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이번 종합대책은 범정부 보이스피싱 근절 대책의 후속 조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세부 내용을 안내했다.
휴대전화가 단순한 통신수단을 넘어 금융거래와 본인 인증의 핵심 매개체로 자리 잡은 현실을 반영해, 부정사용 유형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고 사후 단속과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정부는 휴대전화 부정사용을 △타인 명의 도용 △본인 명의 대여 △법인 명의 악용 △통신사·유통점 불법행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유출 증가와 위·변조 기술 고도화로 인해 타인의 정보를 악용한 부정 개통이 쉬워진 만큼, 개통 단계에서의 신원확인 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안면인증 도입...내달 6일부터 단계적 시행
첫 번째 대책은 타인의 명의도용 방지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안면인증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왔다. 시범 기간 대면·비대면 모든 개통 채널에 안면인증을 적용해 인식률을 높였으며, 308개 선도대리점을 통해 운영 체계와 보안 취약점을 점검했다. 정부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원본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 즉시 파기하며, 정보 유출 취약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반영해, 다음달 6일부터 안면인증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용자는 안면인증을 선택할 경우 최소 1차례(3회) 인증을 거쳐 개통할 수 있으며, 인증 실패 시에도 다른 방식으로 신원이 확인되면 조건부 개통을 허용한다. 스마트폰 보유자는 행정안전부의 모바일신분증 애플리케이션 인증을, 스마트폰 미보유자는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선택권을 보장한다.
정부는 8월에는 주민센터 방문 없이도 가능한 추가 대체 인증수단을 검토하고, 9월에는 주민등록초본 위·변조 여부를 자동 확인하는 시스템을 본인확인 절차에 연계한다. 이어 10월에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면인증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또 11월부터는 이용자가 직접 신청해야 했던 ‘가입제한서비스’를 기본 제공해, 원치 않는 개통을 원천 차단한다. 외국인의 경우 법무부와 협력해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회선 개통 요건도 ‘1인 1회선 원칙’을 중심으로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내구제폰 등 명의대여 범죄 차단...고위험군 개통 제한
두 번째 대책은 본인의 명의대여 방지다. 최근 대출이나 고액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취약계층을 범죄에 가담시키는 ‘내구제 대출’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범죄조직은 신용불량자 등에게 휴대폰을 개통하게 한 뒤 이를 대포폰으로 악용하는 방식으로 범죄에 이용한다.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이동통신사에 대포폰 불법성 고지 의무를 부여하고, 단기간에 여러 대의 고가 단말기를 할부 개통하는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개통을 제한한다. 또 대포폰 범죄와 연계된 유통 채널에 대한 관리·제재도 강화해, 판매 단계에서의 범죄 개입 가능성을 줄일 계획이다.
◇법인 명의 악용 차단...180일 내 4회선 제한
세 번째 대책은 법인 명의 악용 방지다. 일부 범죄조직은 법인 서류를 위·변조해 법인폰을 부정 개통하거나, 법인 명의로 개통된 회선을 실제 직원이 아닌 제삼자가 사용하는 방식으로 악용해 왔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법인 구비서류 진위확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부도율이 높은 사업자의 법인폰 일부에 대해 실사용자 등록제를 도입한다. 또 신규·해지 회선을 포함한 전체 법인 회선에 대해 180일 내 4회선 제한을 적용하는 ‘다회선 총량제’를 시행한다. 관련 가이드라인은 이미 6월부터 배포돼 점검이 진행 중이다.
◇통신사·유통점 단속 강화...적발 시 영업정지·등록취소
네 번째 대책은 통신사 및 유통점 불법행위 단속 강화다. 과기정통부와 중앙전파관리소는 방통위·경찰청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합동점검을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영진텔레콤, 친구아이앤씨, 한패스인터내셔널 등 부정 개통이 적발된 업체에 대해 영업정지 절차를 진행 중이며, 02·070 번호를 우체국 번호 등으로 거짓 표시한 온세텔링크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도 취약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이어가고, 대포폰 신고포상제 도입도 검토해 단속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전국 120개 문자중계사를 포함한 통신사·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번호 거짓표시 검사도 강화된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대포폰이 각종 민생범죄의 핵심수단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통 단계의 본인확인 강화는 국민의 재산과 신원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며, “이용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보장하면서도 대포폰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와 관계기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대포폰 적발 건수는 2만 건, 같은 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범정부 대책 추진으로 피해 규모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증가와 위·변조 기술 고도화로 인해 부정 개통 방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