에너지 대표는 대형 화력발전소의 목재연료 사용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역 단위 분산형 바이오매스 활용 모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충북 괴산군 장연면의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사례를 소개하며 산림바이오매스의 지역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해당 사업은 산림청 국비와 지방비 등을 포함해 약 60억 원이 투입된 사업으로, 58가구를 대상으로 임업 부산물을 활용한 중앙난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4년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 투자비가 크게 들었지만 난방을 산림 부산물 기반 에너지로 대체해 연간 약 1억 원 이상의 수익도 창출하고 있으며, 올해 9월 탄소배출권 획득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난방 복지 효과를 언급한 뒤 중앙난방 도입 이후 가구 평균 실내온도가 약 2.3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주민들은 난방 관리 부담이 줄고 화재 위험도 감소해 편의성과 안전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술적 측면에서 소규모 열병합발전 설비, 세대별 열교환기, 대형 축열조를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으며, 향후 태양광·바이오가스 등 타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우수 사례로 약 2,500개의 바이오매스 기반 지역난방 마을을 운영 중인 오스트리아를 소개하며, 벌채 및 목재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지역 단위 난방과 소규모 전력 생산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형 발전 중심의 바이오매스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열에너지 분야를 지원하는 별도 제도를 마련하고, 산촌마을 단위 난방 시스템을 통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산림바이오매스 정책, 산림 생태계 보전보다 개발에 치우쳐 운영
최태영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현행 산림 바이오매스 체계가 대규모 목재 생산 전제의 순환형 산림경영에 기반하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증가, 침엽수림 감소 및 활엽수림 증가로 인해 기존 체계를 유지하는 비용이 향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조금 없이는 수익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기후 적응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재의 지원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태계 보전 예산에 비해 바이오매스 발전 지원을 위한 REC 정산 규모가 과도하게 크다며 재정 불균형을 지적하고, 이용 재원의 일부를 보전 인센티브로 재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따른 2030년까지의 보호지역 30% 지정 약속과 관련해, 제도 정비와 보호지역 및 OECM(기타 효과적 지역기반 보전수단) 지정 진전이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생물다양성 관련 법안 및 정책 추진 지연으로 국제적 약속과 실제 이행 간 격차가 크며, 현재 정책과 예산 모두 보전과 개발의 균형이 깨진 상태라고도 평가했다.
◇ 목재 부산물 넘어 원목까지 연료화되는 사례 나타나
임두리 기후솔루션 산림팀 변호사는 정부의 수입 목재펠릿 REC 지원 축소 방침은 긍정적이나, 이후 추가된 특례 조항들로 인해 정책 취지가 약화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이용 바이오매스 특례와 유예 조치 등으로 인해 바이오매스 발전 감축 속도가 느려지고 국내 산림 연료 활용 유인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임 변호사는 미이용 바이오매스 활용 과정에서 정책 취지와 달리 목재 부산물을 넘어 원목까지 연료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연료용 목재 가격이 다른 용도보다 높게 형성되는 구조에서는 사업자가 경제성을 고려해 연료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지속가능한 생산량을 기준으로 이미 미이용 바이오매스 수요가 공급 가능량을 초과했다며, 국내산 목재 활용을 추가로 확대하는 정책은 산림에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변호사는 탄소 감축을 명분으로 지원받는 목재 자원이 실제로는 연소 과정에서 즉시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탄소 저장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장수명 목제품 활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산림의 진정한 가치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수자원 관리 등 다원적 생태계 서비스에 있으므로, 대규모 벌채와 연료화가 이러한 공익적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안으로는 대규모 발전용 바이오매스 이용의 단계적 종료와 미이용 바이오매스 정의의 재정비가 제시됐다. 또한 소규모 지역 분산형 열에너지 활용은 기존 대규모 발전 수요를 대체하는 조건 하에서만 검토되어야 하며, 대규모 수요가 유지된 상태에서 소규모 수요가 추가되면 산림 압력이 가중되므로 대규모 연료화 전략은 기후 대응 및 지역사회 미래 전략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 산림청, 산림바이오매스 활용과 산림 보전 상충되는 개념 아냐
이성진 산림청 목재산업과장은 산림 정책이 다양한 산업적 이해관계 속에서 추진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며, 보전할 산림은 철저히 보전하고 이용할 산림은 적절히 활용하는 합리적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전체 산림 축적은 약 10억㎥로 헥타르당 평균 축적이 OECD 평균의 130% 수준에 달하지만, 이를 모두 이용하거나 보전만 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한국의 연간 목재 생장량 활용률이 18%로 OECD 평균(62.5%)보다 낮아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석연료와 달리 목재는 재조림을 통해 수십 년 주기의 탄소순환 체계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산림 바이오매스의 필요성을 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재의 화석연료 대체 가치를 인정하여 REC 지원에 동의하되, 보전이 필요한 산림은 보전지불제 등을 통해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목재의 고부가가치 활용을 위해 건축·가구재 등 장수명 제품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최종 부산물만 에너지로 활용하는 단계적 이용 체계 구축이 강조됐다.
이 과장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인정 범위 확대 우려에 대한 제도 보완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매스 생산·유통 관리체계 구축, 생산라인 구분, 가중치 차등 적용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 기후에너지환경부,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 반영해 제도 개선
양우근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산림바이오매스 정책 논쟁이 재생에너지 확대, 산림 보전, 산업 지속가능성을 종합 고려해야 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에 맞춰 2024년 말 바이오매스 시장구조 개선방안 발표와 RPS 지침 개정을 통해 국내외 목재펠릿 및 바이오SRF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대한 REC 지원을 폐지 또는 단계적 축소 방향으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의 생태계서비스지불제 확대 제안에 대해서는 담당 부서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산림청 및 지자체가 추진 중인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을 언급하며, 현재 표준 모델을 마련 중이고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구체적인 사업 대상지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후부, 바이오매스 확대보다는 점진적 축소 방향으로 검토
우석중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과 서기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 REC 가중치 문제가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급격한 전환이 어렵다면서도, 신규 발전설비를 늘리지 않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 개선방안 발표 이후 발전사, 생산업체, 협회 등이 참여한 협의체를 통해 장기간 논의를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 서기관은 정부가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에너지 믹스 전환을 추진 중이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바이오매스는 확대 대신 점진적 축소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설비는 REC 기반의 투자 구조를 고려해 발전량 확대가 아닌 20년의 지원 기간 내에서 안정적으로 제도를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임미애 의원과 기후솔루션이 공동 주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