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이후 세계 경제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는 신문과 방송에서 매일 쏟아진다. 이란 전쟁의 기본 휴전 합의, 미국과 중국의 경쟁, 에너지 가격, 물가, 이자율,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 혁명 등등 그러나 대다수 사람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거대한 역사적 변화는 결국 개인의 삶으로 흘러 들어온다. 물가가 오르고, 일자리가 바뀌고, 집값과 금리가 움직이며, 자녀 교육의 방향도 달라진다. 문제는 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지난 30년의 성공 방정식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과거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 세대의 경제는 성장의 시대였다.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발전의 기준이었다. 기업은 매년 더 큰 성장을 요구받았고, 개인은 더 높은 연봉과 더 큰 집, 더 많은 소비를 추구했다. 경제성장은 곧 행복이라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으며,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인구는 감소하고, 에너지는 비싸지고, 지정학적 위험은 커지고 있다.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겠지만 과거처럼 고속 성장하는 시대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변화는 ‘얼마나 많이 벌 것인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산 규모보다 회복력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월급이 조금 적더라도 해고 위험이 낮은 직업, 대출을 많이 받아 큰 집을 사는 것보다 부담할 수 있는 주거비를 유지하는 삶, 과도한 소비보다 일정 수준의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생활 방식이 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성장의 시대에서 지속 가능성의 시대로
우리는 오랫동안 성장의 시대를 살면서 "더 크게"를 목표로 삼아왔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는 "더 오래"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다시 주목받는 생태경제학(Ecological Economics)은 상당히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생태경제학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자는 운동이 아니다. 경제가 자연이라는 더 큰 시스템 안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학문이다. 무한한 성장은 불가능하며, 인간의 행복은 반드시 소비 증가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놀랍게도 이것은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연봉이 두 배가 되면 행복도 두 배가 될까? 더 큰 집을 사면 삶의 만족도도 그만큼 증가할까? 많은 연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는 삶의 질을 크게 높이지 못한다. 오히려 시간의 여유, 건강, 인간관계, 공동체, 자연과의 접촉 같은 요소들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가 직면할 가장 큰 문제는 어쩌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 성장률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느냐에 있을 수 있다. 이미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알지만 우리 자신은 모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와 수자원을 공급받으며 살고 있고, 교육열과 노동시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높은 스트레스, 낮은 삶의 만족도를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는 새로운 질문과 답변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얼마나 더 성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개인의 경제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유망한 투자는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자산만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테면, 건강에 대한 투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거 환경. 평생 학습 능력. 지역 공동체와 인간관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 등등, 이런 것들은 금융자산처럼 숫자로 표시되지 않지만,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은퇴 후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방식보다 현재와 미래의 균형을 찾는 삶을 고민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는 단거리 달리기보다 마라톤 전략이 중요하다. 차입을 통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즉 자기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극단적인 레버리지(leverage)투자 보다 꾸준한 자산 형성. 과도한 경쟁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 소유보다 활용. 속도보다 방향 등의 가치들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의 부자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고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돈은 더욱 개인의 경제적 안정에 이바지한다. 하지만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만 한다. 삶의 모든 가치를 돈으로 측정하는 순간, 우리는 끝없는 경쟁에 갇히게 된다.
반대로 돈을 안정과 자유를 위한 기반으로 이해할 때 비로소 삶의 균형과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다. 미래의 부는 더 많이 소유하는 능력이 아니라 더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성공한 사람은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가족과 공동체를 지키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부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 전쟁 이후의 세계는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다. 그러니 돈은 더 필요해지고 실할 것이다. 다만 불확실성은 위기만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할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변화는 단순한 경제 질서의 변화가 아니라 문명의 전환일지도 모른다. 성장의 시대에서 지속가능성의 시대로. 소비의 시대에서 균형의 시대로. 경쟁의 시대에서 회복력의 시대로. 그 변화는 거대한 국제정치의 무대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 우리의 식탁과 가계부, 그리고 삶의 방식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이란 전쟁 이후 여러분의 미래 준비는 어떠하신지? 세상의 변화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하기보다, 나 자신이 가진 삶의 기준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